통합 검색

LIFE MORE+

위스키 작명법

달콤한 위스키 4병을 모아 그 이름에 담긴 속뜻을 살폈다.

UpdatedOn October 16, 2023

/upload/arena/article/202310/thumb/54672-523358-sample.jpg

조니워커 골드 리저브


알코올 함량 40% 용량 750mL 가격 9만원대

조니워커는 이번 기사에 소개한 위스키 중 유일한 블렌디드 위스키다. 조니워커는 어떤 원액을 어떤 비율로 조합하는지 공개하지 않지만, 각 레이블의 특색을 구분 짓고 그걸 유지한다. 조니워커 블랙은 달콤함, 스모키, 보디감 등 모든 면에서 기준이 되는 스탠더드 위스키다. 블랙에 비해 더블 블랙과 블루는 훈연 향이 짙고, 레드는 향과 무게감이 가벼워 하이볼로 마시기 좋다.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가는 것이 조니워커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골드 리저브는 조니워커 라인업 중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도드라진 술이다. 그 이유는 키 몰트에 있다. 조니워커 골드 리저브는 클라이넬리시 위스키를 중심으로 원액을 섞어 완성한다. 스코틀랜드 북부의 서덜랜드에서 만든 이 싱글 몰트위스키는 과일과 바닐라 향으로 유명하다. 사실 골드 리저브라는 명칭도 클라이넬리시 때문에 붙여졌다. 클라이넬리시 증류소가 물을 끌어다 쓰는 강에서 엄청난 양의 금광이 발견됐다.

/upload/arena/article/202310/thumb/54672-523359-sample.jpg

아벨라워 16년 더블 캐스크


알코올 함량 40% 용량 700mL 가격 20만원 중반대

위스키는 복잡한 술이다. 물감은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되지만, 위스키는 다르다. 아벨라워 16년은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캐스크처럼 두 가지 오크통을 쓴다. 차이점이 있다. 발베니가 하나의 원액을 두 개의 캐스크에 숙성했다면, 아벨라워는 각기 다른 캐스크에서 숙성한 두 가지 원액을 하나로 합쳐 완성한다. 레이블의 ‘Double Cask Matured’ 문구 옆에는 위스키 숙성에 사용된 두 캐스크의 이름이 적혀 있다. 아메리칸 오크와 셰리 오크다. 두 캐스크에 담은 원액은 각각 버번과 셰리의 특징을 흡수한다. 아벨라워는 두 원액을 16년간 숙성시킨 뒤 한데 모아 ‘메링’이라고 하는 안정화 과정을 거친다. 각 원액의 특색은 영사기로 재생한 필름처럼 차례대로 흘러간다. 달콤하고 짭조름하면서 말린 과일과 견과류 향이 나는 위스키다. 적갈색이 맴도는 위스키는 아벨라워 특유의 둥글고 짤막한 유리병에 담겨 제공된다.

/upload/arena/article/202310/thumb/54672-523357-sample.jpg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캐스크


알코올 함량 43% 용량 700mL 가격 10만원 후반대

발베니 위스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캐스크 피니시’와 ‘꿀맛’이다. 두 요소에는 연관성이 있다. 발베니는 한 가지 오크통에서 숙성한 위스키를 새로운 오크통으로 옮겨 추가 숙성을 시도한 최초의 브랜드다. 1983년의 일이다. 이걸 ‘캐스크 피니시’라고 한다. 발베니 14년은 럼을 보관한 캐스크에서 캐스크 피니시를 거친다. 럼은 사탕수수로 만든 술이다. 콜라나 식혜를 마셨을 때처럼 혀에 직접적으로 달콤한 맛이 느껴지진 않지만, 특유의 달큰한 향을 품는다. 발베니는 아메리칸 오크통에 직접 블렌딩한 럼을 보관해 럼 캐스크를 만든다. 여기에는 카리브해 인근에서 가져온 서인도산 럼을 사용해 캐리비안 캐스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14년 숙성을 거친 위스키 원액은 캐리비안 오크통에서 럼의 향과 맛을 빨아들인다. 그 결과 위스키는 밝은 캐러멜 색상을 띠며 진한 바닐라 향을 낸다.

/upload/arena/article/202310/thumb/54672-523356-sample.jpg

카발란 솔리스트 포트 싱글 캐스트 스트렝스 싱글몰트


알코올 함량 57.1% 용량 700mL 가격 30만원 중반대

옆에 보이는 카발란 위스키의 이름은 무려 22자다. ‘구구절절 뭐가 이렇게 길까?’ 싶지만 알고 보면 친절한 작명법이다. 이름만 봐도 이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맛을 낼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콤한 위스키’라는 주제 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어는 ‘포트’다. 풀어서 설명하면 ‘포트와인을 담았던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라는 뜻이다. 포트와인은 주정 강화 와인의 일종으로 단맛이 진하다. 포트와인은 포도주를 숙성하는 과정 중간에 알코올을 넣는다. 알코올이 들어가면 포도의 당분이 발효를 멈추고 그대로 머무르며 단맛을 낸다. 그 맛과 색깔을 빨아들인 위스키다. ‘스트렝스’도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보통 위스키는 캐스크에서 꺼낸 뒤 물을 타고 도수를 40도로 맞춘다. 스트렝스는 캐스크에서 꺼낸 원액을 그대로 병입했음을 뜻한다. 도수는 57.1%로 높은 편이지만 물을 섞지 않아 그만큼 향도 진하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y 박도현

2023년 10월호

MOST POPULAR

  • 1
    봄·봄·봄
  • 2
    손목을 반짝이게 하는 것들
  • 3
    일상의 장어
  • 4
    봄기운이 만연한 이부자리
  • 5
    어느 영화광이 꿈꾼 시계

RELATED STORIES

  • LIFE

    하나를 고른다면 이것! 그들의 최애 술 5

    막걸리부터, 와인, 샴페인까지.

  • LIFE

    그때 와인 한 잔

    와인 애호가들은 봄에 어떤 와인을 떠올릴까? 그림 같은 풍경에서 즐긴 와인, 이탈리아 소도시에서 미식과 곁들인 와인, 일본 한 와인 바에서 맛본 새로운 와인. 이 계절 어떤 순간 마신, 잊지 못할 와인과 이야기에 대해 들었다.

  • LIFE

    피트의 모든것

    라프로익 10년은 누구나 좋아할 위스키는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그 매력을 알면 빠질 수밖에 없다. 피트 자체를 선명하게 한 모금으로 구현한 위스키. 피티드 위스키라는 영역에서 라프로익 10년이 서 있는 위치다.

  • LIFE

    진짜 K-팝은 발라드다

    K-팝 가수들이 코첼라 무대에 오르고 그래미에서 상을 탄다. ‘두 유 노 BTS?’는 ‘아임 프롬 코리아’를 대신하는 인사말이 됐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각한다. 가장 ‘K스러운’ ‘팝’은 발라드라고. 한국인의 얼과 혼이 담긴 그 장르. 발라드에 기대어 위안을 얻던 시절로 돌아가 그 매력과 진가를 살폈다.

  • LIFE

    페스티벌의 계절

    5월의 '낭만' 충전을 책임질 5곳.

MORE FROM ARENA

  • LIFE

    STAY STRONG

    오랜 숙성의 시간을 그대로 담은 캐스크 스트렝스 4종.

  • LIFE

    아레나 시절

    <아레나>는 16년 간 이곳에 있었다. 그사이 많은 에디터가 머물렀고, 또 여전히 남아 매달을 기록하고 있다. 동분서주하던 기사들은 모두의 추억이기도 하다. 창간의 주역들부터 막내 인턴기자들까지, 각자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티끌에도 못 미칠 작은 조각에도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그 시절 우리들의 <아레나>.

  • AGENDA

    삼인삼색

    서로 취향이 다른 세 남자가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의견이 분분하다.

  • LIFE

    두피는 안녕한가요?

    두피가 빨갛거나 뜨겁거나 뾰루지가 나는 당신을 위한 추천템 6

  • INTERVIEW

    신예은의 아름다운 비상

    한계나 두려움은 없다. 오직 나만의 리듬을 즐길 뿐.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