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 골드 리저브
알코올 함량 40% 용량 750mL 가격 9만원대
조니워커는 이번 기사에 소개한 위스키 중 유일한 블렌디드 위스키다. 조니워커는 어떤 원액을 어떤 비율로 조합하는지 공개하지 않지만, 각 레이블의 특색을 구분 짓고 그걸 유지한다. 조니워커 블랙은 달콤함, 스모키, 보디감 등 모든 면에서 기준이 되는 스탠더드 위스키다. 블랙에 비해 더블 블랙과 블루는 훈연 향이 짙고, 레드는 향과 무게감이 가벼워 하이볼로 마시기 좋다.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가는 것이 조니워커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골드 리저브는 조니워커 라인업 중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도드라진 술이다. 그 이유는 키 몰트에 있다. 조니워커 골드 리저브는 클라이넬리시 위스키를 중심으로 원액을 섞어 완성한다. 스코틀랜드 북부의 서덜랜드에서 만든 이 싱글 몰트위스키는 과일과 바닐라 향으로 유명하다. 사실 골드 리저브라는 명칭도 클라이넬리시 때문에 붙여졌다. 클라이넬리시 증류소가 물을 끌어다 쓰는 강에서 엄청난 양의 금광이 발견됐다.
아벨라워 16년 더블 캐스크
알코올 함량 40% 용량 700mL 가격 20만원 중반대
위스키는 복잡한 술이다. 물감은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되지만, 위스키는 다르다. 아벨라워 16년은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캐스크처럼 두 가지 오크통을 쓴다. 차이점이 있다. 발베니가 하나의 원액을 두 개의 캐스크에 숙성했다면, 아벨라워는 각기 다른 캐스크에서 숙성한 두 가지 원액을 하나로 합쳐 완성한다. 레이블의 ‘Double Cask Matured’ 문구 옆에는 위스키 숙성에 사용된 두 캐스크의 이름이 적혀 있다. 아메리칸 오크와 셰리 오크다. 두 캐스크에 담은 원액은 각각 버번과 셰리의 특징을 흡수한다. 아벨라워는 두 원액을 16년간 숙성시킨 뒤 한데 모아 ‘메링’이라고 하는 안정화 과정을 거친다. 각 원액의 특색은 영사기로 재생한 필름처럼 차례대로 흘러간다. 달콤하고 짭조름하면서 말린 과일과 견과류 향이 나는 위스키다. 적갈색이 맴도는 위스키는 아벨라워 특유의 둥글고 짤막한 유리병에 담겨 제공된다.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캐스크
알코올 함량 43% 용량 700mL 가격 10만원 후반대
발베니 위스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캐스크 피니시’와 ‘꿀맛’이다. 두 요소에는 연관성이 있다. 발베니는 한 가지 오크통에서 숙성한 위스키를 새로운 오크통으로 옮겨 추가 숙성을 시도한 최초의 브랜드다. 1983년의 일이다. 이걸 ‘캐스크 피니시’라고 한다. 발베니 14년은 럼을 보관한 캐스크에서 캐스크 피니시를 거친다. 럼은 사탕수수로 만든 술이다. 콜라나 식혜를 마셨을 때처럼 혀에 직접적으로 달콤한 맛이 느껴지진 않지만, 특유의 달큰한 향을 품는다. 발베니는 아메리칸 오크통에 직접 블렌딩한 럼을 보관해 럼 캐스크를 만든다. 여기에는 카리브해 인근에서 가져온 서인도산 럼을 사용해 캐리비안 캐스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14년 숙성을 거친 위스키 원액은 캐리비안 오크통에서 럼의 향과 맛을 빨아들인다. 그 결과 위스키는 밝은 캐러멜 색상을 띠며 진한 바닐라 향을 낸다.
카발란 솔리스트 포트 싱글 캐스트 스트렝스 싱글몰트
알코올 함량 57.1% 용량 700mL 가격 30만원 중반대
옆에 보이는 카발란 위스키의 이름은 무려 22자다. ‘구구절절 뭐가 이렇게 길까?’ 싶지만 알고 보면 친절한 작명법이다. 이름만 봐도 이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맛을 낼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콤한 위스키’라는 주제 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어는 ‘포트’다. 풀어서 설명하면 ‘포트와인을 담았던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라는 뜻이다. 포트와인은 주정 강화 와인의 일종으로 단맛이 진하다. 포트와인은 포도주를 숙성하는 과정 중간에 알코올을 넣는다. 알코올이 들어가면 포도의 당분이 발효를 멈추고 그대로 머무르며 단맛을 낸다. 그 맛과 색깔을 빨아들인 위스키다. ‘스트렝스’도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보통 위스키는 캐스크에서 꺼낸 뒤 물을 타고 도수를 40도로 맞춘다. 스트렝스는 캐스크에서 꺼낸 원액을 그대로 병입했음을 뜻한다. 도수는 57.1%로 높은 편이지만 물을 섞지 않아 그만큼 향도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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