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감독, 스태프들, 선배 배우 라인업만으로도 제게 너무 크고 위대하게 다가온 작품이에요.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좋은 작품을 멋진 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자극이 되었죠. 현장에서 선배들이 하나의 신에서 테이크마다 각기 다른 연기를 다양하게 펼치는 걸 봤어요.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매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죠. 그분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했어요.”
긴장
“어느 날, (이)병헌 선배님께, ‘선배님도 긴장을 하세요?’라고 여쭤봤어요. ‘나도 긴장하지!’라고 답하셨죠. ‘연기의 신’ 선배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어떤 이유에서인지, 저도 모르게 안심이 되고 위안이 됐어요.”
기술
“촬영 준비를 하면서, 엄태화 감독님이 ‘혜원’이는 눈이 포인트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다른 주민과 어떻게 다르게 보일지에 대한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하셨죠. 캐릭터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듯해요.”
노력
“엄태화 감독님은 테이크마다 다양하고 섬세한 디렉션을 주는 스타일이세요. 그래서 마음껏 연기를 할 수 있었죠. 특히 극 중 혜원은 다른 주민과 달리 강렬한 컬러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영화 속 제 헤어 컬러예요. 탈색을 두 번 하고, 촬영 때마다 트리트먼트로 색을 입히면서 혜원의 퍼플 컬러 헤어스타일을 만들어갔어요. 머리색을 바꾼 것만으로도 혜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죠. 그 와중에 감독님은 모니터링하시며 ‘시한폭탄 같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이 너무 좋았습니다.”
변신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촬영할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긴 생머리로 졸업 앨범 사진을 촬영할 생각에 신이 나 있었을 때죠. 그때 혜원을 연기하게 되었고, 저의 첫 탈색 머리에 도전했어요. 탈색한 채 몇 개월간 학교를 다녔는데 복도를 지날 때마다 선생님과 친구, 후배들의 깜짝 놀란 시선이 아직도 생생해요. 처음엔 참 쑥스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시는 하지 못할 경험이라 생각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즐기기로 했어요.”
시간
“영화 개봉을 앞둔 시점에 휴대폰 사진첩을 보는데 제 헤어 컬러 변천사가 드러나는 거예요. 그 시간들이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부터 개봉하기까지의 2년이에요. 신기한 기분이 들었어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저의 열아홉에 시작해서 스물하나에 개봉한 작품인 셈이죠.”
성장
“크랭크인 시점부터 거의 2년 만에 한 개봉이어서 설렘과 기대가 컸어요. 그런데 스크린 속 제 얼굴을 보는데 뭔가 모르게 앳된 느낌이 많아서 관람 내내 색달랐어요. 정말 이 영화는 많은 선배들의 눈을 보며 연기했던, 아주 짜릿한 경험을 한 작품이에요. 그분들과 함께하며 연기가 주는 힘, 깊이, 폭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작품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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