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촬영 어땠나요? 살짝 떨렸나요?
지유 결과물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화기애애한 촬영 현장 덕분에 즐거웠어요.
지원 처음에는 떨렸는데 촬영하다 보니 점점 재미있었어요. 거울 보면서 이 포즈도 해볼걸 아쉬운 마음이 조금 들었어요.
미진 재미있었습니다.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이 쉽지만은 않은 거 같아요. 다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지유 저는 생각보다 고민이 없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웃기는 걸 좋아했거든요. 웃기는 것도 재미있는데 연기도 재미있는 거예요. 계속하다 보니 주변 권유로 개그 시험을 보게 되었고 현재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원 고등학교 축제에서 기획부 부장을 맡았어요. 재미있는 친구를 여럿 모아 콩트를 했는데 무대에서 희열 같은 걸 느꼈어요. 발화점이 된 거죠. 연기도 배워보고 코미디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어요.
미진 대학교 1년 때 휴학하게 되었는데,
동아리에서 개그를 우연히 접했어요. 개그를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하다 보니 계속 하게 된 거예요. 이거다 싶은 느낌이 그때 들었던 거 같아요. 학교도 제적했으니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도 했고요.
요즘 <폭스클럽>을 모르는 ‘T’는 없을 거 같은데 세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지원 유튜브 채널인 ‘밈고리즘’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었어요. 여자 셋이서 하면 좋을 거 같은데 그 자리에 딱 맞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았죠. 때마침 지유 언니와 우연히 촬영할 일이 생겼는데, 성향도 잘 맞고 셋이 노는 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냥 옆에만 있어도 좋은 사람 있잖아요.
촬영하면 일주일에 몇 번 정도 만나나요?
미진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만났었는데, 다들 콘텐츠에 욕심이 있다 보니 요즘에는 세 번 정도 만나요.
원론적인 질문입니다. <폭스클럽>은 언제부터 잘됐다고 느꼈나요?
지유 정확한 시점을 모르겠는데, 처음부터 잘되지 않았나요?(웃음) <폭스클럽> 관련 필터도 생기고 숏폼 플랫폼도 활성화되고 주변에서 알아봐주시는 것이 신기했어요. 우리의 대사, 우리가 가는 곳, 그걸 따라 하는 ‘밈’, 유행어가 실시간으로 번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어요. 소름이 계속 돋는 느낌이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지원 강남 헌팅 편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때의 분위기, 호흡이 아직도 생생해요. 대사 하나하나가 짠 것처럼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좋았어요. 그래서인지 과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을 잘 표현한 거 같아요. 그때가 지유 언니도 <폭스클럽>에 완전히 녹아든 시점이에요.
미진 그 당시 지유 언니가 ‘찐’으로 당황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때 됐다 싶었죠.
지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화나면서 재미있어요. 감정이입이 제대로 된 거죠.
<폭스클럽>에서 ‘별밤(별이 빛나는 밤에)’을 빼놓을 수 없는데, 평소 클럽을 좋아하세요?
지유 별밤 구디점(구로디지털단지점)을 많이 갔어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편하게 갈 수는 없지만, 늘 ‘폭스, 울프(구독자 애칭)’ 여러분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원 콘텐츠를 시작하면서 클럽을 다녔어요. 처음엔 뭔가 했는데 지금은 그냥 신세계 같아요. 늘 새롭고 늘 짜릿하죠.
미진 지유 언니가 전파했지.
최근 검색한 것은 무엇인가요?
지유, 지원 화곡역에서 강남까지 얼마나 걸리나 검색했어요. 시간 보려고요.(웃음)
미진 세금계산서 때문에 홈텍스 검색한 거 같아요. 아 맞다. 오늘 촬영하는 ‘김영준 스튜디오’ 검색했어요.
셋이서 자주 먹는 음식이 있나요? 주로 누가 선정하는 편이에요?
지원 진짜 솔직하게 살 안 찌는 걸로 먹자 하고 두부김치로 끝나요. 지유 언니가 두부김치를 하루에 한 번씩 먹거든요.
지유 ‘별밤’ 가서 두부김치에 스팸 얹어 먹으면 너무 맛있어요. ‘강추’합니다.
미진 두부김치 맛있어요.
미진 씨는 ‘T’ 성향이 콘셉트예요? 아니면 진짜인가요?
미진 ‘T’가 아니면 그런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어요. ‘극T’ 성향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원 진짜라고 보시면 돼요.
지유 그냥 ‘T’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회의감이 들 때도 있잖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하는 편인가요?
미진 저는 회의감이 자주 오는 편이에요. 재미없으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 그런 고민이 하루에도 여러 번 스쳐 지나가요. 지금 받는 사랑이 최대치라면 ‘언제 또 이런 사랑을 받아보겠어?’라는 마음으로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합니다. 고민만 할 수 없는 현실이 ‘T’의 세계거든요.
지원 <폭스클럽> 같은 경우는 미진 언니랑 편집을 번갈아가면서 하는 편인데, 수백 번 수천 번 똑같은 장면을 보다 보면 ‘진짜 연애할 마음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때 회의감이 많이 와요. 연애? ‘언젠가는 하겠지’란 마음으로 포기하니까 속은 편하더라고요.
지원 씨는 연애 잘하실 거 같은데?
지원 시작하면 잘하죠. 시작을 못 해서 문제지만.
지유 막상 이성을 만나면 부담을 느끼는 거 같아요.
영상 속 모습처럼 모든 것을 콘텐츠로 생각하니까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사라진 거 같아요. 신기한 여자 셋! 그 정도로 바라봐주시는 거 같아요. 남자분들 주저하지 마세요. 우리는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웃음)
아무래도 인기 채널이다 보니 조회수에도 민감하신 편인가요?
지원 어쩔 수 없이 조회수는 영상의 재미를 나타내는 지표니까요. 조회수도 조회수인데 댓글 수도 살펴보는 편이에요. 댓글을 달기까지의 과정을 아니까 이 콘텐츠를 ‘진심으로 좋아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해요.
개그에도 트렌드가 있는 거 같아요. 유튜브 생태계에서는 더더욱 치열하고요. 빠르게 변하는 흐름에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요?
미진 일상 속에서 찾아요. 젊은 층에게 많이 물어보는데, 어떤 걸 좋아하는지, 요새는 무엇이 재미있는지, 유행하는 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합니다. ‘틱톡’이나 ‘릴스’도 확인하고요.
서로에게 뺏고 싶은 능력이 있다면?
지유 아이디어의 영역에서 미진이를 닮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해줄 때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가 있거든요.
지원 지유 언니의 사람 냄새가 좋아요. 대화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가끔 우울해질 거 같으면 언니한테 전화하는 편입니다. <폭스클럽>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할 수 있죠.(웃음)
미진 지원이의 섬세함을 꼽고 싶어요. 미세한 감정선은 아무나 연기할 수 없거든요.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말이 있을까요?
지유 서로한테 진짜 하고 싶은 말이요? 좋은 말이든 서운한 말이든 다 해요. 그래도 얘기하고 싶은 건 두 동생에게 고맙다는 말이에요.
지원 <폭스클럽>이라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여우처럼 행동하자. 아우우~.
미진 고마워.
‘T’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지유, 지원 ‘T’들아. 좀 더 마음을 열어봐. 괜찮아.
미진 왜 날 보면서 얘기해.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무엇인가요?
지원 저는 미진 언니랑 만담을 해보고 싶었어요. ‘밈고리즘’ 채널을 운영하기 전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어요. 스탠드업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항상 공연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지유 저는 정극을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예전부터 연기를 좋아해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현영 배우처럼 극 중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미진 저는 야외 버라이어티 같은 예능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폭스클럽>의 이성적인 ‘T’ 역할을 맡고 있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다른 사람과 교류하면서 배우고 싶은 부분도 있고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10년 뒤 <폭스클럽>은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요?
지원 당연히 너무나도 큰 사랑을 주고 있지만 그때 정말 보면서 ‘행복했지’ ‘아무 생각 없이 웃었지’ <폭스클럽> 단어를 들으면 좋은 감정, 재미있는 감정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감정이 생각나는 것처럼요.
미진 <무한도전>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듯 10년이 지나도 <폭스클럽>을 다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지유 ‘이 사람들 아직도 남자 만나고 있을 거 같은데?’ ‘여전하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웃음)
<폭스클럽>이 꼽은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 5
대화가 필요해
가족의 소통 부재를 유쾌하게 그려낸 게 포인트. 세 명의 호흡은 아직까지도 완벽 그 자체.
사랑의 카운셀러
“오늘은 과연 어떤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거죠?” 한마디 대사로 설명되는 ‘최애’ 프로그램.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폭스클럽>의 모토라고 생각한다. 짜인 듯 짜이지 않은 상황이 ‘웃음벨’인 시트콤.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언제 봐도 레전드다. 언젠간 우리도 <무한도전>처럼 사랑받으면 좋겠다.
가벼운 사랑
극 중 허미진이 출연한 작품. 재미만큼은 가볍지 않으니 꼭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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