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OWALOLA
브랜드 모왈롤라를 소개해달라.
나이지리아 라고스 출신의 모왈롤라 오군레시가 건설한 브랜드다. 다들 모왈롤라가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두었다고 하지만, 그 표현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매우 다양하며 미국, 브라질,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그들과 공동체를 형성 중인데 어찌 런던에 뿌리를 둔다고만 이야기할 수 있는가.
표현 방식에 거침이 없다.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과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의 철학은 ‘오서독스(Orthodox)’ 패션과 거리를 두는 것. 좋은 디자인은 창작자가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을 때 시작된다. 예술은 우리가 지닌 가장 큰 무기이자 목소리다.
지금까지 사회에 수많은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흑인을 대변했다.
2020 S/S 컬렉션에서 나오미 캠벨이 착용한 가죽 드레스가 그 대표적 예다. 총알 구멍 사이로 피가 흘러나오는 프린트가 더해진 드레스는 흑인으로서 우리가 경험한 삶에 대한 비명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인종 이슈와 젠더 스펙트럼이 있다. 모왈롤라는 개개인의 욕구와 갈망을 사회 밖으로 드러낼 뿐이다.
현재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만의 바이브. 그리고 우리가 ‘꽤 괜찮은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 패션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젠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모왈롤라에게 음악이란?
음악은 모왈롤라의 전부다. 실제로 모왈롤라 오군레시는 뮤지션이며 음악 괴짜다. 올해 2월 2023 F/W ‘다크-웹(Dark-Web)’ 컬렉션을 준비하며 진땀을 뺀 요소는 옷, 모델, 세트 디자인도 아닌 바로 음악이었다. 클럽 그래니라고 불리는 디제이 조이 라베이자(Joey LaBeija)와 함께했으며 신경 쓴 만큼 완벽했다. 자 룰, 팻 조, 제이다키스, 스파이스 걸스, 스켑타, 에이셉 라키 등의 음악 선율 위로 ‘모왈롤라’ 보이스를 얹었다.
2023 F/W ‘다크-웹(Dark-Web)’ 컬렉션을 통해 부틀렉(Bootleg)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정확하다. 부틀렉 문화를 페티시즘 요소로 활용했다. 자본주의의 진원지인 뉴욕과 IP 기술, 문명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함에 도전했다. 뉴욕 양키스, 뉴욕 현대미술관(MoMA), 맥도날드 그리고 말보로의 로고를 기존의 브랜드 로고와 결합해 새롭게 모왈롤라라이징(Mowalolarizing) 했다.
태극기를 프린트한 티셔츠를 봤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 같다.
그렇다.(웃음) 그 티셔츠는 모왈롤라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작했다. 저명한 K-팝 아티스트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왈롤라를 걸친다. 실제로 우리는 머지않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컬렉션을 전개하면서 고충이 있었는가?
고통은 때때로 낭만으로 묘사된다. 모왈롤라 팀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모두가 한마음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소통한다. 우리는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매 순간 책임을 다한다. 패션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지라도 우리는 패션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눈여겨보는 신인을 소개해달라.
모왈롤라 오군레시는 브랜드 ‘에프플러스(F+)’와 사랑에 빠졌다. 모왈롤라의 아트 디렉터이자 디자이너인 프레드릭 세인트-팍은 나이지리아의 스케이트보드 웨어 브랜드 ‘마더란(Motherlan)’을 주목한다.
어떤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은가?
우리의 미래는 아주 놀라울 것이다. 보여주겠다. 이미 모왈롤라가 어떤 브랜드인지 전 세계는 아는 것 같지만.(웃음)
2 ALA TIANAN
브랜드 에일라 티안안을 소개해달라.
패션 캘린더를 따르지 않고 예술을 기반으로 컬렉션을 전개하는 영국 런던의 얼터너티브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다. ‘재평가하다(Revalue)’라는 모토로 디자인을 전개한다. 탈자본화된 패션과 취향을 대중에게 공유하며, 규범을 뒤집는 사고방식과 낭비 없는 이데올로기를 지향한다.
귀감이 되는 스트리트 문화는 무엇인가?
힙합, 스케이트, 비엠엑스(BMX)! 실제로 내가 오래전부터 몸담고 있는 문화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런던의 ‘로드맨(Roadman)’ 스트리트 스타일에 흠뻑 빠져 있다. ‘로드맨’이라는 단어는 소셜미디어에서 조크로 사용되지만 뒤집어쓴 후디 집업, 몸에 붙는 팬츠, 길게 늘어진 크로스백이 꽤나 유쾌하다.
올해는 힙합 탄생 50주년이다. 에일라 티안안은 힙합에 특별한 애착을 보인다.
그렇다. 중국 전통음악을 붐뱁(강한 드럼 소리가 두드러지는 힙합 음악)으로 샘플링하는 래퍼들과 많은 시간 함께했고, 이는 자연스레 브랜드에 영향을 끼쳤다. 힙합의 성격인 정직함, 풍자, 실험성을 예의 주시한다.
유일무이한 재료를 사용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화장지가 그 예다. 이를 사용하게 된 서사가 궁금하다.
엄격한 기능을 중시하는 아웃도어 웨어 문화를 재평가하고 싶었다. 출발점은 고어텍스 소재의 멤브레인 기술에 대한 역기능 탐구였다. 물에 젖으면 분해가 잘되는 소재를 찾았고 그렇게 화장지를 선택했다.
이후로도 키친타월과 반창고를 소재로 채택했다. 특별히 일회용품 사용에 가치를 둔 이유가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단 수급이 어려워졌다. 그 시기에 대중은 화장지, 키친타월 등과 같이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모품 사재기에 혈안이 되었다. 순식간에 이것들은 명품으로 변모했다. 매력적이었으며 스트리트웨어 문화가 가지고 있는 이데올로기와도 비슷했다.
스트리트웨어 문화의 이데올로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스트리트웨어는 각 문화를 형성하는 고유 집단의 정체성으로 구축되고 보존되어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하우스 브랜드의 단순한 마케팅 도구로 변질되었으며 부유한 아이들의 일회용 패션으로 전락되었다. 안타까웠다.
환경보호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진다.
물론이다. 나는 패션에 목적 없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의 무의미함을 증명하고 싶다. 우리는 미래 인류를 위해 재사용과 재가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실제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적게 사고 잘 골라서 오래 입어라’를 실천하고 있다.
눈여겨보는 신인을 소개해달라.
신인보다는 런던의 ‘키즈(Kids)’ 크루를 소개하고 싶다. 이들은 모국을 떠나 낯선 땅에 정착한 예술가와 디자이너로 구성되었다. 같은 이방인으로서 그들의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정이 심금을 울린다. 어쩌면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일지도 모른다.
브랜드 아카이빙 중 특히 애정하는 아이템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100% 반창고로 제작한 가죽 크로스보디 백을 아낀다. 식물성 태닝 공정을 거치는 베지 탠(Veg Tan)의 은은한 갈색 빛과 같은 미학성을 갖췄다.
올바른 패션 소비주의에 깊게 공감한다. 앞으로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타적이며 눅진한.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