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장치, 엄청난 변화. 오메가의 SNS 게시물에 1월 말부터 적혀 있는 문구였다. 요즘 오메가는 크로노차임 등 기술적으로 굉장히 진보한 기계식 손목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오메가는 크로노차임이 나온 지 약 2개월 만에 ‘작은 장치, 엄청난 변화’라는 멋진 슬로건과 함께 또 다른 신제품을 예고했다. 신제품의 정체가 드러나 보니 오메가의 말은 과장도 허풍도 아니었다. 이름 먼저 말하면 이 손목시계의 이름은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 시계 속에 들어 있는 최신형 기술은 스파이럿™ 시스템이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은 현재 대량생산되는 손목시계 중 가장 정확하다. 정확하다는 건 오차를 최소화했다는 뜻이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스위스 계측학 연방학회(이하 METAS)가 정한 일 오차 0~+5초 기준 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METAS가 정한 8가지 기준에는 시계의 안정성에 치명적인 방수, 자성, 6가지 포지션에서의 안정성 등이 포함된다. 오메가는 METAS 기준에 부합하는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생산한다. 이번에 발표한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은 METAS 기준보다 훨씬 수준 높은 정확도를 충족시킨다. 이 시계의 일 오차는 0~+2초.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의 역사에 남을 일이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은 역사적인 출시에 맞춰 역사적인 디자인 요소를 심었다. 일단 주된 색깔인 검은색과 노란색은 10년 전 출시된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15,000가우스’의 배색과 같다.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15,000가우스는 이름처럼 15,000가우스 이상의 자력을 견디는 고성능 시계다. 다이얼은 벌집 무늬를 뚫고 판 위에 붙인 샌드위치 구조다. 이 다이얼은 2016년 160,000가우스 자기장 테스트를 통과한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프로토타입’에서 선보였다. 6시 방향 날짜창 중에서는 10만 폰트 종류가 다르다. 2013년 출시된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15,000가우스의 출시 10주년을 기념한다는 뜻이다. 알고 나면 이 시계의 모든 외적 요소가 상징이다.
자신들의 온갖 상징 요소를 가져와서 기념할 만큼 대단한 혁신은 어디에 있을까. 시계의 엔진인 무브먼트에 있다. 무브먼트 중에서도 밸런스 부분에. 밸런스는 기계식 손목시계의 동력원인 태엽이 풀리는 에너지를 조절하는 장치로, 시계의 오차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 오메가는 이 부분을 개선해 기존 시스템의 기술적 문제점을 해결했다.
이 개선이 대단한 이유는 이 구조가 시계의 오차를 줄이는 제3의 길이기 때문이다. 기존 기계식 시계의 밸런스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었다. 레귤레이터와 프리스프렁. 레귤레이터는 미세 조정이 가능했으나 충격에 약하고 오차 미세 조정이 어려웠다. 프리스프렁은 구조가 간단하고 튼튼하지만 아무나 손댈 수 없고 헤어스프링에 손을 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오메가는 실리콘 헤어스프링과 밸런스 브리지를 새로 설계해 제3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구조가 간단해 충격에 강하고, 전용 공구를 사용해 쉽게 미세 조정이 가능하고, 조정 중 밸런스 휠을 만질 일이 없어 안전하다. 이 새로운 시스템의 이름은 스파이럿™. 이 시스템이 오메가의 진짜 금자탑이다.
이 개선은 길게 보면 오메가라는 회사의 목표 그 자체이자 최신형 방향성이다. 오메가가 후원하는 올림픽의 모토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처럼, 기계식 시계의 모토는 늘 ‘더 정확하게’였다. 오메가는 그 모토에 늘 충실했다. 1919년부터 유럽 3개국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대회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1999년 조지 다니엘스의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을 도입해 오차를 줄였다. 그다음에는 자성에서 자유로운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개발했다. 그 결과 오메가는 하루 오차 0~+5초 미만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자사 전 제품에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스파이럿™ 시스템은 거기서 한발 더 뻗은 진보다.
<아레나>는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으로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을 만났다. 이 시계를 소개하기 전 오메가의 기술진은 카메라 앞에서 “우리는 시계다”라는 말을 계속했다. 팔찌도 액세서리도 아니고, 스마트워치의 시대가 와도, 우리는 시계라고.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은 “우리는 시계다”라는 오메가의 선언을 기계로 구현한 것이다.
‘기계식 시계가 왜 비싼가? 왜 사야 하는가?’ 같은 질문은 사실 의미 없다. 기계식 손목시계는 특수한 스포츠 종목처럼 자신들만의 세상 속에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전기차의 시대에도 F1은 인기고, 세상 모든 게 기계화되어도 우리는 맨몸으로 달리는 육상 스프린터에 열광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기계식 손목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공학적/공예적 방법론이라는 별도의 스포츠 종목이다. 오메가는 여전히 그 종목의 최강자 중 하나다.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은 최강자의 최신형 모델이다.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은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 시장에 들어올 예정이다.
문의 오메가 080-050-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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