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023년 스페셜티 카페 업계 예상도는?
스페셜티 카페나 스페셜티 커피가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시작된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만큼 커피 맛에 예민한 소비자가 많아졌다. 한국에 공급되는 스페셜티 커피 생두의 유통 역시 전보다 안정된 것 같다. 한국 스페셜티 커피계의 지난 10년은 없었던 문화가 들어온 시기였다. 문화가 퍼져 나가는 초기인 만큼 사람들은 자유롭게 여러 방법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찾아 나갔다. 다음 10년은 조금 더 성숙한 시장이 될 거라 예상한다. 취향을 찾은 소비자들이 조금 더 성숙한 선택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과 바람을 담아본다.
임성은(헬카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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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 라멘계의 경향은?
라멘 업계는 점점 대형화하고 고도화하며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유명 라멘집은 직영점으로 숫자를 늘린다. 매장들이 협업을 하며 새로운 라멘집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그 결과 우리가 집계한 라멘집만 전국에 6백 개가 넘었고, 메뉴도 돈코츠 라멘 일색에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2023년에는 라멘 애호가와 새로운 소비자 모두에게 재미를 주는 라멘들이 나타날 것이다. 우리도 더 큰 규모의 라멘 축제 ‘함께라멘데이 2023’을 열 것이다. 하반기 진행을 목표로, 유명 가게들의 특별 이벤트 메뉴 등을 포함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한성웅(함께라멘데이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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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카페들이 신경 쓰면 좋을 콘셉트는?
지속가능성이다. 카페의 기획과 운영에 친환경을 접목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일회용품 관련 절약은 기본이다. 인테리어도 친환경 소재나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한다. 이번에 펠트 판교점을 공사할 때도 내부 가구용 소재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에너지원으로 태양열 전지 등을 알아보기도 했다. 아직은 친환경 소재를 만들기 쉽지 않다. 소재 발주나 운영 관련 비용 부담이 업체 한 개가 진행하기엔 너무 컸다. 앞으로 우리처럼 생각하는 가게가 늘어난다면 친환경 소재를 다루는 업체가 많아져 단가도 더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거라 생각한다. 보통 커피 업계에서의 지속가능성은 원두를 만드는 농업 위주로 생각한다. 앞으로는 원두를 소비하는 개별 카페 단위에서도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세상이 올 것 같다.
송대웅(펠트커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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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 커피 신의 키워드는?
고급화, 소형화, 정밀화다. 배경은 고물가다. 물가가 오르면 커피 업체의 마진이 낮아진다. 업체에 꾸준히 납품하는 블렌드의 가격을 높이기보다 고급 싱글 오리진 원두 가격을 높이는 게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아울러 고품질 커피를 만드는 정밀한 장비의 크기는 소형 매장에 설치할 수 있을 만큼 작아졌다. 일선 매장에서도 기기 업그레이드로 고품질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카페 쇼에서는 이 경향을 보여주는 신제품이 많이 출시됐다. 커피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캔, 병, 팩 등 RTD 시장도 마찬가지다.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 커피 등 고급화 키워드로 가격을 높인 제품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조원진(커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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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착공 건축물 중 눈여겨보는 것은?
2023년 착공될 사무 건물 ‘더 피너클’에 신경 쓰고 있다. 강남대로에 면한 좁고 긴 대지에 자리 잡은 지상 19층 규모 건물이다. 일단 전체 19개 층 중 5개 층 층고가 8m다. 최근 드라마틱하게 높은 층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건물 최상층은 여러 공간으로 나누어 실내외 파티, 회의, 모임, 전시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건물 상층부의 가치를 최대화하자는 개념을 담았다.
황두진(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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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내가 예측하는 여행 트렌드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트렌드 예측이 무척 어려워졌으나 여행의 형태가 변할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의 여행 경험이 축적되면서, 해외 대도시를 넘어 붐비지 않는 자연이나 소도시 인기가 높아질 듯하다. 이탈리아를 예로 들면 북부의 돌로미티나 코르티나 담페초 같은 곳. 골프 여행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골프 인구 연령대가 낮아지며 이들의 호텔 선택도 달라졌다. 기존 골프 여행은 골프 자체가 목적이라 도시 외곽의 골프 리조트에 묵었다면, 요즘은 도심에 숙소를 두고 근교의 필드를 예약해 골프와 도시 여행을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방콕과 근교 골프장이 좋은 예다. 방콕은 안 그래도 인기가 많은데, 필드 이용료도 저렴하니 인기가 지속될 것 같다.
고윤경(여행 서점 책크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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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장 눈여겨보는 신차는?
2019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자동차 안쪽 섀시가 곧바로 외피 역할도 하는 엑소스켈레톤 구조. 미래적이고 독특한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이유다. 어쩌면 지난 1백 년의 자동차 발전 과정 끝에서,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그 결과를 확인하고 싶다. 사이버트럭의 공식 출시는 2023년 중으로 예상된다.
김태영(모터링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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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상하는 2023년 방송 트렌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브이로그로 파편화된 패션을 접하는 것이 지겨워진 지금, 2023년에는 대형 패션 프로그램이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생엔 커다란 축제도 필요하니까. 방송계 역시 정말 될 것 같은 프로그램 하나를 찾아 자원을 집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어렵지만 나도 그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프런코’와 ‘도수코’의 재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Y2K 의상들이 한창 유행이지만 디테일을 살펴보면 실제 그 시절과는 미묘하게 다른 것처럼. 도수코 도전자로 데뷔해 먼 훗날 <오징어 게임>으로 초대박을 터트릴 넥스트 정호연을 찾을지도 모른다.
문신애(CJ ENM 제작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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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눈여겨보는 스페셜티 커피 산지는?
아시아 커피를 눈여겨본다. 첫째 이유는 신선도다. 커피는 농산물이라 산지와 소비 지역의 거리가 짧을수록 신선도가 좋아진다. 중남미 커피는 한국까지 오는 데 최대 8주가 걸린다. 반면 인도는 4주면 되고, 동남아시아에서 원두를 수급할 수 있다면 수급 기간은 더 빨라진다. 아울러 아시아에서도 고급 커피 원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보통 스페셜티 커피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 많이 났다. 요즘은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현지 로스터의 수요가 생겨서 그간 재배하지 않던 아라비카 원두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태국,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에서 좋은 원두를 들여와서 아시아 커피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보고 싶다.
김병기(프릳츠 커피 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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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내가 예상하는 럭셔리 브랜드 트렌드는?
자극적인 트렌드를 지나 평온하고 안정적인 것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지난 몇 년 동안은 ‘썸띵 뉴’ ‘어글리’ ‘위어드’ 등 자극적인 요소를 내세운 브랜드 캠페인이 너무 많았다. 눈에 띄고 관심을 얻기 위해 선을 넘는 듯한 콘셉트도 많았다. 최근 어느 패션 브랜드의 광고 사진이 아동 포르노를 연상시켜 큰 비판을 받은 게 한 예다. 아동 패션 하우스 역시 전처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내세우는 풍조가 줄어들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때맞춰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떠났고, 샤넬은 칼 라거펠트 이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 어딘가의 선봉장보다는 내부 사람, 자신들이 하던 핵심 가치를 선보이는 사람들이 트렌드를 이끌지도 모른다. 실제로 상대적으로 심심해 보이는 대신 입기 좋은 고급 브랜드의 매출이 좋아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박정희(맨즈웨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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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인디 출판계의 향방은?
대체로 인디 아티스트가 잘하면 메이저에 데뷔하곤 한다. 성공은 그다음 문제다. 인디 음악이 그렇듯 출판도 그렇게 될 것 같다.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마포농수산싼타의 <밥 챙겨 먹어요, 행복하세요>는 출판계 인디 아티스트가 메이저 출판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다. 인디 음악 성공 역학의 출판 버전이라 봐도 되겠다. 기적 같은 일처럼 보이지만 2023년에는 이런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날 것 같다. ‘앞으로 더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라는 말처럼.
조용범(HB 프레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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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계 경제 전망은?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적 위기에 빠르게 대응했다. 돈을 풀고 재정 소비를 늘렸다. 강한 대응 결과 침체는 비교적 짧았고 지금은 비상시 정책들이 환원됐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더 높아진 부채, 전 지구적 물가 상승,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 2023년 중반까지는 금리와 물가가 둘 다 높을 거라 본다. 경기가 침체되어 늘어난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도 커질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만, 역으로 경기침체가 물가를 낮출 테니 침체는 그 자체로 서서히 해소될 것이다.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은 곳이 싹트는 호황의 열매를 누릴 것이다.
박문석(KB증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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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눈여겨보는 극장 개봉 영화는?
2023년도 극장 관객의 회복은 어렵겠지만 꾸준히 좋은 작품들이 나와 개봉을 기다린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을 기대한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김지운 감독 작품이고, 송강호 주연에, 장르는 블랙코미디고, 소재는 영화감독이니, 시대상을 보여주는 새로운 한국 영화가 될 것 같다. 해외 기대작은 단연 크리스토퍼 놀런 신작 <오펜하이머>다. 이해가 되든 안 되든, 얼마나 멋을 부렸든 아니든, 워너든 아니든, 그의 영화를 또 한 번 볼 수 있어 기대가 크다.
박정민(CJ ENM 영화사업본부 해외배급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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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나올 술 중 가장 기대하는 술은?
한국의 위스키 증류소인 쓰리 소사이어티와 김창수위스키가 출시할 2023 버전의 싱글 몰트위스키를 기대하고 있다. 두 증류소 모두 2020년에 설립되어 위스키 숙성을 시작했고, 그동안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선 3년 이상 숙성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만큼, 3년을 꽉 채우는 2023년 버전의 위스키가 기대된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둘 다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책바의 백 바에 놓이게 된다면 꼭 비교 시음을 해보고 싶다.
정인성(책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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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백화점에서 콘텐츠에 주력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다방면으로 다가가고 백화점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이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고객 서비스를 요약하면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일’이다. 그동안은 그 풍요를 제품으로 제안했다면 이제는 콘텐츠로도 보여줘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우리의 공간 경험을 전달하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있다. 와인, 패션, 공간 등과 관련해 자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했으며 2023년에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우리의 시점으로 지역의 가치를 전달하는 웹진 ‘에디토리얼 디파트먼트’를 론칭했고, 인플루언서의 쇼핑 루틴을 보여주는 ‘마이 루틴’을 제작할 예정이다.
유미진(현대백화점 커뮤니케이션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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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빈티지 시계 업계 전망은?
2020년부터 투기성 자본과 대중의 관심이 시계에도 몰렸다. 중고 시계가 신품 시계보다 비싸고 롤렉스 매장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 서기 용역이 동원됐다. 이미 상황이 역전되어 시계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그러나 고가 빈티지 시계는 투기품이 아니다. 이 영역은 고전을 이해하고 눈썰미가 좋은 몇몇의 취미였다. 아름다웠던 과거의 공예품 수집이었다. 빈티지 시계는 구입, 투자, 처분 모두 운과 공부가 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 시장에 근 10년간 새로운 애호가들이 모였다. 빈티지 롤렉스가 이들의 아이템 중 하나였다. 경기가 나빠지자 이들의 문의도 끊겼다. 결국 시장은 안정되어 빈티지 시계는 고리타분한 아저씨들의 취미 생활로 돌아올 것이다. 빈티지 팬의 고전에 대한 사랑은 변치 않기 때문이다.
심현엽(노스타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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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부산시립미술관이 준비하는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은 2023년 12월 리노베이션을 앞두고 있다. 그로 인해 최소 1년 정도 물리적인 공간 운영이 중단된다. 중단에 앞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가제) 전을 준비 중이다. 미술관의 궤적과 역사적 의미를 찾으며 앞으로의 비전과 미술관의 역할을 담는 전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전시 제작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긴 호흡의 연구가 전시라는 결과물이 되었을 때 더욱 풍성해진다고 믿는다. 대중 선호도 역시 늘 고민한다. 거기 더해 오프라인 미술관을 대체해 작동하는 가상·온라인 전시에도 관심이 있다. 이런 생각으로 2023년 연말을 계획하며 기획하고 있다.
황서미(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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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여겨보는 2023년 미술 시장의 현상은?
만화가 귀귀의 전시가 열렸다. 비영리 공간 운영자가 기획을 담당해 비영리 전시를 주로 하는 아티스트들도 여럿 방문했다. 그들은 전시장에서 충격을 받았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귀귀의 그림이 금방 팔려서, 귀귀의 그림은 그들이 알던 미술이 아니어서, 그리고 그들의 미술계에서 세일즈는 낯설기 때문이다. 미술 시장의 호황과 함께 기존 상식으로는 미술이나 예술로 부르지 않던 것들이 돈과 함께 예술의 세계로 밀려 들어오고 있다. 퐁피두센터가 다니엘 아샴의 작품을 컬렉션에 추가했을 때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귀귀를 보고 나니 아샴 정도는 충분히 아트로 보인다.
최나욱(전시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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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예상하는 출판 트렌드는?
내적 단단함. 주위 사람들과 조화롭게 관계 맺으며 주변을 잘 돌보기. 일과 쉼의 균형. 이러한 주제를 다양하게 변주한 책들이 출판되지 않을까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세계화의 문제가 도처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과도한 성장과 발전을 외치던 사람들도 자기 동네 등 가까운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 돌봄, 공간, 쉼의 중요성을 깨우쳤을 것이다. 이런 변화에 호응하는 이야기들이 나올 거라 예상한다. 그래야 지구도 살고, 지구에 사는 우리 인간도 삶을 이어갈 수 있을 테니.
조성웅(유유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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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내려는 책과 그 이유는?
1986년생 일본 여성 소설가 사사키 아이의 단편집을 출간한다. 도쿄가 아닌 곳에서 자란 10~20대의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책에는 단편 네 개가 실렸다. 등장인물들은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나이지만 모든 젊음이 그렇듯 관계에는 서툴고 미숙해서 마냥 행복한 사랑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원서 띠지에 쓰여 있는 문구인 ‘어딘가 꼬인 사랑’이 모두의 사랑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 책은 상반기에 출간 예정이다. 한국어판 제목은 미정이고, 원서 제목은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다.
조은혜(출판사 모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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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인디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의 변수는?
원자재와 중간 부자재를 수급해 제품을 생산한 뒤 공급까지 하는 일련의 과정에 차질이 생길지가 변수다. 그동안에는 변수로 인해 연쇄적 차질이 있었다. 코로나19가 큰 변수였다. 유럽이나 북미는 한국과 달리 코로나 셧다운을 겪었을 때 숙련된 기술공들이 공장을 떠난 뒤 현업에 복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거래하는 업체들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4분의 3 정도다. 그 결과 공예적 디테일이 희귀해지는 게 뉴 노멀이 됐다. 손바느질 등의 디테일부터 고급 원단과 원사까지, 사람의 손이 가는 모든 공정이 더욱 귀해질 것이다.
황재환(편집매장 바버샵, 팔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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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상하는 2023년 한국 패션 리테일 트렌드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치킨 게임이 끝나는 중이다. 코로나19 기간에는 금리가 낮아 유동성이 풍부했고 비대면 경제가 구축되며 온라인 시장이 성장했다. 경제 면에서는 코로나19 시국이 끝나간다. 금리가 오르고 온라인 특수가 주춤해지며 오프라인 시장이 다시 성장한다. 이런 만큼 많은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나며 불경기가 찾아왔으므로 소비 양극화 트렌드는 강화된다. 결국 저렴해야 잘 팔리는 것 같다. 상품 원가는 더 낮아지고 마케팅은 극단적으로 효율화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제 아무도 중국을 보지 않는다. 우리를 비롯해 모두 일본 시장을 보고 있다.
최다혜(브랜디 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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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유튜브에서 새로 눈여겨보는 경향은?
짧은 동영상 ‘쇼츠’가 확장될 것 같다. 2023년은 유튜브 쇼츠의 수익화가 본격화될 해다. 뉴스, 교양, 지식 정보 등 다양한 장르의 쇼츠가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할 거라 본다. 쇼츠뿐 아니라 VOD와 라이브 스트리밍을 잘 섞어 채널 콘텐츠를 구성하고, 시청자와 적극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채널이 활약할 것 같다. 교육과 쇼핑 콘텐츠도 주목한다.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가 더욱 많아질 거라 예상한다.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교육 특화 프로덕트 ‘코스’가 한 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쇼핑 정보를 유튜브로 얻고 구매로까지 연결되는 기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현진(유튜브 한국 파트너십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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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인테리어 소재에서 보이는 트렌드는?
지속가능한 소재가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단 지속가능한 소재를 직접 개발하는 개인이나 팀이 늘었다. 상용화 속도도 빠르다. 기존 소재를 업그레이드할 때 커피 찌꺼기 등 지속가능한 소재를 섞기도 한다. 아울러 그게 뭐든 확실히 친환경 소재인 것이 티나는 소재가 인기다. 예전엔 재생지 티 안나는 재생지를 찾았다면, 지금은 조금 지저분해도 티끌 질감이 나타나는 걸 선호한다. 모빌리티 디자인도 상황이 비슷하다. 바이오 플라스틱도 입자가 큰 게 인기고, 예전에는 알갱이가 있으면 불량이라고 싫어했으나 요즘은 재활용 칩이 섞여 있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백수경(건축 자재 쇼룸 콩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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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독립 출판 페스티벌의 향방은?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은 서울에서 가장 큰 독립 출판 페스티벌이다. 올해 10번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처음에는 30팀으로 시작했다가 6회차부터 5백 명 이상 참석해 지금의 규모에 이른다. 2023년에는 한국과 더불어 해외 친구들도 초대해 다양한 작업물을 소개하려 한다. 이제 관람객이 많아진 만큼 전국에서 찾아오기 쉽도록 접근성 높고, 문화적으로 우리와 결이 맞는 곳을 전시장으로 찾고 있다. 2023년도 독립 출판물의 다양한 목소리를 더욱 잘 담기 위해 준비하겠다. 시기는 하반기가 될 것 같다.
이지현(금종각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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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획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는?
냉전 관련 다큐멘터리를 구상하고 있다. 1950~1990년대 냉전기는 지금과 아주 달랐다. 소련이나 중국에 전혀 접근할 수 없었고, 그곳의 시스템은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경험하지 않았다면 그 시대를 모를 것이다. 냉전기를 그리며 ‘지금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지금은 1983년 중공 민항기 불시착 사건을 알아보고 있다. KBS에도 자료가 있고, 대만 측과도 연결되어 자료를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신냉전이 온다고도 한다. 그게 어떤 양상일지 모르겠지만 이 다큐멘터리가 지금을 읽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23년 중 릴리즈할 예정이다.
이태웅(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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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내가 기대하는 한국의 클래식 음악 공연은?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들 다수가 코로나 시기 동안 세상을 떠났다. 그런 연주를 다시 못 듣는다 생각하니 슬퍼졌다. 하지만 새로운 천재들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클라우스 매켈래. 20대 중반에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콘세르트헤바우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정된 지휘자다. 마음을 다해 음악을 사랑하고 섬기면서, 동시에 음표 사이사이의 모든 뉘앙스를 정확히 전한다. 그가 2023년 한국에 온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의 내한도 반갑다. 차갑고 투명한 음색과 타오르는 서사가 동시에 느껴지는 마법이 그의 손끝에서 펼쳐질 것이다. 예상 내한 시점은 10월이다.
김나희(클래식 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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