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충무칼국수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23-5
영업시간 11:30 ~ 21:00 / 15:00 ~ 17:00 브레이크타임
문의 02-743-1966
약간 벗겨진 초록 간판에 진한 붉은색의 ‘칼국수’ 세 글자에서 왜인지 자신감이 느껴져 들어간 곳, 충무칼국수다. 입구에서 보이는 오픈 키친에선 장구만 한 높이의 냄비 4~5개가 강불에 멈출 줄 모르고 끓고 있다. 칼국수가 대표 메뉴지만, 만두, 보쌈, 산지 직송 생굴무침도 내어준다. 칼국수의 정수는 칼칼하게 우려낸 육수와 다진 양념이다. 충무칼국수의 면발은 젓가락질 한 번에 이리저리 튈 만큼 부드럽고 달걀, 바지락, 호박, 김이 엉켜 있다. 여느 칼국수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육수 맛은 꽤 괜찮다. 걸쭉한 육수에선 바지락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식탁 한편에 놓인 다진 양념을 양껏 섞고 달달 새콤한 김치를 얹으면 젓가락을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고등어 정식
진주식당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62나길 2
영업시간 11:00 ~ 22:00 / 14:20 ~ 18:00 브레이크타임
문의 02-797-8065
정식 메뉴를 대하는 자세는 이렇다. 현란하게 펼쳐진 반찬과 생선, 고기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뚝배기 찌개는 음식들로 콱 막힌 식도를 적시는 정도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진주식당 고등어 정식의 주인공은 반찬과 고등어가 아니다. 찌개다. 고등어 정식을 주문하면 김치찌개, 청국장, 된장찌개 중에 고를 수 있다. 김치찌개는 육수에 잘 숙성된 신김치, 송송 썬 파와 잘게 썬 파채, 피날레라고 할 수 있는 라면 사리를 푹 끓인 것이다. 김치는 도대체 누구의 작품인지 묻고 싶을 만큼 국물에 깊은 맛이 우러난다. 마니아만 찾는 청국장은 특유의 거북한 향이 전혀 없으며 버섯, 양배추, 두부, 김치에 청국장의 구수한 맛이 흠뻑 배어 있다. 두 찌개 모두 부엌에서 할머니가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를 종종걸음으로 가져오시던 모습이 떠오르는 맛이다. 다음엔 된장찌개에 도전해볼 참이다.
순댓국밥
화목순대국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383
영업시간 10:30 ~ 22:00 / 14:30 ~ 17:30 브레이크타임
문의 02-780-8191
상가 입구 안쪽에 자리한 화목순대국을 기점으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렬은 건물 밖으로, 또 건물 옆면까지 이어진다. 점심시간도 아닌 11시에 여의도 회사원들은 화목순대국의 순댓국밥과 내장탕을 먹으러 기다란 행렬에 들어선다. 믿고 먹는 회사원 점심밥 초이스에 따라 들어선 화목순대국은 특이한 구조를 갖췄다. 식탁 여섯 개 정도는 높은 천장 아래에 있지만, 단 두 식탁은 허리를 굽힌 채 들어서야 할 만큼 낮은 천장 아래 위치한다. 그 낮은 천장 위 작은 다락방이 순댓국밥과 내장탕의 근원지다. 역사를 가늠하기도 어려울 만큼 낡은 뚝배기에 붉은 육수, 송송 썬 파, 속이 꽉 찬 순대로 만든 순댓국밥이 담긴다. 내장탕이 아님에도 코를 찌르는 내장의 비린 향이 거슬리지만 얼큰함만큼은 믿음직스럽다. 술을 곁들이면 훨씬 매력적일 맛이다. 다만 비릿함을 못 견디는 아기 입맛의 소유자에겐 선뜻 추천하지 않겠다.
순댓국
삼거리먼지막순대국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시흥대로185길 11
영업시간 8:00 ~ 20:00
문의 0507-1310-2469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은 아침 9시에도 거의 만석이다. 한 식탁에 두 팀씩 앉는데도 모든 식탁이 꽉 찬다. 대림동의 아침은 왜 삼거리먼지막순대국으로 시작되나.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에 용암처럼 들끓는 순댓국을 홀짝여야 얼큰한 맛이 제대로 살아나기 때문일 것. 이곳의 국물은 새하얀데 먹으면 묘하게 혀가 싸하고, 된장처럼 묵직한 양념을 한 숟갈 넣으면 칼칼함이 배가된다. 순대 세 덩어리와 쫄깃한 간, 질긴 힘줄이 담기는데, 내장의 비린 향은 찾아보기 어렵다. 육수에 적셔진 순대를 두세 번 씹고 고추를 한 입 베어 먹는 건 규칙이 되어도 좋을 만큼 맛있는 조합이다.
곱창전골
석산정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49-5
영업시간 10:00 ~ 22:00 / 15:00 ~ 16:30 브레이크타임
문의 02-2266-9494
얼큰한 을지로에 60년 전통 노포가 살아 숨 쉰다. 각종 공업소가 즐비한 을지로3가와 을지로4가 사이에 위치한 한식집 석산정이 그 노포다. 오래된 나무 문간을 들어서면 돌이 서로 엉켜 붙은 벽, 그 앞에는 물레방아가 힘차게 돌고 있는 풍경을 마주한다. 테이블도 온통 돌로 만들어졌고 식당 중심엔 거대한 돌솥 모양의 잉어 수조가 있다. 기이한 이곳에서 곱창전골을 먹을 수 있다. 1인당 제공되는 흑임자죽을 시작으로, 부추무침과 양무침 반찬이 차례로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내는 곱창전골에는 신선한 쑥갓이 고명으로 올라가고 목이버섯, 우동 사리, 느타리버섯, 각종 야채가 담겨 있다. 이 재료들을 헤집으면 바닥에 곱창이 짙게 깔려 있는데 씹을수록 잡내 없이 고소하다. 전골 국물은 목이 따가울 만큼 칼칼하거나 전골 특유의 단맛이 나지 않는다. 자극적인 곱창전골을 기대하는 자들에겐 다소 심심할 수도 있는 맛이다.
해물알탕
해물알탕전문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장한로2길 7
영업시간 15:00 ~ 24:00
문의 02-2213-2324
전농동 해물알탕전문의 새로 건 간판, 구조 확장을 위한 점포 이전이 이곳 역사를 허무는 것 같아 영 달갑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밥집이다. 알탕과 해물은 생소해서 조화를 이룰까 궁금한 조합인데, 전농동 해물알탕전문에서 둘은 확실히 조화롭다. 팔팔 끓이며 먹을 수 있도록 큰 냄비에 내놓는데, 끓일수록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이 들어간 양념, 꽃게, 새우를 푹 끓인 육수를 땡땡한 명란과 부드러운 고니가 빨아들인다. 땡초가 들어간 건지 매운 국물을 한껏 머금은 고니를 간장에 푹 찍어 먹으면 바다 향이 확 느껴지다 강력한 얼큰함이 혀를 쓸어내린다.
보쌈과 김치
장수보쌈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383
영업시간 10:30 ~ 22:00 / 14:30 ~ 17:30 브레이크타임
문의 02-780-8191
얼큰한 국물 없이도 얼큰함을 느끼는 방법이 있다. 장수보쌈의 보쌈과 김치, 소박한 콩나물국도 얼큰해질 수 있다. 보쌈을 싸서 먹는 김치는 조금만 비릿하거나 쓴맛이 나면 담백한 고기의 맛을 방해할 만큼 보쌈 식탁에서 단연 으뜸이어야 한다. 장수보쌈의 김치는 고춧가루, 새우젓과 잘 무쳐 배추의 단맛과 고춧가루의 알싸함이 균형을 이룬다. 삼켰을 때 식도를 타고 오르는 열기가 의외의 얼큰함을 선사한다. 배추에 듬뿍 첨가한 부추에도 양념이 제대로 배어 있어 밥에 올려 먹으면 맛있다. 삼삼해 보이는 콩나물국은 적당히 짭짤하며 보쌈, 김치, 밥알로 한가득 채워진 입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오래된 폐건물과 낡은 시장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진 곳에서 오랜 세월 버텨온 장수보쌈은 새 간판을 걸고 번쩍이고 있다.
우렁 강된장
뚝배기집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16길 12
영업시간 7:00 ~ 21:30
문의 02-2265-5744
뚝배기집의 우렁 강된장을 먹으면 왜 사진으로 맛이 표현될 수 없을까 하는 잡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맛있으니까. 팩에 든 강된장 밀키트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자로서 뚝배기집 우렁 강된장에선 감동을 느낀다. 짭조름함이 혓바닥을 맴도는 겉 핥기식의, 자극적이기만 한 맛이 아니라 된장의 짙은 향이 식도까지 훑고 넘어가는 깊은 맛이다. 장독대에서 인고의 시간을 버텼을 된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깊이다. 고춧가루에 버무린 무생채를 쌀밥에 적당히 얹고 출렁이는 우렁 강된장을 떠서 비벼 먹으면 혀는 절로 춤춘다. 함께 나오는 반찬은 채소무침 종류다. 오이무침, 열무김치, 깨소금에 버무린 시금치, 오이고추다. 우렁 강된장 외에 순두부찌개, 된장찌개, 김치찌개도 있다. 뚝배기집의 어떤 찌개든 보장된 맛일 거라는 기대를 우렁 강된장이 품게 해준다. 성실한 영업시간도 마음에 든다.
설렁탕
이남장
주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12길 16
영업시간 9:30 ~ 21:30
문의 02-2267-4081
48시간 이상 끓인 진한 설렁탕 육수가 이남장의 자랑이다. 쌀밥, 소면, 잘게 썬 고기, 파 정도가 육수와 어우러지는 내용물이다. 원래 설렁탕은 미니멀한 매력이 있지만, 육수의 깊은 맛에 따라 매력 지수는 갈린다. 이남장의 설렁탕은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각설이 같은 맛이다. 누린 맛도 없어 절대 잊히지 않는다. 설렁탕 먹을 때 김치가 그저 그런 맛이면 울컥하게 되지만, 이남장의 김치는 적당히 간이 배고 적당히 익어 설렁탕에 곁들이면 일품요리로 변한다. 대표 메뉴 설렁탕은 일반과 특 사이즈로 나뉘는데 가격 차이가 굉장하다. 특 사이즈는 크기만 키운 게 아니라 고기를 잘게 썰지 않고 덩어리째 넣어 준다. 그만큼 내용과 양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왕 먹을 거 특 사이즈로 먹길 추천한다. 참고로 을지로가 본점이다.
닭볶음탕
계림
주소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4길 39
영업시간 11:30 ~ 21:40 / 15:30 ~ 16:30 브레이크타임
문의 02-2263-6658
계림 종로점 간판을 ‘닭도리탕’이 거의 차지하고 옆에 작게 ‘원조’라고 적혀 있다. 종로점이 계림의 출발점이다. 대를 이어받을 만큼 오래된 식당이고 지점이 불처럼 급속도로 번진 것도 꽤 오래전 일이다. 언론에 오르내렸던 체인점에 묘한 거부감이 있지만 기대 않고 간 계림에서 그 거부감은 오산임을 깨달았다. 계림의 닭볶음탕은 일반적인 닭볶음탕과 전혀 다른 노선을 탄다. 길고 굵게 썬 파, 닭, 떡, 반으로 썬 감자는 친숙한 닭볶음탕의 모습이다. 하지만 반전은 위에 올라간 다진 마늘 한 주먹이다. 다진 마늘과 닭볶음탕을 섞으면 아주 생경한 풍미가 피어오른다. 혀는 얼얼해지고 입안에 달짝지근한 맛이 은은하게 번진다. 마늘 보쌈을 선호하는 자라면 더없이 좋아할 것. 얼큰함은 물론 맵싸한 맛까지 챙긴 닭볶음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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