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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를 대표하는 여성 아이콘 : 미노이, 비비, 장원영, 이영지

MZ세대의 특징인 자유로움, 당당함, 넘치는 자신감으로 사랑받는 네 명의 인물을 분석했다.

UpdatedOn October 31, 2022

브랜드의 앰배서더 자리를 줄줄이 꿰찬 연예인에 대한 기사가 쏟아진다. 제목은 ‘MZ세대 대표 아이콘 누구누구.’ 기사에 ‘왜 그가 MZ세대를 대표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다. 자신감 넘치고 자유로우며 ‘힙’하다고 뭉뚱그려 이야기할 뿐이다. 그런데 왜 MZ세대를 대표한다고 표현하나? MZ세대 특징이 무엇이길래? 자신감 넘치고 자유롭다는 평은 아무래도 디지털에서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는 자유로운 태도가 부각됐기 때문일 것. 하지만 그러한 태도가 MZ세대를 대표한다고 하기엔 당당하고 똑똑하며 자기애 넘치는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그저 젊음의 특성으로 세대를 특정화하려는 시도 아닐까?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는 자유로움 외에도 MZ세대에는 다양한 개성이 존재하는데 말이다.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신기해하고 비판하는 건 계속된 현상이지만 여기저기 난무하는 MZ세대라는 말이 이제 권태롭다. 과연 MZ세대를 대표하는 네 명의 여성 아이콘은 어떤 특성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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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왜 그렇게 생겼어?”

미노이

미노이는 싱어송 라이터다. 음악 외에 주요 활동지는 유튜브 채널 <미노이의 요리조리>다. 채널에서 미노이는 게스트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배달 음식 아닌 직접 요리를 해서 내어준다. 요리 과정부터 게스트에게 이상한 대화를 시도한다. 냉소를 유지한 채 ‘빨리 처먹어’라든지 대뜸 ‘오빠는 왜 그렇게 생겼어?’ 같은 말을 서슴없이 던진다. 선 넘는 발언에 게스트는 당황하기보단 귀엽다는 듯 웃는다. 댓글창도 ‘킹’받게 말하지만 귀여운 미노이라며 난리다. 미노이가 선 넘고 맥락 없는 대화를 이어도 괜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미노이는 게스트의 요리를 진심으로 정성 담아 만든다. 요리가 전부 깔끔하고 똑 부러진다. 게스트는 하나같이 맛있다는 반응이다. 그리고 냉소를 보이면서도 가끔 해맑게 활짝 웃는다. 엉뚱하지만 강단 있는 면모는 미노이의 음악 세계에도 담겨 있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에 대한 곡 ‘우리 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가 주목받을 수 있었던 건 사고의 전환 때문이다. 래퍼이기도 한 미노이, 다른 래퍼들이 가사에서 돈 자랑할 때 자신은 고양이 자랑한다. 다른 래퍼들이 생각하지 않는 주제로 가사를 쓰는 것은 대담한 용기다. 공식에 끼워 맞추지 않는 자유로움은 지루한 걸 못 견디고 늘 색다름을 추구하는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마땅해 보인다.

MZ세대의 특성 중 하나가 ‘부끄러움을 마땅히 느끼거나 겸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당당하다’는 것이란다. 미노이가 겸손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맥락 없고 ‘킹’받게 말하는 뮤지션, 다들 돈 자랑할 때 고양이를 자랑하는 래퍼. 전에 없던 것이다. 신세대는 개인적이고 뻔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느 시대든 그래 왔다. 팩트를 말하면, 원래 젊음은 당당하다. 그래서 젊은 게 좋은 거다. 미노이가 귀여움을 받는 것도 뻔뻔하고 당당한 말과 행동 덕분이다. 대담하게 시도할 줄 아는 태도 때문이다. 뻔뻔함과 당당함이 M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 될 순 없지만, 통칭되어도 꼭 나쁘지만은 않다. 미노이처럼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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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토악질이다.”

비비

비비는 R&B 뮤지션이다. 비비는 ‘과감하고 당돌한’ 매력의 MZ세대 대표 주자로 고공 행진하는 중이다. 그러한 특성은 무대에서 드러난다. 워터밤 무대에서 티셔츠를 한 손으로 과감히 올리다 급기야 벗어던진다. 그러다 비키니 끈이 풀려버리지만 비비는 당황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노래한다. 그의 과감함은 <마녀사냥 2022>에서도 보인다. ‘선섹후사’에 대해 가감 없이 언급하고, 전 남자친구 디스전을 펼치기도 한다. ‘섹드립’의 대가 신동엽도 당황하게 만드는 비비의 ‘노빠꾸’ 발언은 솔직한 매력을 담고 있다. 눈치 따윈 보지 않는다. 앞만 보고 직진한다.

팬들에 대한 연애 조언도 솔직하다. 마치 옆집 언니가 연애 조언하기 전, 자신의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하듯이 이렇게 말한다. “비비의 연애 인생은 쓰레기다.” 또 비비는 자신의 인생관을 이렇게 표현한다. “인생은 토악질이다. 토악질이 날 때까지 계속해야 되는 것이다.” 자신의 연애관과 인생관을 이토록 날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비비의 날것 매력이 결정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있다. 몇 달 전 비비는 피곤한 얼굴로 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며 말했다. “세수하고 자고 싶어요.”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야 하는 것이 연예인이 지켜야 할 기조이지만 비비에겐 없다.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한다. 친구가 내게만 털어놓는 고민처럼, 혹은 푸념처럼. 징징거린다기보다 친근함에 가깝다. 비비의 친근한 소통 방식과 태도는 그가 아무리 수위 높은 ‘섹드립’을 날리고 수위 높은 무대를 선보여도 용서받는 힘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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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해피 엔딩을 좋아해요.”

장원영

방송에서 큼지막한 딸기를 두 손 모아 꼭 잡고 앙 무는 장면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장원영은 2004년생이다. 외모는 물론 애교 섞인 말투와 고공 행진하는 커리어는 대중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랑받는 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딸기 무는 장면을 귀엽다기보다는 가식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존재했고, 몸매에 대해선 살을 너무 뺐다며 훈수 두는 사람도 있었다. 비판도 감수하는 게 연예인의 숙명이라지만 미성년에게 이해를 바라는 건 너무하지 않나? 그럼 대중의 몰매에 장원영은 어떻게 대처하나? 장원영은 말한다. “어떤 말을 들어도 상관없고 내 알 바 아니에요.” 한편 장원영은 자신에 대한 칭찬 앞에선 사랑으로 대한다. 팬에게 “저는 해피 엔딩을 좋아해요. 그러니까 당신도 마지막으로 짓고 있는 얼굴이 웃는 얼굴이었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한다.

장원영은 선을 잘 긋는다. 칭찬에는 사랑으로, 비난에는 귀 닫을 줄 안다. 질투와 비난, 관심과 칭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갖췄다. 당연히 필요한 태도다. 하지만 아이돌 세계에선 결코 당연하지 않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아이돌은 자신의 생각을 말해선 안 되고 의중을 밝혀선 안 된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서도 안 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 암묵적으로 당연하게 되어버린 이런 원칙을 장원영은 신경 쓰지 않는다. 줄 때는 주고, 외면할 땐 차갑게 돌아선다. 원칙을 깨는 장원영의 태도에 대중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게 걸 그룹 센터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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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나무라고 생각해요.”

이영지

이영지는 래퍼이자 유튜브 채널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의 주모다. 게스트에게 술과 안주를 내어주고 대뜸 치켜세운다. 당사자도 모르는 장점을, 예고도 없이 빠르게 꺼낸다. 이영지의 칭송 세례를 받은 게스트는 그 앞에서 우쭐해지긴 커녕 솔직해진다. 속옷까지 탈탈 털린 것처럼 ‘고해 모드’를 취한다. 세븐틴 호시는 만취한 채로 눈물을 훔치며 회사에 뜬금없는 사랑을 고백했고, 트와이스 채영과 나연은 아이돌과 팬 간의 채팅 플랫폼 리스트에 티모시 샬라메가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꺄르르 웃었다. 영지는 상대로부터 진심을 끄집어내는 능력이 있다. 호시에겐 ‘누구보다 잘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위로를 건넸고, 트와이스 채영과 나연에겐 ‘나도 그 플랫폼에서 누구와 채팅한다, 그런데 답장이 안 와서 괴롭다’며 채팅 경험담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눈물, 이상형, 연애, 아이돌에게 금기시된 주제도 이영지 앞에선 꼼짝 못한다. 이영지가 MZ세대를 대변하는 인물로 급부상한 건 비단 솔직함 때문만은 아니다.

이영지는 삶의 진리를 귓속말처럼 편하고 부드럽게, 듣는 이를 배려한 성숙한 어조로 표현한다. 영지의 재주다. 표현에선 이영지의 단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명언 제조기인 그는 수많은 문장을 남겼지만, 그 단단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문장이 있다. “저는 제가 나무라고 생각해요. 아직 크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밑으로 뿌리가 굉장히 깊고, 가늘고, 멀리 뻗어 있는 그런 나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 더 있다. “내가 단점이라고 치부했던 것들이 다른 사람들한테는 정말 얻고 싶은 부러운 점이 될 수도 있어요.” 이것이 진정 월드컵 베이비가 구사할 수 있는 표현인가? <고등래퍼> 시즌 3 시절, 자신을 ‘미래’라고 표현했다. 이유는 ‘미래가 기대되는 인재라는 생각이 들어서’란다. 이영지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해서 내면이 단단하다. 어리면 배우고 경험한 게 적으니 틀에 박힌 생각만 하기 쉬운데, 이영지가 보는 세상은 넓고 다채롭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말만 한다. 솔직담백함, 당당함, 꾸밈없는 입담, 높은 텐션 같은 단어들로 이영지를 표현했다면, 그건 영지를 겉핥기 했다는 증거다. 이영지를 표현하는 단어는 성숙함이다. 이영지는 세상을 통달한 것 같은 베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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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정소진
Cooperation 지니뮤직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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