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착장으로 까르띠에와 처음 조우했죠. 오늘이 정우 씨 커리어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을까요?
그럼요.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했고, 다양하게 시도했죠. 아무도 모르는 저의 숨겨진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언제나 설레지만, 사실 엄청 긴장해서 떨었어요. 촬영 소식을 듣고 많이 고민했어요. 어떻게 해야 콘셉트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고요. 하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진화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무사히 잘 끝난 것 같아 뿌듯해요. 결과도 너무 궁금하고요!
최근 인스타그램을 개설했죠. 계정 이름이 인상적이었어요. ‘슈가링캔디.’
쿨하고 힙하면서 귀여운 이름을 찾았어요. 슈가링캔디 외에도 여러 후보가 있었어요. ‘정우킴’이나 ‘J’가 아닌 ‘Z’로 시작하는 ‘쩡우’도 있었지만 예선 탈락했어요. 결국 가장 희귀한 걸 골랐어요.(웃음)
얼마 전 도쿄 돔에서 공연했어요. 오랜만의 해외 공연이었죠?
팬데믹 이후 2년 만이었어요. 오랜만에 갔는데도 공항에 시즈니(NCT 팬덤)분들이 나와 계셨어요.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시즈니 풍경에 1차로 감동했어요. SM타운 콘서트 외 NCT 단독 공연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어요. 객석은 믐뭔봄(NCT 응원봉)으로 가득 채워져 초록빛으로 빛났죠. 리허설 때는 못 느꼈는데 공연 시작하고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울컥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공감하더라고요. 나고야, 도쿄 공연을 끝마친 상태고 아직 오사카 공연이 남아 있어요. 정말 기대돼요.
일본 무대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했어요. 오랜만에 마주하는 관객이니까. 나름대로 제가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연습했어요. 그 과정에서 발견한 건, 나를 좋아하는 이유와 포인트를 조금은 파악했다는 사실이죠.
사람들은 정우 씨의 어떤 매력을 좋아할까요?
팬분들은 저를 항상 귀여워해주세요. 순하고 천진난만한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 아닐까요?
이번 무대에서 그 바이브를 살린 것 같아요?
네, 잘 살렸다고 생각해요.
그럼 정우 씨는 자신의 어떤 모습이 좋아요?
어렵다.(미소) 좋아하는 모습이요? 불평 없이 열심히 일하는 나를 볼 때. 고생스러운 일이지만 동료들이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진짜 그래요. 배려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줘야 제 마음이 편하거든요.
성숙하네요.
이런 말할 때, 많이 부끄럽고 어색해요. 아이 같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더 성숙해지려고 부단히 노력해요. 예전에는 자신을 돌아보면 단점만 보였는데, 단점을 파고들면 끝도 없이 가라앉더라고요. 이제는 역으로 제 장점에 집중해요.
일본에선 무엇을 포착했나요?
전부터 방문하고 싶었던 시부야의 스크램블 거리에 가봤어요. 유명한 곳인데 한번도 못갔거든요.
하루 50만 명이 건너는 교차로를 정우 씨도 건넜군요.
네! 매니저 형이 기념 영상도 찍어줬어요. 맛집도 제법 찾았어요. 스키야키와 야키니쿠가 최고였습니다. 재현이 형이랑 오다이바 갔던 날도 기억나네요. 오다이바에 놀이기구, 오락기 많은 어드벤처 구역이 있어요. 형이랑 게임하고 기구도 타니까 어릴 적으로 돌아간 듯했죠. 놀고 나와서 마주한 풍경이 장관이었어요. 넓은 바다는 잔잔하게 흘렀고 하늘은 맑고 푸르렀고 도심의 소음이 낮게 깔리는 가운데 간혹 새소리도 들렸어요. 둘이서 멍하니 바라만 봤어요. 그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려고요.
정우 씨는 낯가림이 심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어요. 몇 마디 주고받으니 예상과 다른데요?
낯가림이 심했었는데 이 직업에 적응하면서 성격이 자연스레 변했어요. 그 변화를 체감하기도 했죠. MBTI에 비유하면 극한의 I(내향성)거든요. 지금은 E(외향성) 같은 I예요. 어느 순간 소극적인 내 모습이 한없이 작아 보였어요. 그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먼저 사람들에게 말 붙이는 연습을 하며 붙임성을 길렀죠.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강아지처럼 장난기 많아요.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얻나요, 혹은 그 반대인가요?
혼자 있는 시간도 즐기지만, 요즘은 다 같이 있을 때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껴요.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활력이 되고요.
김포에서 댄스 학원 다니다 기획사 연습생이 됐다고요. 내향적이어서 춤을 배우는 데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도전의 일환이었는데, 그 동기가 영화 <스텝업>이었어요. 그 영화가 당시 붐이었거든요. 비보잉, 로킹 등 춤도 장르가 다양하다는 걸 알았고 무엇보다 멋있었어요. 저거다, 배우자! 해서 친구들과 학원 등록을 했죠. 자연스레 안무를 선보이는 가수의 꿈을 키웠고, 음악에 대한 애정도 높아졌어요. 운명처럼 현재로 이어졌죠. 내향적인 성향을 이겨낼 만큼 즐거웠어요.
꿈은 이뤘고 시간은 꽤 흘렀어요. 5년 차 정우 씨에게 여유가 생겼을까요?
이제는 꽤 능숙해졌고 적응 완료예요. 영입된 직후 압박감 때문에 떨지 않고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처음 화보 찍을 때는 손까지 떨었어요. 스타일리스트 형도 그 기억이 생생하대요.(웃음) 경험이 부족하면 떠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떠느라 즐기지 못하는 내 모습이 영 별로였죠. 지금은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긴장한 채로 구슬프게 ‘BOSS’를 부르던 정우 씨는 이제 없네요.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체감해요?
정말요. 돔 투어 중에도 느꼈어요.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지만, 무대 위에서 감정 상태도, 퍼포먼스의 질도 훨씬 자연스러워졌어요. 특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 깨달음은 더욱 커져요. 어떤 일이든 진전이 더디면 힘든 법이잖아요. 그럼에도 이어갈 수 있는 건 일에 대한 열정과 발전을 깨닫는 찰나의 순간 덕분이에요.
도쿄 돔 투어에선 ‘Lipstick’ 독무대도 선보였죠.
지금까지 단체 무대만 선보이다 처음 홀로 무대를 채웠어요. 부담이 컸지만 안무 디렉터 리노상이 많이 도와줬어요. “너는 잘할 수 있다!”고 매일 말해줬죠.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도 스스로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휩쓸리기 마련이에요. 정우 씨 마음이 단단해서 그런 것 아닐까요?
맞습니다.(미소) 한 가지에 꽂히면 열정적으로 후회 없을 만큼 노력하고 끝을 봐야 하거든요.
“나 자신을 아직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알 것 같아요?
조금은요. 이제야 나를 조금 알았어요. 사소한 예로, 오늘 촬영 현장에서 ‘내가 이런 마음가짐으로 포즈를 취할 때 감수성이 표현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멤버들이 너를 잘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나의 장점 아닐까요. 더 알 것이 있고, 무궁무진하다는 뜻이 될 수 있잖아요. 저는 그 말이 부정적으로 들리지 않아요.
정우 씨가 생각하는 멋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죠?
꾸미지 않아도 자기만의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요. 행동 하나하나에 묻어 있는 자연스러운 멋과 개성, 아시죠. 나도 독보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일까 고민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네요.
데뷔 이후 마주한 순간은 어떤 속도로 흘러갔나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죠. 그만큼 바쁘기도 했고 다양한 일을 했으니까요. 순간순간 있었던 작은 일마저도 배움이었어요. 순간들은 배움의 연속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쌓은 배움에서 깨달은 가치는 뭘까요?
후회하지 않는 것.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가 따르면 소용없다고 생각해요. 노력하는 자세도 마찬가지예요. 온 힘을 다해 끝까지 해보고 그럼에도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끝까지 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게 가치 있는 삶은 ‘후회 없는 삶’이에요.
후회 없이 살려면 만족한 순간이 많아야겠죠.
개인적으로 ‘영웅’ 활동으로 크게 도약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NCT를 더욱 알게 된 계기이자, NCT의 콘셉트가 잘 어우러져 우리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었던 곡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만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멋있게 느껴졌어요. 팬분들은 개성있고 새로운 저희 음악을 ‘네오하다’고 고유명사처럼 불러주세요. 우리는 그걸 멋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웃음)
그 멋이 책임감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기도 하죠?
우와, 그렇기도 하지만, 역시 후회하지 말자는 좌우명이 맞는 것 같네요. 이 시간은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늘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이거든요. 지나간 뒤에 후회 없도록 책임감 있게 임해요. 그리고 NCT가 더욱 성장해서 멋있는 모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도 큰 원동력이죠.
요즘 고민은 뭐예요?
다음 앨범과 미래요. 앨범에 대한 고민이 제일 큰 파이를 차지하지만 가끔은 미래에 대해 고민해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거든요. 향후 5년 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있을까? 좋은 사람이 되어 있겠죠?
고민을 털어버리고 싶을 때 정우 씨는 뭘 해요?
매운 음식 먹거나, 넷플릭스 보면서 팥빙수 먹는 게 진정한 소확행이더라고요. 별것 아닌 것에서 행복감을 찾아요.
매운 음식이라면?
매운 걸 잘 먹진 못해요. 얼마 전에 정말 매운 떡볶이 ‘착한 맛’으로 먹었어요.(웃음) 주꾸미 삼겹살이랑 아귀찜도 좋아해요.
두 가지 질문을 빠르게 해볼게요. 가장 애정하는 NCT의 곡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지만, ‘Dreams Come True’는 희망찬 곡이고,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시즈니들이 자주 불러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좋아요.
활동 중 필수 아이템은?
안약이요. 가방 안에 늘 있습니다. 최근 영양제를 챙겨 먹기 시작했어요. 정신력도 필수지만 몸이 건강해야겠더라고요. 아직 젊지만 지금 제대로 관리해야 시간이 흘러도 유지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운동도 합니다.
하루에 여섯 끼 먹을 만큼 먹는 걸 좋아해 별명이 ‘1데이 6밀스’죠. 요즘 꽂힌 음식은요?
소고기에 꽂혔습니다. 먹방이나 요리 영상을 종종 찾아 보거든요. 어느 날 알고리즘 추천 영상으로 성시경 선배님 ‘먹을텐데’가 떴어요. 홀리듯이 소고기 편을 봤는데 안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오늘 새벽부터 촬영에 임했어요. 끝마치고 먹을 음식은 정했어요?
운동하느라 ‘탄단지’를 골고루 챙겨야 하거든요. 오리 훈제 요리를 먹겠습니다. 오리고기에 즉석 밥 하나 돌려서 먹을래요. 쌈무에 오리고기와 부추를 얹고, 소스를 살짝 흘려주면 딱이에요. 그러다 국물이 필요하면 간단하게 라면 한 그릇 후루룩 끓여 먹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오늘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모든 순간들을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