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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우스 오브 구찌>(2021) | 감독 리들리 스콧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구찌를 탄생시킨 구찌 가문이 1990년대에 경영권 승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살인사건 스캔들까지 연루된 이야기. 패션의 판타지와 그림자를 정확히 조명했다. <스타 이즈 본>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거머쥔 레이디 가가는 질투와 탐욕에 눈이 멀어 살인사건을 벌이는 여인 파트리치아로 변신했고, <라스트 듀얼: 최후의 전투>에서 난봉꾼 연기를 보여준 애덤 드라이버는 그녀의 남편이자 구찌의 젊은 후계자 마우리찌오를 연기했다. 장인정신이 퇴색하고 물신주의와 환상만 남았을 때 인간이 어떤 일까지 벌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
For Who? 패션에 대한 관심과 예술가의 삶 그리고 화려한 일상과 그 반대편의 이야기가 궁금한 관객.
Which Family? 시작은 명백한 사랑이었으나 물려받은 재산과 권력 앞에서 갈등이 폭발한 부부. 그로 인해 몰락하는 유서 깊은 가족, 치정과 폭력으로 얼룩진 시대의 패션 하우스를 일군 가문 -
2 <갈증>(2014) | 감독 나카시마 데쓰야
잔인하고 기괴한 연출로 유명한 나카시마 데쓰야 감독의 <갈증>은 잔인하고 죽일 듯한 미움으로 가득한 이야기다. 실종된 딸 카나코(고마츠 나나)를 찾기 위해 전직 형사 아키카주(야쿠쇼 고지)는 고군분투한다. 그는 카나코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몰랐던 딸의 방탕한 사생활과 정신적 아픔을 알게 되며 가슴 찢길 듯한 고통을 느낀다. 이 고통은 딸에 대한 무관심을 깨우치며 발현된다. 피투성이인 채 딸의 행방을 찾는 자신의 현재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는 연출은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조명한다. 가족 이야기가 아름답고 평화롭게 그려질 필요는 없다. 증오하고 무관심한 가족도 있는 법이다.
For Who? 아버지의 사랑에 갈증을 느끼는, 잔인하고 기괴한 장면에 갈증을 느끼는 관객.
Which Family? 딸의 행방을 찾던 남자가 깨우친 비극은 그것이다. 딸의 방탕한 행동은 모두 아버지의 관심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 가족에게 철저히 무관심한 아버지가 만든 고통과 비극, 후회스러운 날들이 이 가족 안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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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단지 세상의 끝>(2016) | 감독 자비에 돌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유명 작가 루이(가스파르 울리엘)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고향을 떠난 지 12년 만에 집을 찾는다. 그렇게 마주한 어머니는 요리를 준비했고, 동생 쉬잔은 오랜만에 오빠를 볼 생각에 한껏 들떠 있다. 반면 형 앙투안(뱅상 카셀)은 동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옆에는 생전 처음 보는 형수 카트린(마리옹 코티아르)도 있다. 재회의 반가움도 잠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서 벌어지는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데뷔작부터 언제나 엄마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 ‘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의 작품 중에서도 가족 구성원이 가장 다채로운 영화이기도 하다.
For Who? 평범한 가족 이야기면서도, 어쩌면 세상의 끄트머리에 선 것처럼 참담한 가족 이야기에 마음을 포갤 관객.
Which Family? 12년 만에 가족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러 간 남자는 반가움과 괴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가족은 가족. 어쩔 수 없어서 고맙고, 어찌할 도리가 없어 고통스러운 관계가 아닐까. -
4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 감독 션 베이커
허름한 모텔 ‘매직 캐슬’에 사는 여섯 살 무니(브루클린 프린스)는 발랄한 꼬마다. 아기자기한 핑크색 외벽과 별개로 처참하거나 가난에 찌든 이들이 모여 사는 모텔이지만, 가난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뛰놀 뿐이다. 무료 급식을 받으려고 줄을 설 때도 버려진 공터에서 뛰놀 때도 어깨춤을 춘다. 엄마 헬리(브리아 비나이트)의 가난을 졸업하려는 의지는 집에 남자를 불러 매춘으로 이어진다. 그때 철없던 무니는 화장실에 갇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필 가난한 자들이 모인 매직 캐슬의 길 건너편에는 꿈과 희망의 동산 디즈니랜드가 있다.
For Who? 동시대 미국 영화 산업의 젊은 감각과 빼어난 영상미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관객.
Which Family?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때로는 물건을 훔쳐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엄마.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딸은 매번 사고를 치지만,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가슴 따듯한 소녀이기도 하다. 모녀라는 이름 아래 똘똘 뭉쳐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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