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Just Arrived

가장 최근 여성 시즌에 이르기까지 상반기 동안 이어져온 2022 F/W 패션위크, 후반전의 인상적인 장면들.

UpdatedOn May 01, 2022

3 / 10

 

랄프 로렌

가장 랄프 로렌다운 컬렉션을 선보이기에 뉴욕 현대미술관은 더없이 완벽한 무대였다. 모던하고 우아한 양식의 공간과 고귀한 예술품들, 그 사이에 한껏 정중하고 호화로운 랄프 로렌의 의상들은 고혹적인 장면을 그려냈다. 이번 컬렉션은 남성과 여성 모두를 위한 날렵한 테일러드 실루엣의 시대를 초월하는 블랙&화이트 스타일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남성복 패턴인 글렌 플레이드와 핀 스트라이프가 컬렉션 전반을 이뤘다. 빈틈없는 정중함,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무드, 모델들의 느긋한 워킹과 옅은 미소까지 그야말로 이상적인 랄프 로렌식 서사로 가득 채워진 화려한 뉴욕의 밤이었다.

3 / 10

 

발렌시아가

현실적인 미래란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발렌시아가 겨울 컬렉션의 주제는 ‘360도’. 보호 유리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360도 전망의 광대한 무대에는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거대한 기념품 스노볼같이. 발렌시아가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런 계절의 자연적인 풍경이 희귀해지고 날씨를 기계로 조작하거나 디지털로 렌더링될 거라고 예상했다. 인공적으로 연출한 눈보라 속을 모델들은 힘겹게 지나갔다. 스트레치 드레스나 보디수트는 글러브, 슈즈, 팬츠, 레깅스 등과 제각각 결합되어 새로운 실루엣을 그려냈다. 터틀넥, 팬츠, 저지 후디 같은 웨어러블한 의상들은 부분적으로 파괴되거나, 오버사이즈로 재탄생되었다. 아우터웨어는 전면이 막힌 가먼트로 재해석됐다. 청바지를 활용해 톱을 만들었고, 수트와 트렌치코트는 쉽게 뭉쳐서 포장할 수 있도록 마구 구겨진 주름이 잡혀 있었다. 특히 검정 쓰레기봉투에서 영감을 받은 트래시 파우치가 눈보라 치는 상황을 왠지 리얼하게 느껴지게 했다.

3 / 10

 

지방시

매튜 M. 윌리엄스는 아메리칸과 파리지앵의 감성이 상호작용을 이루는 파워풀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 그런 여성 옆에 무심한 듯 시크한 본능을 타고난 동시대적인 남성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번 시즌 지방시는 일상복을 기본적인 요소들로 활용해 평범해 보이는 것들을 평범하지 않게 승격시키고, 일상 속에서의 포멀함을 연출했다.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흐르는 넉넉한 실루엣을 바탕으로 길이가 다른 티셔츠를 겹겹이 레이어링하는 방식이 줄곧 등장했는데, 검은색으로 통일한다거나, 베이지색 오버사이즈 코트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온통 검은색으로 컬렉션이 진행되는 중에 디테일 하나 없이 슬림한 흰색 톱, 통 넓은 워싱 데님 팬츠로만 이뤄진 간결한 룩이 불현듯 등장했는데, 순간 묵직한 흐름을 산뜻하게 환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 / 10

 

버버리

런웨이 쇼 직후, 가슴에 닿을 듯 과장된 하이웨이스트 팬츠가 SNS에서 엄청난 이슈였지만, 그보다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버버리만의 풍부한 역사에 바탕을 둔 하우스 코드였다. 명확히 말하자면 영국의 정체성을 이루는 다채로운 요소와 브랜드의 하우스 코드인 ‘양면성’의 결합. 도시와 시골, 화려함과 펑크함, 왕실이 떠오르는 근엄한 요소와 하위문화의 요소를 대비시키면서 클래식한 영국 관습과 버버리만의 정체성을 색다른 반복, 제작 기법,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이를테면 영국 하위문화의 유니폼이라 할 수 있는 항공 재킷, 카 코트, 보머 재킷에 골지 니트, 시어링, 인조 퍼 소재의 오프숄더 패널을 더해서 새로운 구조로 변신시키는 식. 럭비 스트라이프 폴로 셔츠나 코튼 포플린 셔츠에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매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최태경

2022년 05월호

MOST POPULAR

  • 1
    열아홉 나의 꿈은
  • 2
    핵주먹 버번
  • 3
    서울의 밤 그리고 바
  • 4
    WAYS OF SEEING
  • 5
    위스키를 준비했어!

RELATED STORIES

  • FASHION

    MOOD FOR BLACK

    고요하고 거룩한 연말의 밤, 침잠한 어둠 속에서 투명하고 단단한 빛을 드러내는 블랙, 화이트, 골드 그리고 샤넬 워치&화인 주얼리로 채운 홀리데이의 시간.

  • FASHION

    TAKE 3

    매년 한 해의 특별한 제품을 모아 따뜻한 연말을 선사하는 이솝 기프트 키트 한. 정판으로 출시되는 이솝 2024-25 시즈널 기프트 키트 3종은 은막에 대한 헌사와 영화적 감상을 담았다 아. 날로그 필름 특유의 빛이 스미고 번지는 느낌을 패키지 디자인에 구현했고, 장면과 공간에 인상을 남기는 제품들로 구성한 감각적인 시즈널 기프트 키트 컬렉션은 안온하게 고조되는 연말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해줄 거다

  • FASHION

    THE CLASSIC ESSENTIAL

    선물을 고를 땐 수만 가지 고민이 따른다.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생각 속을 헤매는 이들을 위해 몽블랑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언제나 실패 없을 법한 클래식한 제품은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 채웠고, 탄탄한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빈틈없는 만듦새는 오래도록 쓰기 좋다. 몽블랑과 함께라면 누구라도 만족할 만한 선물을 전할 수 있을 거다.

  • FASHION

    FEEL THE MOMENT

    한겨울의 찬 바람 속에서도 행복한 순간을 놓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룰루레몬의 원더 퍼프 컬렉션. 가볍고 따뜻한 필파워 600의 구스다운에 탁월한 방수 기능과 뛰어난 열 보존력을 자랑하는 프리마로프트 소재를 더해 보온성을 한껏 높였다.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할 때도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는 차분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 FASHION

    Table Manner

    연말 파티를 위해 응당 갖춰야 할 애티튜드와 다채롭고 영롱한 론진 컬렉션의 필연적인 상관관계. 타고난 격식과 유려한 위트를 테이블 곳곳에서 발견했다.

MORE FROM ARENA

  • REPORTS

    Like Actor, Like Man

    최우식은 의심이 많다. 그래서 배우가 된 자신을 자주 의심했다. “맞는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까지 5년은 걸렸어요.” 영화 <마녀>는 그런 그가 획득한 새로운 기회다.

  • INTERVIEW

    바로 말고 차선우

    머리를 박박 깎고 군에 입대한 차선우가 돌아왔다. 더 성숙해진 어른의 모습으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 CAR

    겨울을 대비한 자동차의 기술

    한파가 온다. 이어서 긴 밤과 폭설, 블랙 아이스가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겨울철 안전한 주행을 위해 자동차 브랜드들이 특별한 기술을 개발했다.

  • INTERVIEW

    류승룡 '우직하게' 화보 미리보기

    목장 주인으로 돌아온 류승룡

  • LIFE

    크래프트와 공예의 입지는 어떻게 달라질까?

    공예에 트렌드라는 단어가 결합된 페어가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리고, 손으로 만든 삶의 도구들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한다. 2019년, 크래프트와 공예 신의 부흥은 지속될까?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