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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의 중심

지난해 ‘키아프(KIAF) 서울’과 ‘아트 부산’에선 활발한 수요가 발생했다. 한국 미술시장은 호황에 힘입어 글로벌 아트 신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을까. 올해 한국에 분점을 마련할 두 갤러리에게 한국 아트 신의 성장 가능성을 물었다.

UpdatedOn February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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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리 개인전 <Aah>.

오스틴 리 개인전 <Aah>.

PERES PROJECTS

작년 10월,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과 ‘아트 부산’에 참가해 미술 애호가들에게 큰 주목을 받은 ‘페레스 프로젝트’는 베를린에 거점을 둔 현대미술 갤러리다. 아트 부산에서는 독일 신진 작가 12명의 작품을 판매했고 오프닝 전 판매가 마감되는 성과를 거두어 베스트 부스로 선정됐다. 이번에 국내 아트페어를 경험한 페레스 프로젝트는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분점을 열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아트페어의 주소비자층은 밀레니얼과 Z세대였어요. 한국의 젊은 세대가 예술 수집 활동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들은 빠른 속도로 정보를 찾는 능력이 뛰어나고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세대예요. 그렇기에 서울을 아시아의 전초기지로 삼아 첫 번째 공간을 여는 것은 유의미해요. 한국 미술시장의 활발한 흐름을 직접 눈으로 보았고 경험했기 때문이죠.” 페레스 프로젝트 대표 하비에르 페레스가 말했다.
아트페어에서 페레스 프로젝트가 큰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페레스의 안목 덕분이었다. 하비에르 페레스는 트랜스젠더이자 맹인이지만 회화, 비디오,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업을 활발히 이어온 ‘마누엘 솔라노,’ 여성의 주도성을 강조한 작품을 선보이는 ‘도나 후안카’ 같은 도발적이고 독창적인 작가들에 주목한다. “한국의 젊은 컬렉터들은 깨어 있어요. 그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 신진 예술가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주죠.” 하비에르 페레스가 말했다.

레베카 아크로이드 <100mph>. ⓒMatthias Kolb

레베카 아크로이드 <100mph>. ⓒMatthias Kolb

레베카 아크로이드 <100mph>. ⓒMatthias Kolb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가 만나는 국경 지대에 위치한 스위스 바젤의 인구는 19만 명에 불과하지만 매년 아트페어가 열리는 초여름이면 전 세계에서 7만 명의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1970년에 시작된 ‘아트 바젤’은 유수의 갤러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근현대 미술품을 사고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 장터로 거듭났다. 하비에르 페레스는 아트 바젤이 부흥했듯 한국 아트 신도 막강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미술시장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고려할 때, 한국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나라예요. 미술품 관세가 없고 컬렉터들의 구매력도 강하며, 전시 공간 확보도 용이해요. 스위스 바젤시가 아트 바젤의 본고장이 된 과정과 수십 년에 걸친 성취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트 부산과 키아프 서울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성장하며 국제 미술계에서 생명력을 키워나갈 거예요.” 그는 예술과 예술가는 시대의 거울이라고 말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시대의 흐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예술도 마찬가지죠. 반드시 역사적인 작품만 예술로서 인정되지는 않아요. 우리가 예술을 경험하는 방식도 다양해졌고, 어떤 예술과 함께 살고 싶은지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올해 페레스 프로젝트 서울은 강북 지역에 개관할 계획이다. 기획전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화 위주로 소개한 만큼 더 다양한 회화 작품들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또 어떤 대담한 작품들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아트 바젤 부스 현장.

아트 바젤 부스 현장.

아트 바젤 부스 현장.

뉴욕 투 팜스 갤러리 모습.

뉴욕 투 팜스 갤러리 모습.

뉴욕 투 팜스 갤러리 모습.

TWO PALMS

1994년 뉴욕에 설립된 ‘투 팜스’ 갤러리는 현대 예술가들과 협력하여 소호에 위치한 스튜디오와 쇼룸에서 판화와 조각 작품을 출판한다. 젤라틴 금속판을 눌러서 만든 인쇄 기술인 ‘우드베리타이프’와 음각 인쇄법 ‘인타글리오’와 같이 현대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전통 기술을 활용한다. 지금까지 아트 바젤 홍콩에 참가한 투 팜스는 작년, ‘키아프 서울’에 참가했다. 한국과의 인연은 키아프 서울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다. “아트 바젤 홍콩과 같은 주요 국제예술박람회에 참가해 한국 고객들을 자주 만났어요. 그렇기에 아트 신에 대한 한국인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었죠. 클라이언트가 어디에서 왔고, 작품 컬렉션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기에 서울 박람회에 참가했고 한국에 갤러리를 개관하기로 계획했어요.” 투 팜스 갤러리의 ‘알렉산드라 슬래터리가 말했다.

투팜스 갤러리는 키아프 서울을 통해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미국의 흑인 작가 ‘스탠리 휘트니’ 는 현대 추상회화의 주요 작가로, 캔버스마다 색을 즉흥적으로 쌓는 독특한 기법을 구사한다. 또 초상화의 대가 ‘엘리자베스 페이튼’의 판화도 전시했다. 판화 작품을 전시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한국 컬렉터들은 우리 갤러리와 함께 작업하는 예술가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어요. 우리 갤러리 작가들의 판화 작품에 대한 지식도 갖추었죠. 구매 성향을 봤을 때 한국 컬렉터들은 그래픽으로 작업한 컬러풀한 작품을 선호했어요. ‘멜 보크너, 마리나 아담스, 스탠리 휘트니’의 작품들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아트 신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시장은 큰 호황을 누렸다. NFT 시장은 아티스트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이를테면 트위터에 올린 글 한 줄이 NFT 마켓에서 32억원에 팔린 것처럼 말이다. 다소 가벼운 영상이나 이미지, 소리까지 작품으로서 팔리기 때문에 진정성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 이렇듯 디지털 과포화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에게 투 팜스 갤러리의 알렉산드라 슬래터리는 말한다. “화려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가 무형이 아닌 유형적인 예술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깨닫기를 바라요. 급변하는 온라인 트렌드에서 벗어나, 전시를 감상하며 생각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어요. 깊은 세계로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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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바젤 부스 현장.

아트 바젤 부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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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정소진

2022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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