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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masutra

자동차는 과학이 아닙니다. 침대입니다. 주어진 환경을 새로운 자극으로 승화시키는 슬기로운 8인의 섹스 탐구 생활.

UpdatedOn February 20, 2006

 

1 메르세데스 벤츠 SL 600

벤츠 SL 600은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 같은 녀석이다. 고만고만한 차에서 나누는 섹스와는 몰입도부터가 다르다. 날카로울 정도로 흥분이 고조되는 게 거의 스리섬에 비할 만큼 자극적이다. 보통 운전석에 앉은 내 위로 그녀가 올라타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한껏 달아오를 즈음이면 하드톱을 슬쩍 걷어보기도 한다. 야외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지고 그만큼 섹스의 감도도 올라간다. 소리를 죽이려고 간신히 신음을 참으면서 숨을 흘리는 여자친구의 모습도 내가 차에서 섹스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아직 다른 사람에게 들켜본 적은 없다. 하지만 톱을 접는 데까지 16초,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시간도 겨우 4.7초면 충분하다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신현석(회사원)

 

2 GM대우 칼로스

칼로스는 소형차지만 공간 활용에 유리한 편이다. 일단 차체가 높아 앞좌석에서 말을 타더라도 동작이 심하게 커지지만 않는다면 지붕에 머리를 부딪칠 염려는 적다. 다만 아무래도 운전석이나 조수석은 레그룸이 넉넉하지 않아 좀 꼼지락거리게 되고 자세가 어정쩡해지는 면이 있다. 대신 칼로스는 뒷좌석 전체를 접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그 위에 휴대용 매트리스를 펼치는 쪽을 택한다. 이렇게 하면 앞좌석 뒤부터 트렁크까지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어지간한 세단보다 넓은 경기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나나 그녀나 다소 거칠게 섹스를 하는 편인데 몰입하다가 균형을 잃고 의자 아래로 굴러 떨어질 염려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 하겠다.  원준석(대학원생)

 

3 인피니티 G35 쿠페

남자친구의 인피니티 G35 쿠페 같은 경우, 운전석에 비해 조수석의 쿠션이 낮아 좀 더 안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좌석이 젖혀지는 각도도 커서 깊게 누워 그의 허리를 다리로 감싸면 그럭저럭 편안해진다. 본격적으로 그가 피스톤 운동을 시작하면 나는 다리를 풀어 콘솔 박스에 발끝을 딛고 가볍게 밀기 시작한다. 다리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지는 게 은근히 자극을 더하는 것 같다. 자동차에서의 섹스는 확실히 침대에 비해 행동 반경이 제한될 수밖에 없지만, 좁은 공간이 주는 아기자기한 맛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연수(회사원)

4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퍼시피카는 힘이나 승차감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여유로운 내부가 큰 장점이다. 2열과 3열을 접으면 금세 넉넉한 공간이 생기니, 거의 바퀴 달린 침대나 다름없다. 그래서 보통의 차량에서라면 어림없겠지만 퍼시피카에서는 69 체위까지도 욕심을 부려볼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실제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좀 더 사주 경계에 유리한 자세가 마음 편하다. 69처럼 유사시(난데없는 인기척을 감지한다거나) 기동력이 떨어지는 체위는 집중하기 어려워서 욕심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퍼시피카 정도면 하드웨어는 빠지지 않는 조건일 게다. 소프트웨어가 좀더 과감하게 바뀐다면 그녀와 나의 오르가슴도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될지 모르지. 김철형(공무원)

 

5 현대 뉴 아반떼 XD

뉴 아반떼 XD는 준중형 세단인 만큼 실내가 넓다고까지는 할 수 없으나 공간이 무난하게 확보되는 편이다. 일단 좌석이 편안해서 오래 뒤척거릴 필요 없이 자세가 잡힌다. 앞좌석의 경우, 헤드레스트 부분을 다양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좌석에 한껏 묻고도 머리를 정확히 원하는 정도로 고정할 수가 있다. 덕분에 섹스를 하면서 내 위에 올라앉은 여자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는 게 어렵지 않다. 날이 서늘할 때는 운전석의 열선을 작동하고 창문을 약간 열어둔 채 섹스를 하기도 하는데, 등 뒤로 따뜻한 기운을 느끼면서 한편으로 맨살을 찬 공기에 노출시키는 기분이 썩 괜찮다. 차에서가 아니라면 이런 재미는 좀 어려울 거다. 채지형(만화가)

 

6 푸조 307 SW

푸조 307 SW에서 최고의 순간을 맛볼 수 있는 팁이 하나 있다. 일단 하늘이 맑은 밤을 골라 수고스럽더라도 교외까지 그녀와 함께 드라이브를 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운전석을 뒤로 젖히고 그녀가 올라앉은 상태에서 결합을 시도하도록. 상대가 허락한다면 오럴 섹스를 즐기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 위 지붕의 2/3를 차지하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통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흥분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내가 경험해본 최고의 펠라티오였다. 노출증적인 스릴만을 위해서라면 아파트 창문을 열어두고 섹스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넓고 푹신한 침대를 집에 두고 굳이 밖으로 도는 데는 그 이상의 이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박성만(자영업자)

 

7 쌍용 렉스턴

세단에서도 경험이 있지만, 나는 아무래도 차체가 높은 차량에서 하는 섹스가 좋다. 땅에서 좀 더 멀어졌다는 느낌만으로도 침대에 누워 있는 것과 다른 맛의 자극이 있다. 렉스턴 같은 SUV의 경우, 일단 실내 공간은 넉넉하기 때문에 적당한 장소만 찾게 된다면 섹스에 몰입하는 것은 쉽다. 여자친구와 나는 운전석 바로 뒷좌석을 택하는 편이다. 그녀가 변칙적인 행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얼굴을 마주 보는 정상위를 고집하는 편이기 때문에 색다른 환경이 색다른 섹스까지 이어지지는 못한다. 욕심이 있다면 운전석을 뒤에서 끌어안은 그녀를 내 위에 앉히고 후배위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이건 실내에서 하는 것과 전혀 다른 기분일 것 같다. 정성한(한의사)

 

8 BMW 320i

카섹스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좁은 공간은 영 불편하다. 나는 침대에서도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 걸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체위의 가짓수라는 게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래도 BMW 320i의 경우 세단치고는 실내가 넓은 것 같다. 평범하게 포개어지는 자세라도 다른 차에서보다는 한결 움직임이 편하다. 뒷좌석에서는 그가 머리를 약간만 조심하면 후배위도 무난하다. 사실 BMW 320i에서 섹스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널찍하고 미끈한 보닛 위가 아닐까 싶다. 실행에 옮기려면 보통 이상의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오지현(의류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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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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