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IER SANTOS DUMONT
산토스 뒤몽 워치는 까르띠에, 아니 시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계가 아닐까 싶다. 19세기 말 비행사 알베르토 산토스 뒤몽은 루이 까르띠에에게 비행 중 시간을 보기 불편하다며 비행에 방해받지 않는 시계를 요청한다. 당시만 해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회중시계가 상용되고 있었다. 이에 루이 까르띠에는 비행 중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도 안전하게 시간을 체크하도록 손목시계를 만들었다. 최초의 현대식 손목시계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1907년 산토스 뒤몽이 자신의 비행 기록을 경신하고 내리자 세간은 그가 손목에 착용하고 있던 시계에 주목했다. 이를 계기로 루이 까르띠에는 이 시계에 친구의 이름인 ‘산토스 뒤몽’을 부여했고, 본격적으로 시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산토스 뒤몽 워치 7백70만원.
TAG HEUER MONACO
모나코가 지니는 의미는 특별하다. 1969년 세계 최초로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크로노매틱 칼리버 11을 탑재한 점, 당시 워치메이킹의 미적 코드를 깬 혁신적인 사각형 케이스 디자인의 방수 시계란 이유에서다. 39mm 사이즈에 페트롤리움 블루 다이얼, 왼쪽에 위치한 크라운, 레드 포인트 크로노그래프 핸즈까지.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듬해 스티브 매퀸이 영화 <르망>에서 차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매퀸은 영화 출연을 위해 실제 레이서였던 조 시퍼트에게 기술을 배우던 중 그의 권유로 모나코를 착용했다. 그렇게 모나코는 당대 최고의 아이콘과 만나 불멸의 이름을 얻게 됐다. 지금도 크로노그래프 호이어 로고가 새겨진 레이싱 수트를 입고 모나코를 착용한 매퀸의 모습은 전설로 남아 있다. 모나코 칼리버 11 리에디션 8백3만원.
OMEGA SPEEDMASTER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오메가의 문위치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주에 간 시계다. 1962년 미국 최초의 유인 위성 발사 프로젝트 머큐리의 일환으로 우주비행사 월리 시라가 시그마 7호를 타고 지구를 6바퀴 선회하는 데 성공한다. 그때 그의 손목에 이 시계가 함께하고 있었다. 당시 나사가 공식 채택한 것이 아닌 시라의 개인 소장품으로, 시중에 출시된 시계 중 우주 비행에 가장 적합하다는 그의 개인적인 선택이었다. 그가 착용한 모델은 2세대 스피드마스터였고, 이런 선례가 있었기에 나사는 공식적으로 오메가에 테스트를 위한 샘플을 요청했다. 본래 레이싱 워치였던 스피드마스터는 나사의 테스트를 거쳤고, 1969년 닐 암스트롱이 탄 아폴로 11호와 함께 달에 착륙하며 ‘문워치’라는 애칭을 얻었다. 스피드마스터 크로노그래프 39.7mm 퍼스트 오메가 인 스페이스 6백만원대.
BLANCPAIN FIFTY FATHOMS
프랑스 해군 잠수부대 소속 로베르 말 루비에르 대령은 잠수 임무에 사용할 방수성과 내구성이 우수한 시계가 필요했다. 블랑팡의 CEO이자 다이버였던 장 자크 피슈테르는 고심했다. 우선 방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라운을 이중 밀폐 처리했다. 이는 크라운을 당겼을 때 두 번째 밀폐 장치가 물을 막도록 조치한 것이다. 또한 실수로 베젤이 회전하지 않고, 소금과 모래로부터 보호되도록 베젤 잠금 시스템을 적용했다. 피슈테르는 남프랑스 해변에서 다이빙 테스트를 시행하며 피프티 패덤즈를 완성했다. 이름의 유래는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 나오는 5패덤이라는 문구에서 차용했다고. 1패덤은 약 1.83m를 의미하는데 더욱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50패덤즈(약 91.5m)라 명명했다. 그의 노력 끝에 피프티 패덤즈는 프랑스 잠수부대의 주요 장비로 자리 잡았다. 피프티 패덤즈 데이트 앤드 세컨즈 1천8백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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