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적 라이프스타일
고프코어란 단어는 주로 아웃도어 활동에서 자주 먹는 견과류에서 따온 고프와 핵심을 뜻하는 코어의 합성어인데, 2017년 <THE CUT> 매거진에서 처음 사용한 것을 원류로 삼는다. <THE CUT>에선 고프코어를 ‘아웃도어 스타일을 길거리로 가져온 것’이라 정의했다.
현재의 MZ세대가 열광하는 고프코어 스타일이 정착하기 전, 견인차 역할을 한 건 혁명가 뎀나 그바살리아. 그는 베트멍부터 이어지던 아웃도어적인 요소와 캐주얼한 무드를 발렌시아가에서도 선보이며 아웃도어와 일상복의 장점을 융화시켰다. 도톰한 패딩 점퍼와 아노락, 윈드브레이커 등 아웃도어 의상에 데님 팬츠와 어글리 스니커즈를 믹스매치해 패션 신을 선도했다. 후에 키코 코스타디노브, 사무엘 로스, 코트 와일러 등 급진적인 디자이너들이 기능성 재킷과 팬츠를 일상복과 섞거나 도시에서도 입을 법한 과하지 않은 실루엣을 만들어내며 고프코어 스타일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렇듯 한동안 들불처럼 일어났던 고프코어 문화는 최근 팬데믹으로 인해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더니, 이제는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모임이 금지되고 별다른 여가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 속, 자연은 사람들의 놀이터가 됐다. 이에 따라 아웃도어 브랜드의 매출이 증가하고, 등산과 캠핑에 관심 없던 세대조차 아버지가 입을 법한 등산복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앞서 언급한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고프코어 스타일을 기반으로 아웃도어 브랜드의 기능성 재킷과 등산화를 일상에서도 어색하지 않게 착용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살로몬,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입문용 제품을 추천하는 글이 올라오며, 고프코어 스타일 착장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팬데믹을 맞아 다양한 국가에서 사람이 없는 자연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아웃도어 트렌드가 주류 생활 양상이 되어가는 중이다. 향후 아웃도어 활동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도시와 자연을 이어주고 패션성과 실용성, 일석이조를 갖춘 브랜드들은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소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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