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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TUNE I: TO WATCH

<아레나> 에디터들의 취향대로 고른 이 계절보다 후끈한 여름 추천 영화 9선.

UpdatedOn July 02, 2021

  • <죠스> 1975

    작년인가, 아무튼 극성맞은 열대야였다. 찬물로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선풍기부터 자연풍으로 회전시켰다. 얼음 가득 넣은 핸드릭스 진 토닉 한 잔을 만들고, 큼직한 화면에 <죠스>를 틀었다. 그냥 갑자기 보고 싶어서. 창문은 있는 대로 다 열어놔서 시끌벅적한 동네 사람들 소리가 다 들리는 와중에, 조용히 ‘두둥’ 하는 오리지널 사운드가 들리는 순간 전율이 쫙! 전혀 뜻밖에, 너무 평범해서 완벽한 여름밤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무조건 스티븐 스필버그 버전으로!
    EDITOR 최태경

  • <비거 스플래쉬> 2015

    많은 이들이 여름 영화로 꼽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전작. 어쩌다 보니 책 추천도 그렇고 시칠리아에 뭐라도 있는 사람 같네. 어쨌든 시칠리아 판텔레리아섬의 아름다운 여름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질투와 욕망이 먼바다에서 파도처럼 밀려온다. 하지만 몇 번이고 이 영화를 다시 본 이유는 틸다 스윈튼의 무섭도록 감각적인 패션 때문이다. 여자들이 여름에 어떤 스타일로 입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아무 말 없이 이 영화를 추천하겠다.
    EDITOR 노현진

<다이하드 3> 1995

한동안 <다이하드>가 크리스마스 영화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이 오갔는데, 감독 피셜로 크리스마스 영화로 정해졌다. 하지만 <다이하드 3>는 다르다. 뉴욕의 여름을 배경으로 한다. 액션 영화의 교과서다. 구성도 멘트도 액션도 야무지다. 무엇보다 뉴욕의 후덥지근하고 끈적거리는 습기를 잘 담았다. 뉴욕의 여름이 얼마나 답답한지 브루스 윌리스의 표정이 말해준다.
EDITOR 조진혁

  • <화이트 칙스> 2004

    설령 영화 <화이트 칙스>를 모른다고 할지라도 영화 중간부에 나오는 노래 ‘A Thousand Miles’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다. 탄탄한 근육의 소유자 테리 크루즈가 오픈카에서 귀여운 몸짓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명장면이다. 막힘없이 시원한 이야기의 흐름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 꼭 찾게 되는 영화다. 넷플릭스를 켜놓고 고민을 해도 딱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을 때면 생각한다. ‘화이트 칙스나 볼까?’
    GUEST EDITOR 유선호

  • <재키 브라운> 1997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한 여름 영화들을 하나같이 좋아하지만 요즘은 확실히 <재키 브라운>에 꽂혔다. 1960~70년대의 소울 펑크와 흑인 음악들로 채워진 사운드트랙과 자잘자잘하게 등장해 쉴 새 없이 떠드는 사무엘 잭슨만 아니라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치고 대사가 적다는 점, 선명한 원색 유니폼이며 빨간색 칵테일 드레스를 소화하면서 거꾸로 쓴 캉골 헌팅캡마저 어울리는 재키 브라운의 대단한 스타일까지 볼 때마다 딱 저 시절 LA의 여름을 대리 만끽하는 기분이 든다. 한탕 크게 해치우고 떠나는 그녀의 목적지마저 완벽하다.
    EDITOR 이상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2013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표현한 몇 안 되는 영화다. 사실 영화상의 계절이 정확히 여름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렴 어떨까. 밤의 섹시한 파열을 이렇게나 감각적으로 표현했는데. 내가 꼭 가고 싶던 모로코가 배경인 점도 마음에 들었다. 밀도 높은 여름밤 탕헤르의 공기와 디트로이트의 점멸하는 불빛들…. 스토리는 둘째 치고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아! 물론 권태로운 뱀파이어들의 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고.
EDITOR 김성지

  • <러브 액츄얼리> 2003

    여름엔 여름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피한다. 여름이 오면 여름 노래가 줄기차게 흘러나오는 게 지겹듯, 진득한 열기가 감도는 왕가위 영화는 지루하니까. 오히려 사랑스러운 겨울을 피부로 느끼고 싶어 <러브 액츄얼리>를 찾는다. 삭막한 겨울이 가고 풀이 파릇하게 자라나면 로맨틱한 감정이 피어오르던데, 시각적 더위는 싫으니 겨울 로맨스 영화를 슬쩍 틀어본다.
    EDITOR 정소진

  • <로마> 2018

    이 영화를 고른 건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유년 시절을 배경으로 했다. 둘째, 고전미가 느껴지는 흑백 화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보다 보면 전기료가 절약되는 기분이다. 농담이다. 마지막 세 번째, 로마 알파벳을 역순하면 ‘아모르’가 된다. 결국은 사랑에 관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스포일러는 아니니 안심하고 봐도 된다. 재미는 보장한다.
    EDITOR 차종현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7

여름엔 색감이 가득한 영화를 찾게 된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도 그중 한 편이다. 아이스크림 하나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무니’를 보고 있자면, 내일은 무얼 해야 한다는 일정이나 현실적인 고민들 혹은 주변의 눈치 등을 모두 내려놓고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내용은 색감만큼 동화 같진 않지만 잠시 천진난만하고 오래 남는 여운이 백미로, 여름휴가의 마지막 날 추천하는 작품이다.
EDITOR 이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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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상

202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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