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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TUNE I: TO READ

<아레나> 에디터들이 고른, 무상한 여름을 채우는 읽을거리들.

UpdatedOn July 01, 2021

  • <아가미> 구병모

    마침 이 책을 읽었을 때는 8월 중순, 억센 비가 쏟아지는 어느 여름날이었다. ‘불행하다’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미안할 정도로 처절하고 치열함이 공존하는 삶.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숨을 쉬게 하는 아가미는 있다. 습한 온도, 물 내음이 가득한 진한 여름을 전한다. 어쩌면 여름의 날것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책은 ‘아가미’뿐일지도 모르겠다.
    GUEST EDITOR 유선호

  • <Current> 데이비드 호크니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여름에 딱히 어울리는 책은 뭐가 있지? 장고 끝에 눈에 들어온 건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책이었다. 그림과 작품명만 간결하게 적혀 있어 지금 같이 마감이 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건방지게 쓱쓱 넘겨보면 좋을 거 같다. 원고 다 넘겼냐고 물어본다면, 수영장에서 풍덩! 하는 그림 한 점 보여줄 거다. 이제 시작이라고, 달콤한 말 포함해서.
    EDITOR 차종현

  •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여행지, 특히 여름 바닷가에 갈 땐 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챙긴다. 이렇게 말하면 그가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하루키 식의 변변찮은 어투나 뜬금없이 산으로 가는 흐름을 매우 좋아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벤츠를 운전하다 사고 내는 꿈을 꾸고선, 벤츠가 장어, 차 사고가 고칼로리를 의미하는 것 같으니 오늘은 장어를 먹겠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얘기들. 한여름 바닷가에 늘어지게 누워서 “이 아저씨 진짜 쓸데없는 소리만 해”라고 키득거리면서 읽기 딱 좋다.
    EDITOR 최태경

  • <Today Is The First Day> 볼프강 틸만스

    이글대는 아스팔트 위로 온통 쨍쨍하고 선명해진 시야마저 숨 막히는 여름날이 있다. 그럴 때면 사진가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을 찾아본다. 그의 시선으로 환기된 장면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연약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져 한결 선선한 기운마저 든다. 작년에 출간한 <Today Is The First Day>는 그의 이전 3년간의 사진, 비디오, 전시와 작업 과정을 조망한 아카이빙 북이다. 완연한 여름만을 담아낸 사진집은 아니지만 긴 여름 동안 느긋하게 펼쳐 두고 싶은 책.
    EDITOR 이상

  • <모두 다 예쁜 말들> 코맥 매카시

    여름은 답답하다. 걷기 싫고, 밖에 나가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걸어야만 하는 시절이 있다. 10대. 우리는 너무 오래 걸었다. 그만 걸어도 되는데 할 줄 아는 게 걷는 것뿐이었다. 우리는 돌아가고 있었지만 사실은 도망가고 있었다. <모두 다 예쁜 말들>에선 미국 서부를 걷는다. 두 소년이 죽기 직전까지 맞아 쓰러진 다음에도 일어나서 걷는다. 잃어버린 말을 찾기 위해서다.
    EDITOR 조진혁

  • <커트 코베인> 찰스 R. 크로스

    빤하지만 7월은 땀 삐질삐질 흘리며 록 스피릿을 발산하기에 제격인 달이다. 방방 뛰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제쳐두고, 찰스 R. 크로스의 <커트 코베인>을 꺼내 든다. 록의 전설 커트 코베인의 짧고 굵은 생을 고스란히 담은 책인데, 그가 어린 시절 끄적이던 그림, 직접 포착한 폴라로이드 사진, 손수 쓴 악보 등 꽁꽁 숨겨놓았던 그만의 인생을 훔쳐볼 수 있다. 배경음악으로 ‘Smells Like Teen Spirit’을 고르는 건 필수.
    EDITOR 정소진

  • <레투어(Retour) VOL. 2: 시칠리아(Sicilia)> 정멜멜

    여름에는 왜인지 활자가 많은 책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다. 깨알 같은 글씨들을 읽느라 움직이는 눈이 체온이라도 높이는 걸까. 그래서 얼마 전 마지막(이라고 믿고 싶었던) 봄비가 오던 날, 콩국수 한 그릇 먹고 들른 편집숍에서 발견한 <레투어 VOL.2: 시칠리아>는 내가 여름에 딱 원하던 사진집이었다. 에디터라면 누구나 알 만한 사진가 정멜멜이 툭, 하고 담은 이탈리아 남부의 섬 시칠리아는 ‘여름’ 그 자체다.
    EDITOR 노현진

  • <The Last Resort> 마틴 파

    여름의 낮보다 밤을 좋아하지만 마틴 파의 사진은 도무지 당해낼 재간이 없다. 특히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공되지 않은 대담한 해변 앞에선 낮밤이 뭐가 중요할까. 그중 <The Last Resort>는 천연덕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꼬마들이 마음에 들어 구매한 책. 적나라하게 펼쳐진 파노라마를 보고 나면 여름을 채집하는 사진가 중 마틴 파가 단연 최고란 걸 새삼 깨닫는다.
    EDITOR 김성지

<쓸 만한 인간> 박정민

배우 박정민의 변화무쌍한 연기도 좋아하지만 작가 박정민의 담백한 글 또한 좋아한다. 그의 첫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은 쉽게 읽히며 복잡하지 않다. 그리고 문장의 끝엔 ‘괜찮다’ ‘잘하고 있다’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여러 이유에서 지쳐 있다면 우선 더위로 그 탓을 돌리고 그의 책을 꺼내 볼 것. 결코 가볍지 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DITOR 이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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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상

202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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