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촬영지가 파주예요.
소원 저는 멀리 가는 거 즐겨요. 차에서 떠드는 걸 좋아해서. 하하.
SNS에 서로 사랑스러운 댓글을 자주 남기던데 돈독해 보여요.
소원 가족 같은 사이지만 선을 지켜요. 함께 일하는 사이니까 피해 가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죠.
엄지 맞아요. 멤버들 성격, 성향이 제각기예요. 이제는 오래 함께했고 서로의 성향을 파악해서 모든 면에서 더욱 편해졌어요. 각자의 색깔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해요.
이젠 다툼도 가볍게 지나가겠어요.
엄지 다툰 후엔 금방 풀어버리는 게 좋아요. 감정이 쌓여 있으면 일할 때 서로 힘들거든요. 그걸 아니까 다들 빨리 풀려고 노력하죠.
소원 멤버들이 솔직해서 그렇지 않은 척을 못하거든요.
엄지는 막내여서 힘든 점 없어요?
엄지 지금은 막내라고 하기엔 많이 컸어요. 하하. 다들 더 이상 저를 어리게 보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리더와 막내는 극과 극이니 맞서야 할 게 있기는 하죠. 언니도, 저도.
소원 엄지를 보면 아픈 손가락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막내기도 하지만 싫은 말 못 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이에요. 화나도 표출하지 않아요. 그래서 혼자 속앓이하지 않을까 걱정되죠.
담아둔 걸 터트리고 싶지 않아요?
엄지 누군가와 부딪쳐서 좋을 건 없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회피형 인간이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었어요. 담아두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님을 깨달았죠. 하고 싶은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신기하게 멤버들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줘요. 그게 위안이 되고 알아주는 것 자체로 마음이 풀려요. ‘알아주면 그걸로 됐어’ 이런 느낌?
소원은 맏이고 리더로서 무엇을 느꼈어요?
소원 저는 집에서 막내고 맏이가 되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여자친구에 들어오자마자 한순간에 맏이가 되어버린 거예요. 그러니 맏이로서 어떤 행동과 역할을 해야 할지 몰랐죠. 멤버들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엄하게 행동했어요. 그런데 멤버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더욱 성장하니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었구나 깨달았어요. 이젠 친구처럼 가볍게 말해요.
엄지 언니는 아주 여려요. 솔직하고 책임감도 강하지만 리더라는 짐이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었을 거예요. 예전에는 짐을 덜어주고자 어떤 일이든 쉽게 털어놓지 못했는데 이제는 사소한 것도 언니에게 가장 먼저 물어봐요. 그래야만 마음이 편하거든요.
소원 저는 ‘멤버들에게 울타리 같은 존재가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행복해요.
“‘멤버들에게 울타리 같은 존재가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행복해요.”
데뷔 6주년이에요. 지난 6년을 돌아보면 어떤 마음이 들어요?
소원 초반에는 여유가 거의 없었어요. 행복과 기쁨을 누릴 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죠. 돌아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많이 배웠어요. 그때보다 훨씬 성장했으니까요. 6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길어요.
무척 길죠. 심지어 엄지는 학생 때 시작해서 지금은 성인이니까요.
엄지 그래도 6년이라는 시간 덕분에 지금이 있는 거니까 아쉬움은 없어요. 지금은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면에서 안정적이어서 만족스러워요.
파워청순에서 마녀 콘셉트로 진화했잖아요. 마음에 들어요?
소원 좋아요. 스스로 판단하기에 저는 파워청순 콘셉트와 100% 어울리지는 않아요. 그래서 나와 맞는 콘셉트를 찾고 싶다는 갈망이 조금 있었죠. 마녀 콘셉트는 제가 표현하기도 더욱 쉬웠고 재미있었어요.
엄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뭔지 알겠어. 자기한테 맞는 옷을 입으면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소원 데뷔 초반에는 주눅 들어 있었거든요.
데뷔 초 무대 위 소원의 모습에서 느꼈어요.
소원 그땐 댓글 10개 중 하나가 나쁜 반응이면 그 하나만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특정한 제스처를 했을 때 하지 말라는 피드백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이후로는 절대 그러한 제스처를 하지 않았어요. 강하지 못했죠. 하지만 지금은 많이 극복했고 콘셉트에 대한 표현력도 확실히 늘어 자존감도 높아졌어요. 저를 깎아내리는 말들에 휘둘리지 않고 이젠 덤덤히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겼어요. 상처 안 받고 캡처해두죠.
“6년이라는 시간 덕분에 지금이
있는 거니까 아쉬움은 없어요.”
엄지는 본인이 어른 같다고 느낄 때가 언제예요?
엄지 제게 도움되는 것과 되지 않는 걸 구분할 때? 정말 많은 피드백을 매일 받는데 저한테 도움이 되는 것만 간직해요. 피드백을 모두 수용하려고 하면 과부하될 수도 있으니까요.
서로가 어른 같다고 느낄 땐 언제예요?
엄지 저는 너무 많은데…. 멤버 신비의 친구가 이런 말을 했어요. 소원 언니에게서 제일 어른의 향기가 난다고. 저도 완전 동의해요! 성숙미가 느껴져요. 키는 항상 컸고 언니로서 듬직한 건 여전한데 문득 너무 예쁘고 멋있더라고요. 진짜 우리 언니는 어디 내놓아도 자랑스러워요.
언니 기분 좋겠어요.
소원 그럼요. 얼굴이 화끈거리는데 마스크가 있어서 다행이네. 하하하. 엄지는 대화할 때 어른 같아요. 고민이 생기면 엄지를 제 방으로 불러요. 멤버 모두 편하고 좋지만 엄지는 막내 같지 않게 이성적으로 판단할 줄 알거든요. 고민을 털어놓으면 ‘언니 마음 이해하지만 내가 봤을 땐 그건 아닌 것 같아’라고 똑 부러지게 얘기하죠. 그럴 때 엄지에게 많이 배워요.
시도해보고 싶은 콘셉트가 있어요?
엄지 일본에서 <플라워> 앨범을 발매했는데 당시 라틴풍의 콘셉트를 선보였거든요. 그 콘셉트를 한 번 더 새롭게 시도하고 싶어요.
소원 저는 완전 동양적인 거. 제가 <해를 품은 달> OST 중 ‘은월각’을 엄청 좋아해요.
엄지 이 언니 진짜 특이해요.
소원 그 곡 꼭 들어보세요. 제가 들으면서 한복 입은 예쁜 아씨가 꽃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모습을 떠올렸는데, 그런 느낌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함께 부른 곡 ‘Better Me’는 경험담을 담은 노래잖아요. 어떤 경험담일까요?
소원 엄지랑 저는 같은 시기에 힘든 감정을 공유했어요. 빛을 보지 못하고 져버릴까봐 걱정했었죠. 서로 다독여주며 만든 곡인데, 결국 시간이 지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시기가 조금 늦었을 뿐이지 우리도 꽃을 피웠다.’
<회:발푸르기스의 밤> 앨범 속 ‘Love Spell’은 사랑의 묘약에 대한 내용을 담았더라고요. 만일 걱정과 불안 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묘약이 주어진다면 먹을 건가요?
엄지 저는 안 먹어요. 그러면 사랑이 소중한 건지 모를 것 같아요.
소원 저는 먹을래요! 태어나자마자 먹는 게 아니라 사랑이 주는 불안감을 겪어보고 먹는 거니까 이미 그 고통을 알잖아요. 저는 특히 ‘불안 없이’라는 조건이 좋아요.
지금 가장 원하는 묘약은 뭔가요?
소원 노화를 막는 묘약.
엄지 근데 조금 무섭다. 30년이 지났는데 언니는 그대로일 거잖아.
소원 나는 좋아. 나는 뱀파이어가 꿈이야. 저는 늙고 싶지 않아요.
엄지 저는 그냥 날개 달린 신발을 신어보고 싶어요.
소원 버디버디 아니야?
왜 날개 달린 신발을?
엄지 도로가 꽉 막히면 가슴이 답답해요. 평소 대중교통이나 킥보드를 이용하거나 걸어다니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냥 날아다니고 싶어요! 하하.
지금 여자친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소원 이다음. 지금까지 마녀 콘셉트를 선보였고, 마녀로 변신하고 마녀 축제까지 벌였잖아요. 앞으로 우리에게 펼쳐질 길이 중요하고 기대돼요.
엄지 저는 기억, 추억이요. 여자친구의 매 순간을 기억하고 지나간 추억을 간직하길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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