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이 대세다. 대세라기보단 팬데믹 영향으로 급부상해 트렌드처럼 되어버렸다.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가게들이 이른 시간 폐점하거나 아예 열지 않는 상황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이를테면 ‘술 구독 서비스’ 같은 것이다. 주류 구독 서비스는 많고 구독 가능한 주류의 종류도 다양하다. 전통주, 와인, 심지어 칵테일까지 가능하다. 칵테일은 레시피에 맞게 재료를 보내준다. 술과 함께 시럽, 생과일 믹서 같은 제품들을 받아볼 수 있다. 주류 구독 서비스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기에 직접 이용해봤다. 전통주, 칵테일, 와인으로 나눠 구독 서비스를 정리한다.
① 전통주 구독 서비스 미술관
‘미술관’은 전통주 구독 서비스다. 다양한 주조사들이 만든 2천 종류가 넘는 전통주를 소개하는데, 그래서 이름도 미술관이다. 오랜 시간 숙성되는 동안 주조사의 고민이 흠뻑 담긴 전통주를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술관 박스에는 전통주 2~4병과 배송된 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담긴 큐레이션 카드도 동봉된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에 배송되며 구독료는 3만9천9백원이다. 큐레이션 카드와 술 외에 다과, 와인 오프너 등 구성품이 딸려온다. 센스 있게 술잔도 보내준다. 미술관은 전통주 중에서도 탁주(막걸리), 약주(청주), 증류주, 과실주를 선보인다. 특징은 매월 술이 랜덤 발송된다는 점이다. 월마다 주조사가 선정한 술이 배송된다. 구독자는 어떤 술이 올지 모른다. 그저 미술관에서 보내주는 전통주를 받아볼 뿐이다. 직접 고르고 싶다면 쇼핑몰도 운영 중이니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판매하는 제품이 그리 다양하지 않다. 2천 개가 넘는 전통주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임에도 온라인 쇼핑몰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개수만 판매할 뿐이다. 그럼에도 미술관을 구독하는 이유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거나 처음 보는 전통주를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② 칵테일 구독 서비스 칵테일하이
바를 가지 않아도, 바텐더 없이도 칵테일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를 ‘홈텐딩’이라고 하던데 칵테일을 직접 제조해서 마시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레시피의 칵테일을,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어떻게 만들어 마셔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칵테일 장비도 무엇부터 마련해야 할지 고민부터 앞선다. ‘칵테일하이’는 홈텐딩을 시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준다. 매달 1일 DIY 칵테일 박스를 발송하며 정기 배송료는 3만6천원이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칵테일은 열대 과일과 커피 맛이 어우러진 ‘제주 어멍’, 상큼한 과일 맛이 돋보이는 ‘애플 마티니’, 그 밖에도 ‘럼 플런치’ ‘하이볼’ 등 다채롭다. 이러한 다양한 칵테일을 제조할 수 있는 레시피 카드와 필요한 재료들을 박스에 담아 보내준다. 한 박스당 총 6잔 정도의 분량을 만들어 마실 수 있는데, 한 잔에 몇천원밖에 하지 않는 셈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홈텐딩으로 칵테일을 마시고 싶다면 선뜻 구독해도 좋다. 하지만 높은 수준을 기대하긴 힘들다. 가격도 저렴한 데다 배송 가능한 주류 키트는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전통주를 중심으로 칵테일 레시피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하지만 칵테일을 경험 삼아 만들어보고 싶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서비스다. 맛과 퀄리티는 구독자의 손맛에 달렸다.
③ 와인 구독 서비스 퍼플독
와인 구독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곳이다. ‘퍼플독.’ 이곳의 특이한 점은 구독가가 제품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을 선사하는 골드는 3만9천원부터, 골드 플러스는 6만8천원부터 제공된다. 다만 플래티넘과 블랙을 택할 경우 가격이 50만원대까지 높아진다. 물론 골드나 골드 플러스에 비하면 수준 높은 와인을 받아볼 수 있다. 인기 있는 상품은 골드 플러스다. 합리적이면서 무게감 있는 와인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패키지와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AI가 와인 매칭을 도와주는 서비스, 어떤 와인이 올지 모르는 기대감은 구독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또한 와인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접하기 어려운 와인들을 보내준다는 것은 특별한 장점이다. 구매하러 다니기 번거롭고 가격대도 상관없는 바쁜 사람들에게 구독을 권한다. 다만 선뜻 시작하기엔 지출이라는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주류 구독 서비스들이 명확하게 지닌 장점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술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보물을 발견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홈술이 필요한 시대인 만큼 각 서비스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마음이 이끌린다면 구독을 신청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은 어기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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