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ha ha
양어장 마당냥이들의 하버지
양어장에 형성된 마당 고양이들의 생태계에 스며드는 한 인간. 그것이 ‘haha ha’ 채널을 보는 재미다. 관찰자 시점에서 고양이들의 작은 생태계를 바라보며 ‘이 녀석들은 야생의 길고양이들입니다. 정은 절대 주지 않을 것입니다’라 했던 ‘haha ha’는 어느새 ‘우리 집 마당 냥이들을 소개합니다’라며 고양이들의 이름과 성격, 계보를 읊어주기 이르렀는데… 양어장에서 가장 오래 산 길막, 길막의 딸 야통과 연님, 연님의 아들 무와 래기, 미모 담당 삼색, 삼색의 딸 도도와 Marilyn, 길막과 자매지만 곁을 주지 않는 빈집, 카사노바, 무법자 뚱땅이 등 고양이 대서사시가 소소하고 귀엽게 펼쳐진다. 무심한 ‘하버지’의 변화도 관전 포인트인데, 양어장에서 잉어를 낚아 올려 삶아서 살을 발라내 심야식당을 차려주는 건 물론, 고양이 집과 각종 용품을 손수 제작하고, 다친 무는 집냥이로 들이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담백한 편집, 최소한의 개입, 고양이들마다의 개성과 특징을 존중하는 ‘하부지’와 고양이들과의 적당한 거리감, 적당한 친근감이 이 작은 생태계를 지켜보는 즐거움이다.
속삭이는 몽자
강아지가 꼭 귀여워야만 하는가
갈색 푸들 몽자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미견은 아니다. 온갖 미용과 보정을 거친 품종견들 사이에 부숭부숭한 털에 옆집에 살 것 같은 친근한 얼굴과 몸매를 한 몽자는 그렇게 귀엽지만은 않은 강아지일지 모른다. 하지만 몽자는 웃긴다. 표정과 리액션이 풍부하고, 감정표현과 행동 모두 거침없으며, 욕심 많고, 흰자위로 눈치를 살피며, 콧잔등을 찡그리며 으르렁대기도 한다. 그런 몽자의 웃기는 표정과 행동을 과감하게 클로즈업하거나 슬로우 모션을 거는 유튜버의 센스는 발군이다. 몽자에게서 이런 모습들을 이끌어내기 위해 유튜버는 ‘휴지벽에 도전하는 강아지’, ‘투명벽 설치 강아지 반응’, ‘회사 간 척 강아지 속이고 박스 안에 숨어있기’, ‘외출한 주인이 고릴라가 되어 돌아왔을 때 강아지 반응’ 같은 웃기고 괴상한, 그러나 과하지 않아 강아지도 즐길 수 있는 설정들을 만들어낸다. 한 단 한 단 올린 휴지벽을 용맹하게 뚫고 나아가는 몽자의 얼굴을 보면 나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강아지는 꼭 귀여울 필요는 없지만, 꼬질꼬질한 얼굴에 뚠뚠한 몸매, 찡그린 입으로 욕 좀 하고 질투하고 못된 강아지, 몽자와는 사랑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
태공도사
앵무새의 몸에 갇힌 록스타, 코카투의 기행
앵무새가 얼마나 똑똑한 동물인지 아는가? 작은 공룡과도 같은 코카투의 지능은 3-4살 아이의 수준에 비견되며 말도 곧잘 따라 하고 알 수 없는 괴성도 지르며 헤드뱅잉도 잘한다. 태공도사는 대형 록스타의 영혼이 앵무새에 갇힌 것 같은 태식이, 비교적 온순한 공주 두 마리 코카투와의 피 튀기는 혈전과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각종 기행들로 가득한 유튜브 채널이다. 옷걸이에 앵무새를 걸어 그네를 태워준다거나 페트병 대신 손가락을 물리면 “너 이 ‘새’끼!”라고 호통치는 유튜버의 대응도 팽팽하다. 기대해도 좋다. 분명 더 ‘떡상’할 채널이다.
소녀의 행성
강아지 먹방 ASMR
리트리버 소녀, 포메라니안 행성, 웰시코기 우주 세 마리 강아지의 개성과 관계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유튜브다. 일상 콘텐츠도 소소하게 즐길만하지만 추천하고 싶은 것은 소행성 리얼사운드 타래의 먹방 ASMR. 소녀와 행성, 우주 세 마리 강아지가 돌아가며 채소부터 소고기 생식, 열빙어, 반려견용 대왕 머랭 쿠키, 말린 대구, 오리 목뼈 등을 챱챱 혹은 오독오독 먹는 소리가 귀엽다. 본격적인 ASMR용 장비로 그들이 입맛 다시는 소리부터 아작아작 씹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확실히 인간이 뭘 먹는 소리보다는 귀엽다. 우쭈쭈 소리가 절로 나온다. 굳이 남이 먹는 소리를 ASMR로 듣고 싶다면 이 귀여운 동물들의 ASMR을 추천한다. 프로페셔널한 편집과 고화질 영상으로 즐기기 편하다.
MochaMilk
반려견과 아기 공동육아
대형견과 아기, 저항할 수 없는 조합이다. 우유 같은 사모예드와 모카 같은 폼피츠, 그리고 유튜버 부부의 아기 온유. 한 프레임에 있는 것만으로도 귀여운데, 이 대형견과 중형견이 신생아를 함께 공동 육아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우유는 아기 곁을 떠나지 못하며 연신 핥고 애정 표현을 하고, 모카는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운 눈으로 아기를 살핀다. 아기와 강아지들은 함께 자란다. 이제 온유는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고, 강아지들은 아이보다 더 빨리 늙어가겠지만 그들의 한때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포근하다. ‘청소기로부터 아기를 지켜주는 강아지’, ‘어린 아이가 강아지를 오랫동안 안아보았습니다’라는 콘텐츠를 보고 있지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마음이 편해진다. 강아지와 아기의 조합, 저항할 수 없는 전통 강자다. 구독자수만 봐도 증명된다.
갓오복
말티즈는 참지않긔
오복이는 참지 않는다. 오복이는 말티즈이기 때문이다. 때깔 좋고 편집 좋은 여느 반려동물 유튜브 채널들과 달리 갓오복은 정말 우리 옆집 말티즈를 폰카메라로 담아낸 듯한 생생하고 친근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채널이다. 약간 삐뚤어진 입매, 어쩐지 심통 맞은 표정, 언제든 화낼 준비가 되어있는 이 친구는 다소 어지러운 편집과 저해상의 화질, 전문가의 손을 타지 않은 날 것의 콘텐츠임에도 충분히 우리를 사로잡을만한 매력들을 갖추고 있다. ‘말티즈는 참지 않긔’로 검색해보면 다양한 참지 않는 말티즈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요 삐뚤어진 입매의 갓오복이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