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대중을 사로잡은 매력은?
B 그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르는?
C 아쉬운 점은?
ROOKIE 1
김선호
A + 탄탄한 기본기. 눈앞에 수십, 수백 명의 관객을 두고 온몸으로 연기한 연극 무대에서 뒹군 8년의 경험은 드라마 촬영장의 수십 대 카메라 앞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보일 것이다. WORDS 양보연(<데이즈드> 피처 에디터)
+ 방구석에 있는 라면 봉지만 쳐다봐도 꿀 떨어질 것 같은 사연 있는 눈빛. 여초 커뮤니티에서 유일하게 ‘좋은 의미’로 매일 ‘핫게’에 가는 핫게의 남자. 그가 나온 짤방 모음을 보고 있자면 랜선 데이트를 하는 듯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B + <깡철이>의 강철(유아인)이나 <태양은 없다>의 홍기(이정재)처럼 젊다 못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역할. 지금처럼 극을 은은하게 끌어안는 것도 좋은 배우의 역량이지만,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는 분방한 젊음을 보여준다면 더 넓은 스펙트럼의 배우가 되리라. 무엇보다 그는 1986년생으로 어리지 않다. WORDS 양보연(<데이즈드> 피처 에디터)
+ 원톱 주연 로맨틱 코미디.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김종민과 붙어도,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에서 범죄자를 조사해도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은 단연 유죄. 이제 ‘케미’와 눈빛은 그만 낭비하고 제대로 쌍방향으로 마음 통해 연애하는 찐한 로맨틱 코미디로 박제해두는 게 시급해 보인다.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C + 대개 연극배우가 영화 혹은 드라마를 찍으면 연극 무대를 과거 커리어에만 두는 경우가 많다. 연극은 영화나 드라마로 가기 위한 발판에 불과한가? 김선호는 2021년 1월에도 연극이 예정되어 있는 걸 보며 괜히 기뻤다. 어떤 배우에게는 뿌리와도 같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현재이자 미래일 것이다. 연극 무대에 대한 소신을 앞으로의 커리어에서 어떤 위치에 둘 것인지가 그의 배우로서의 함량을 좌우하지 않을는지. WORDS 양보연(<데이즈드> 피처 에디터)
+ 건강하게 스트레스 해소하는 자신만의 방법 찾기. 롱런하려면 필수적이다. 머리로는 스트레스 따위 받지 않는다고 느끼더라도 몸은 정직하니 말이다. 쉬지 않고 일에 몰입하는 걸 보면 올해 들어온 옆자리 신입 같은 느낌이 든달까. 쉬엄쉬엄 길게 가자.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ROOKIE 2
이재욱
A + 우월한 피지컬과 외모는 물론이고, 안정적인 발성과 연기력까지 갖춘 그가 이름을 알리는 건 시간문제였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이었던 인물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백경’이었다. 거만하고 독단적이지만 한 여자만 바라보는 ‘츤데레’ 백경이 직설적으로 내지를 때마다 눈빛에서 거칠고 반항적인 매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면서도 이면의 상처나 따뜻함마저 입체적으로 표현해내는 걸 보며 이 배우가 어떻게 성장해갈지 기대됐다. WORDS 김정훈(영화감독)
+ 눈빛.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백경, <도도솔솔라라솔>의 선우준을 통해 이재욱이 보여준 마초적 남성 캐릭터들은 낯설지 않다. 사납고 예민한 기운을 뿜으며 모든 것을 경계하는 냉랭한 태도. 그러나 이재욱은 16년 전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이 그랬듯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불안을 호소하고 연민을 느끼게 만든다. 눈빛 하나로 인물의 이면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를 추측하게 하는 것은 익혀서 만들어진 기술이라기보단 타고난 재능이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B + 날것 같은 거친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나 장르를 만나면 더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안셀 엘고트가 맡았던 베이비처럼 하이스트 장르, 넓게는 범죄물에서 뚜렷한 능력을 지녀서 자신감이 넘치지만 한편으로는 트라우마와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으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WORDS 김정훈(영화감독)
+ 코미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무명 배우 설지환이 출연한 <장모님이 왜 그럴까>는 작품 속 작품으로 전형적인 ‘막장’ 드라마였다. 일부러 더욱 자극적인 설정과 과장된 전개로 이루어진 이 드라마 속에서 배우 설지환은 미역으로 싸대기를 맞고, 장모님과 사랑에 빠지고, 죽은 뒤 쌍둥이 형으로 다시 부활한다. 이 풍자적 코드를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연기해낸 이재욱에게 코미디 장르를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C + 다양한 역할을 맡기에 어린 나이가 아쉬운 점일 수 있겠다. 배우들이 맡는 역할마저도 우리 사회가 그렇듯 세대교체가 제때 이루어지지 못하고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와중에, 스물셋이라는 나이는 어엿한 사회인 역할을 맡기엔 다소 어리거나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경험이 쌓이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라서 한편으로는 그의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WORDS 김정훈(영화감독)
+ 전형성. 남자 배우들에겐 언제나 남성성을 증명하라는 암묵적 요구가 존재한다. 외적인 강인함이 두드러지는 배우들은 더욱 그렇다. 짧은 시간 그가 연기한 인물 역시 대부분 화를 억누르다 결국 상대에게 소리를 지르며 분노했다. 마초 캐릭터가 가진 전형성은 충분히 즐겼다. 시청자는 이재욱에게 그런 강요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성질을 보여주는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원할 것이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ROOKIE 3
이신영
A +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나란히 떠 있는 김수현. 심지어 <좀 예민해도 괜찮아>에서는 극 중 이름이 도민준과 비슷한 서민준이었다. 여기에 중후한 목소리까지! 많은 대사 없이 가만히 렌즈만 응시해도 다양한 그림과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흡입력이 이신영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WORDS 유지혜(방송 작가)
+ 호기심. 잘 알지 못해도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사랑의 불시착> 속 박광범은 과묵한 성격으로 말이 없었고, 북한군 5인방 중 막내로 출연해 등장하는 빈도도 낮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서 기어코 닮은 얼굴을 발견하고, 익숙한 목소리를 찾아냈다. 루키에게 그보다 더 좋은 신호는 없다. 이신영의 새카만 눈동자가 무엇을 보고, 굳게 다문 입술이 무엇을 말할지 자꾸만 궁금했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B +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멜로 시대극. 이신영의 얼굴에는 모던함과 열악한 환경을 이겨낸 이의 멋진 성장 스토리가 서려 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군인 역을 멋지게 소화해냈으니, 과거로 들어가 독립운동가의 멜로 스토리 속 남자 주인공이라면 어떨까? 혹은 <미스터 선샤인>의 누군가라면? 매끄럽게 잘해나갈 것 같다. WORDS 유지혜(방송 작가)
+ 멜로. 이신영의 얼굴에서 언뜻 스치는 어두운 표정은 모진 세상을 외롭게 견디는 청춘을 만나게 한다. 낭만은 사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고독은 언제나 사랑 앞에서 녹아내린다. <계약우정>의 찬홍이 세윤과 첫 키스를 나누며 속으로 말한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사랑’에 대한 다짐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사랑이란 가치에 뜨거운 감정을 부여한다.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말하기를 버거워하는 새로운 세대. 그들의 사랑을 가장 고전적인 문법으로 말하는 남성 캐릭터. 오직 이신영이 표현해낼 수 있는 고독한 낭만이 있다고 생각한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C + 김수현을 넘어선 이신영의 어떤 것! 슈퍼스타를 닮았다는 것은 데뷔 초 이름을 알리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스펙트럼을 넓히기엔 어려움이 있을 거라 우려된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이신영만의 무엇! 이신영만의 무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WORDS 유지혜(방송 작가)
+ 도전. 한국의 젊은 남자 배우들이 꺼리거나 기피하는 배역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성공적으로 데뷔한 배우들은 조금 더 신중할 것이다. 상업적인 이미지를 위해 커머셜한 배우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마다 마이너한 취향을 기르는 요즘엔, 다양한 설정의 작품 속에서 궤도를 이탈한 배역을 맡는 것 역시 배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팬덤을 구축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영향력과 감수성을 함께 지닌 남자 배우들이 많아져야 한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ROOKIE 4
송강
A + 우연찮게도 아내가 <인기가요>의 조연출로 일하고 있을 때 이 배우를 MC 역할로 강추했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 알게 되었다. 외모가 화려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다음 <미추리>라는 예능에서 다시 한 번 그를 보았을 때는, 엉뚱함과 해맑은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가 궁금해졌다. 배우로서의 송강은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의 순수 청년 루카부터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순정만화 캐릭터 그 자체인 황선오를 거쳐 이응복 PD의 넷플릭스 대작 <스위트홈>에서 주인공까지 (비록 아직은 예고편뿐이지만) 어떤 역할을 맡아도 설득력이 있는, 그야말로 팔색조의 매력을 갖고 있는 듯하다. WORDS 김정훈(영화감독)
+ 추(醜)가 안경, 주근깨, 파마머리 같은 몇 가지 정형화된 코드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미(美)를 표현하기란 어렵다. 다수의 배우가 보통 인간보다 균형 잡힌 외모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나가기만 해도 연심을 전하는 알람이 울리는 꽃미남(<좋아하면 울리는>의 황선오)을 누가 설득력 있게 보여줄 것인가? 9백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송강이다. 그는 미남이고 그걸 알고 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음악 방송 진행을 맡거나, 5백 년 산 뱀파이어에게 옛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미소년(<뷰티풀 뱀파이어>의 이소년) 역할도 한다. 예능에서는 몸 사리지 않고 백치미를 뽐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광대는 되지 않는다. 여러모로 밸런스를 지킬 줄 아는 미남. WORDS 이희주(소설가)
B + 어떤 장르도 잘 소화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사차원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제일 궁금하다. <펀치 드렁크 러브>의 애덤 샌들러처럼 사회성 결여된 괴짜 역할도 좋을 것 같고,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의 닐 패트릭 해리스처럼 능글맞고 뻔뻔한 역할도 재밌겠다. 너무 별나서 꺼려지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이성을 끌어당긴다면? WORDS 김정훈(영화감독)
+ 멜로. 미소년 만화의 대가 하기오 모토는 이런 말을 했다. “미소년인 주제에 행복해진다는 건 맞지 않아!” (아멘!)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선오의 미모만큼 중요했던 건 그의 불행이다. 그건 짜파게티의 올리브유처럼 미남을 최종적으로 빛나게 해주는 귀중한 별첨 양념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송강은 멜로를 해야 한다. 왜? 미남이니까. 그는 최선을 다해 박복해져야 한다. 사랑에 버림받고 너덜너덜해져야 한다. 하지만 그건 마음이 그렇다는 얘기고, 아무리 불행하고 아파도 깨끗이 면도한 뺨, 균형 잡힌 몸과 빛나는 눈동자를 잃으면 안 된다. 현실 세계에서는 행복한 백치로 남으세요. 다만 스크린에서는 오체투지의 마음으로 불행해지셔야 합니다. WORDS 이희주(소설가)
C + 지나친 잘생김. 현실적이고 땅에 붙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의 비현실적인 외모가 리얼리티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우성, 장동건도 외모를 활용함과 동시에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하며 경계와 영역을 넓혀야만 했듯 송강도 어쩔 수 없이 그런 단계를 거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한 뒤에는 꽃길만이 펼쳐질 것이다. 정우성, 장동건이 그랬듯이. WORDS 김정훈(영화감독)
+ 연기 대신 미모로 주목받은 남자 신인이다. 이런 캐릭터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굴욕적으로 여기는 시기를 한 번은 겪는다. 이들은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반대쪽으로 휘는 스피노자적 방법을 택하는데(예로 삭발, 수염 기르기, 연기 변신이라는 이름으로 후진 마초성 증명하기 등등), 말할 것도 없이 잘못된 선택이다. 왼쪽으로 꼬던 다리를 오른쪽으로 꼰다고 척추는 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뒤틀린다. 세월은 빠르다. 당신이 연기력으로만 사람들 앞에 설 때는 생각보다 금방 올 것이다. 그러므로 조급하게 굴지 말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넓고 깊은 미의 세계에 투신해주길. 여자에게 사랑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 WORDS 이희주(소설가)
ROOKIE 5
장동윤
A + 장동윤은 포켓몬으로 치면 메타몽이다. 뽀얗고 맑고 두드러지는 구석 없이 어디든 스며들 수 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그는 쉽게 사람들의 가드를 내리게 한다. 죽은 반 친구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연 재판에서 유일하게 끼어든 다른 학교 학생이나(<솔로몬의 위증>), 과부촌의 여장 남자나(<조선로코-녹두전>), 댄스 스포츠를 하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학생(<땐뽀걸즈>)은 그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나 이런 매력이 돋보인 건 예능 <가시나들>이다. 그는 한글학교 할머니들의 유일한 남자 짝꿍으로, 사투리를 쓰거나 신발을 사다 주는 방식으로 담수가 담수와 섞이듯 금남의 세계에 부드럽게 침투한다. 위험하지 않은 바깥 사람. 장동윤은 들어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문지방을 넘어와 있다. WORDS 이희주(소설가)
+ 조용하지만 단단해서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몰입도가 높은 배우다. 자칫 오해할 뻔했다. 여기저기서 ‘밀크남’이라길래 ‘남친 앵글 훈남 배우’ 뭐 그런 유형으로 생각했다. 선이 고운 외모가 그런 닉네임과 어울리긴 하지만 장동윤은 배우로서 꽤 탄탄한 자산을 갖고 있다. 고요하고 차분한 눈빛과 안정적인 발성,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산 같은 것들 말이다. <솔로몬의 위증>을 통해 틀에 박히지 않은 날것의 에너지를 보여줬다면, <조선로코-녹두전>을 통해 귀엽고 설레고 가끔 박력 있는 ‘로코’에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면서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최근작 <써치>를 통해 특전사 대원으로 변신한 그는 역시나 몰입도 높은 눈빛으로 극을 이끌었다.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칼럼니스트)
B + 미스터리. 넌 너무 비밀이 많아. 연고 하나 없는 소년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교내 재판에 참여한 한지훈(장동윤)에게 고서현(김현수)은 말했다. 그 말은 그대로 배우 장동윤의 것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장동윤의 인상 깊은 캐릭터는 가볍든 크든 간에 비밀을 갖고 있었다. 이건 배우로서 아주 좋은 일이다. 비밀은 다른 사람에게 호기심을 일으킨다. 그리고 누군가를 궁금하게 하지 않는다는 건 매력이 없다는 의미고, 배우의 이미지는 그가 선택한 캐릭터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맑고 뽀얀, 그래서 더 비밀이 없는 건지 파헤쳐보고 싶은 그의 이름이 ‘장동윤의 정체는 대체 뭔데?’ 하는 글과 함께 인터넷을 도배하길 기다린다. WORDS 이희주(소설가)
+ <동주> 같은 시대극. 파란만장한 시대의 아픔을 시로 써내려가는 문학 청년 역할이라면 잘 어울릴 것 같다. 실제로 장동윤은 시 쓰는 것을 좋아해서 언젠가 시집을 내고 싶다는 희망 사항을 밝히기도 했으니까.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칼럼니스트)
C + 넘치는 폭력에 대한 반동으로 한쪽에선 아주 순한 것이 환영받는다. 장동윤은 그런 시대적 흐름에 맞춰 만들어진 A.I 같다. 그는 여배우들의 백업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여장 남자를 연기할 때 부러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은 희화화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인터뷰는 다른 무엇보다 그를 어필하는 요소였다. 이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영리한 길이다. 그의 선택을 응원한다. 욕심이 있다면 이렇게 연기도 잘하고, 영리한 배우가 그 ‘영리함’을 내던지는 걸 보고 싶다는 거다. 갑자기 입 찢고 조커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단지 그가 자신의 내면을 좀 더 드러내는 걸 보고 싶을 뿐이다. 너무 맑아 들여다보기 두려울 정도의 깊은 우물 바닥으로 관객들을 초대해주었으면 한다. WORDS 이희주(소설가)
+ 아직까지 엄청 아쉬운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떤 장르에 도전해도 어쩔 수 없이 때때로 ‘멜로 눈깔’이 나온다는 점, 뭐 그 정도? 연륜이 쌓이면 단단한 내공의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 같다.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칼럼니스트)
ROOKIE 6
배인혁
A + 잠깐 보면 서강준, 남주혁, 정해인이 스친다. 신인에게 이만한 셀링 포인트가 또 있을까. 이미 자리 잡은, 유명 배우와 닮았다는 건 가능성이라 바꿔 적어도 무방하다. WORDS 양보연(<데이즈드> 피처 에디터)
+ 낯설지 않은 이미지. 서강준부터 남주혁, 정해인에 윤두준까지. 배인혁의 얼굴에는 다양한 배우 이미지가 공존한다. 요즘 여성 시청자들이 딱 좋아하는 트렌디한 훈남 이미지라 다양한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덕분에 초면인 시청자들이 낯선 배우에게서 필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거부감을 덜 수 있었다.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B +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 캐릭터의 배경이 돈 많은 집 자식이거나, 얼굴에 표정이 많지 않은, ‘마성’의 남자라면 배인혁의 주가가 수직 상승하리라 예상한다. WORDS 양보연(<데이즈드> 피처 에디터)
+ <논스톱> 시리즈 같은 일일 시트콤. ‘처음엔 누구 배우 닮은 거 같았는데 보다 보니 다르네요. 순한 맛과 매운맛 차이 같아요.’ 결국 필모그래피를 다지다 보면 팬들도 그만의 매력을 알아차리게 마련. 지금까지 웹드라마에서 비슷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아예 시트콤에서 허당 또는 똘끼 있는 캐릭터를 맡아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보여주고 매력을 발산해보는 건 어떨까.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C + 유명한 배우들을 여럿 닮았다는 것. 신인에게는 최고의 찬사이지만,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타의에 의해 멀어지기 전까지 배인혁만의 무언가를 강렬하게 남길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WORDS 양보연(<데이즈드> 피처 에디터)
+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 결국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의 대체재가 아닌 배인혁 그 자체가 되려면 시간과도 싸워야 하지만 대중의 선입견과도 싸워서 이겨내야 한다. 좀 더 어렵거나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면 얼굴에서 보이는 세월의 흐름도 달라질 것이다.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ROOKIE 7
이도현
A + 온도. 천년 동안 한 여자의 기억에 박제된 무사는 누군가를 해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순간에는 공허한 표정을, 그와 헤어지는 순간에는 얼굴을 가득 채운 커다란 미소를. 무사 청명이 가진 표현의 온도는 역설적인 감정으로 시청자를 동요시켰다. 텔레비전에 보이는 이미지만으로 누군가를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 이도현의 얼굴은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싸구려 의상을 명품으로 만드는 비율. 소년미와 남성미가 공존하는 비주얼까지. 20년 차 선배들과 나란히 주연을 해도 부족하지 않을 연기력에 어쩌다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재치 넘치는 웃음 센스까지 겸비한 ‘사기캐’!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라성 같은 방송꾼들 사이에서 모든 것이 다 자기 옷인 양 현장을 장악하는 유연함이 이 친구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WORDS 유지혜(방송 작가)
B + 호러. ‘강아지상’ 같은 수식어를 갖고 있지만 눈매도 매섭고 목소리도 날카로운 편이다. 그의 얼굴에 내포된 이중성은 어두운 장르물을 상상하게 만든다. 호러물도 그중 하나다. 초현실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자신을 조금씩 무너트리는 이성적인 인물. 어둡고 기묘한 세계와 이도현이 가진 반듯한 이미지가 충돌한다면 이제껏 볼 수 없던 새로운 맥락이 사건처럼 발생할 것이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추리 수사물. 사건을 해결하는 프로파일러? 호기심 가득한 눈빛! <18어게인>과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보여줬던 활동적인 피지컬과 어우러져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프로파일러나, 폭발물을 해체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키맨이라면 찰떡같이 해낼 것 같다. WORDS 유지혜(방송 작가)
C + ‘유연성. 요즘 대중은 작품이 구사하는 유머로 수준을 가늠한다. <호텔 델루나> <18 어게인>과 같은 판타지 작품에서 이도현이 맡은 캐릭터는 인물의 다양한 이면을 보여주기보단 시청자에게 서사를 이해시키는 역할에 더욱 충실하다. 극의 흐름보다는 배우 본인이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이며 돋보일 수 있는 지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WORDS 복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퇴폐미, 악역. 바르고 정직한 이미지라 악역 하기엔 힘들지 않을까? 배트맨보다 더 주인공 같았던 강렬한 조커 히스 레저. 더 이상의 조커는 나올 수 없으리라 예상했으나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한 호아킨 피닉스가 있듯이 악역도 섹시하게 풀 수 있길, 그 안에서 이도현만의 개성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WORDS 유지혜(방송 작가)
ROOKIE 8
김동희
A + 뭘 그려도 어울릴 것 같은 깨끗한 마스크. 누가 봐도 얘가 나쁜 놈이다! 얘가 착한 녀석이다! 이런 구분이 쉽지 않은, 악한 역할도 선한 역할도 다 소화할 것 같은 오묘한 이목구비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강점. 괜히 오디션의 귀재가 아니다.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 ‘소년’이 보여줄 수 있는 양 극면을 다 가진 배우다. 사려 깊은 눈빛의 수줍은 모습부터 섬세하다 못해 예민해 불안이 폭발할 것 같은 모습까지. 작품 속에서 드러낼 수 있는 ‘소년’의 스펙트럼이 넓고도 깊다. <스카이 캐슬> 속 감수성 풍부한 10대 소년 ‘서준’이 김동희가 보여준 소년의 1단계였다. 2단계는 <이태원 클라쓰>에서 순진한 소년에서 욕망의 화신으로 흑화한 청년 ‘장근수’였다. 최근작 <인간수업>은 앞선 두 단계를 거친 최종 버전이었다. ‘지수’는 극단적인 소년이다. 겁 많고 내성적이지만, 조건 만남을 중개하는 포주이기도 하다. 두려움에 떨며 울다가도 광기를 내뿜고 폭주한다. 우리는 배우 김동희를 통해 소년의 두 얼굴을 동시에 만날 수 있었다.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칼럼니스트)
B + 뮤지컬 또는 뮤지컬 영화. 가창력이 다소 부족해도 연기력으로 무대를 씹어먹는 배우들이 있다. 그런데 김동희는 특기가 무용과 노래라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학창 시절 입시 준비하며 <미스 사이공>이나 <황태자 루돌프> <모차르트> 넘버를 불렀던 그다. 김동희가 출연하는 뮤지컬이나 뮤지컬 영화를 하루빨리 보고 싶다.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 도박이나 범죄를 소재로 한 장르 영화. 이를테면 <타짜> 시리즈처럼 독한 깡과 강단을 가진 청년이 목숨을 건 도박판에서 특유의 대범함과 재치로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 혹은 <범죄의 재구성>처럼 날고 기는 ‘꾼’들 중 순진한 얼굴로 상상도 못할 범죄를 저지르는 것. 그런 영화의 주인공으로 김동희가 캐스팅되면 아주 재미있게 볼 것 같다. 단, 여태까지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더 뻔뻔하고 여유 있다면 좋겠다.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칼럼니스트)
C + ‘으른미’. 그동안 맡은 역할이 주로 학생이기도 했고, 실제로 나이도 만 21세로 그리 많지 않지만 좀 더 선 굵은 연기를 하려면 약간 ‘으른’ 같은 면모도 갖추는 게 좋을 듯하다. 지금도 탄탄한 필모그래피가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WORDS 구희언(<주간동아> 기자)
+ 능청스러움. 아마도 아직 이런 면모를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겠지만, 김동희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꽤 대담하고 뚝심 있다. 지금껏 작품 속에서 상황에 끌려 다니다가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앞으론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어가는 여유와 위트를 가미한 능청스러움을 보고 싶다. 이제 스물을 갓 넘긴 김동희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다.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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