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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라이프

그레타와 마이클의 요트 라이프

목적지가 어딘지는 중요하지 않다. 목적은 여행 그 자체다. 바람에 의지해 세계를 항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람이 요트를 어디로 이끌지, 무엇을 발견하게 될진 아무도 모르지만 그런 것도 중요치 않다. 눈부신 밤하늘의 별들을 만나고, 망망대해에서 서로만의 존재를 느끼고, 투명한 바다에 뛰어들거나, 돌고래와 유영하며 살아가는 삶. 요트를 집 삼아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자유에 대해 말한다.

UpdatedOn October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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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와 마이클

Greta&Michael
@whensailing

세상을 여행하는 방법은 많지만 가장 친환경적인 여행은 요트 항해일 것이다. 그레타와 마이클은 바람을 타고 파도를 넘으며 세상 어딘가로 유유히 이동한다. 그들이 요트를 세계 여행의 수단으로 삼은 이유는 환경 때문이었다. 환경친화적인 여행을 모색했고, 해답은 바람과 태양을 동력원으로 삼는 요트 항해였다. 요트 위에 설치된 솔라 패널은 2인 생활에 충분한 양의 전력을 생산하고, 담수 시스템도 갖춰 식수 걱정이 없다. 무엇보다 요트에서는 자연과 하나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바다에서 삶을 영위하는 그레타와 마이클은 말한다. “다시 사회로 돌아갈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쾌적한 환경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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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타우 오세아니아 393호
그레타와 마이클의 요트는 베네타우 오세아니아 393호다. 그들의 거주지이기도 하다. 2003년형 단동선이다. 장거리 항해에 적합한 안전성과 쾌적한 생활 공간이 어우러진 요트다. 길이는 39피트(11.6m)며 탑승 인원은 6인으로 넉넉하다. 3개의 선실과 2개의 화장실로 구성됐는데, 그레타와 마이클은 주로 오너 캐빈에 머무른다. 방이 여럿이라 손님이나 가족이 탑승해도 사생활이 보장된다. 생활에 필요한 전력은 370W의 솔라 패널로 생산한다. 냉장고나 화장실, 조명이나 각종 기기들을 사용하기 충분한 전력량이다. 500L 크기의 물탱크에는 정수 시스템을 설치해 생활 용수나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일회용 생수를 구입하지 않아 플라스틱 사용도 없다. 요트가 있다고 해서 여행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항해 기술입니다. 항해 경험이 있거나 항해 면허증이 필요하죠.” 마이클이 말했다. 그는 요트에서 살고 싶다면 요트가 집을 대체할 수 있도록 기능과 도구를 완벽히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클레오파트라와 거북이
그레타와 마이클이 가장 좋아하는 바다는 터키 해안이다. 그 지역은 터키석 해안이라고도 하는데, 영롱한 빛깔을 자랑하는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그레타와 마이클 역시 그 해안의 색에 반했다고 한다. 터키 해안의 또 다른 매력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고대 유적이다. “만일 교첵 베이(Göcek Bay)에 간다면 클레오파트라가 우유로 목욕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는 클레오파트라 온천을 방문해보세요.” 그레타와 마이클은 온천을 추천했다. 요트에서는 뜨거운 욕조에서 쉬는 것이 어려울 테니 납득된다. 당연한 소리지만 요트에서는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살게 된다. 자연의 경이로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아름다운 해양 생물과의 조우도 일어난다. “뱃머리에서 등을 긁던 돌고래를 발견했어요. 돌고래들과의 항해는 언제나 놀랍죠. 하지만 최고의 순간은 터키에서 거북이들과 함께 수영했던 순간이에요. 놀랍지 않나요?”그레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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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는 앨버트로스처럼
모든 항해가 평화로운 것은 아니다. 예상할 수 없는 풍랑도 두렵지만, 국경이 폐쇄되는 것도 공포스러운 일이다. 키프로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월 국경을 폐쇄했다. 그레타와 마이클은 항구로 복귀하길 원했지만, 국경수비대는 그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결국 우리는 시속 80km의 바람과 3m의 파도를 8시간 넘게 겪어야만 했어요.”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나쁜 날을 겪으면 행복의 가치를 더 깊이 체감하게 된다. “우리는 매일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사랑해요. 이미 지나간 길이라도 괜찮아요. 얼마나 먼 곳인지도 중요하지 않아요. 돛을 조절하고 바람이 우릴 이끌도록 하는 게 원하는 전부예요.” 그레타와 마이클은 바람 타고 떠도는 앨버트로스처럼 살아간다. 날씨와 바람에 적응해야 하는 삶이다. 하지만 그 외에 그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건 극히 적다. 교통체증도, 미팅이나, 경쟁도 없다. 그들은 자연을 즐기며 살아갈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바다로 뛰어드는 걸 정말 좋아해요. 평범한 아침 일과죠.”

바람이 부는 곳으로
요트 라이프는 도시에서의 삶과는 완전히 다르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지위를 갖기 위해, 혹은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사회적인 압박이 없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해온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거나, 건강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마이클이 말했다. 항해를 통해 도움과 기쁨을 얻었고, 내 몸과 자연을 건강하게 가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발견했다고 한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은 그들을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지로 이끄는 듯 보였다. 그레타와 마이클은 항해를 이어가며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기도 했다. 그들은 바다에서 수많은 플라스틱을 발견했고, 오염으로 인해 물고기가 줄어든 것도 목격했다. 그래서 그레타와 마이클은 생활 플라스틱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직접 낚은 물고기만 먹고, 그 외 육식은 섭취하지 않는다. 레스토랑에 가서 먹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최대한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자 해요. 자연에서 살아가다 보면 저희의 사소한 결정이 바다에 즉각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들은 샴푸나 선크림도 친환경 제품으로 바꿨다고 한다.

자유의 의미
그레타와 마이클은 말한다. “정해진 계획은 없어요. 태양과 바람을 따라 이동할 뿐이죠.” 하지만 항해가 쉬운 것은 아니다. 인내와 시간이 요구된다. 일기예보와 파도에도 적응해야 하니까. 자연의 힘에 의지해 돌아다니며,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여행은 오직 항해뿐이다. 그들에게 요트란 어떤 의미일까. “자유죠. 움직일 자유, 탐험할 자유, 사회 규범으로부터 벗어날 자유를 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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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GUEST EDITOR 정소진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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