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MERCEDES-BENZ A250 4MATIC Sedan
전장 4,550mm 전폭 1,759mm 전고 1,440mm 축거 2,730mm 공차중량 1,515kg 배기량 1,991cc 엔진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최대토크 35.7kg·m 최고출력 224hp 변속기 7-G DCT 구동방식 풀타임 4륜구동 최고속도 250km/h 0-100km/h 6.3초 복합연비 11.6km/L 가격 4천5백40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① 작은 벤츠 괜찮을까?
큰 벤츠에 대해선 의심이 없다. 벤츠는 원래 큰 차를 잘 만드니까. 그런데 작은 벤츠에 대해선 글쎄다. 작은 차에 400마력이 넘는 엔진을 넣는 건 인정하지만, 190마력 전륜구동 세단까지 괜찮을까? 물론 메르세데스-벤츠가 차를 허투루 만들진 않았을 터. 문제는 다른 경쟁 차들에 비해 매력이 있을까, 작은 세단을 사면서도 삼각별을 위해 돈을 더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는 거다. 참고로 A클래스 세단 중 가장 저렴한 A220 세단은 3천8백50만원, 224마력으로 파워를 올리고 사륜구동 장치까지 넣은 A250 4매틱 세단은 4천5백40만원이나 한다. 이 정도 예산이면 국산 대형 세단을 풀-옵션으로 들여놓을 가격이고, 벤츠의 후륜구동 세단인 C클래스도 5천만원에 살 수 있다. 대한민국엔 4천5백만원에 살 수 있는 차가 너무 많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벤츠 A클래스 세단은 그리 빛이 나지 않는다. 삼각별은 빛날지 몰라도, 통풍 시트나 반자율주행장치 등이 빠져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
② 벤츠식 다이내미즘
시승했던 A250 4매틱 세단은 매력적인 외모가 아니다. A클래스 해치백과 앞부분은 같고, 뒷부분만 13cm 늘려 세단으로 만들어, 전반적으로 좋은 비례는 아니다. 엉덩이가 짧아 보이는 느낌이다. 좋은 비례까지 챙기고 싶다면 CLA 쿠페형 세단을 사면 된다. 실내 공간은 그저 그렇고, 224마력 엔진에선 거친 사운드가 올라오는데, 달리는 느낌이 사뭇 진중하다. 작은 세단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바닥에 쫙 깔리는 느낌이다. 속도를 올릴수록 안정적인 느낌이 영락없는 벤츠다. 절정은 코너링에서 치고 들어온다. 운전대를 돌리자마자 즉각적으로 머리를 틀어대는 느낌이 아주 상쾌하다.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세단인데, 핸들링이 정통 후륜구동 세단 수준이다. 민첩하게 몸통을 틀어대는 느낌이 (핸들링으로 찬사를 받았던) 1990~2010년대 BMW 3시리즈를 소환하게 만든다. 서스펜션이 꽤 팽팽해서 승차감이 좀 그렇지만, 핸들링은 전륜구동 기반의 세단 중 최고 수준이다. 핸들링은 윗급인 C클래스보다 더 절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
③ 빈약한 편의장치
핸들링은 감탄스러운데, 옵션이 좀 부실하다. 4천5백만원짜리 벤츠 세단인데, 없는 게 너무 많다.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화면이 시원하게 이어진 건 인정한다. 차에 탈 때마다 벤츠임을 확인시켜주는 대시보드 디자인이 압권이다. 비행기 터빈을 닮은 에어컨 송풍구도 감탄스럽고, 앰비언트 라이트도 괜찮지만, 벤츠 세단엔 없는 게 너무 많다. 일단 ‘통풍 시트’가 없다. 국산 차에서는 1천8백만원 준중형 세단에도 통풍 시트가 들어가는데, 4천5백만원짜리 벤츠에 통풍 시트가 없다. 뒷좌석 송풍구도 없고, 전동식 트렁크도 없으며, 자동차선유지장치 및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없다. 벤츠코리아에서는 별도 주문을 하면 몇몇 고급 옵션을 넣을 수 있다고 하지만, 개별 주문이라 꽤 오래 기다려야 하고 가격도 훌쩍 올라간다. 결국 국산 차에 비해 빈약한 편의장치가 걸림돌인데, 이런 걸 생각하면 국산 차로 돌아가는 게 현명해 보인다. 절반 가격인 현대 아반떼만 사도 통풍 시트와 뒷좌석 송풍구,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누릴 수 있다. ★★
+FOR 벤츠 삼각별, 그리고 절묘한 핸들링
+AGAINST 통풍 시트, 송풍구,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없는 게 너무 많다
고정식 <모터트렌드> 디지털 디렉터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서, 조사하느라 시간 다 보내는 ‘문송한’ 자동차 기자.
① 회춘한 디자인
새롭다고 늘 긍정적인 건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패밀리 룩이 그렇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다 길고 가늘게 다듬고, 각각의 모서리를 더욱 예리하게 매만졌다. 그러면서 앞면은 물론 보닛까지 낮춰 더욱 스포티한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 디자인적으로는 발전했는지 몰라도 심미적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 이전 패밀리 룩을 선보이며 메르세데스-벤츠가 내세운 표어가 있다. ‘리주버네이션’, 즉 회춘이다. 그때까지 벤츠는 고급스럽고 훌륭한 자동차였지만 디자인은 다소 고루하고 경직됐다. 그런데 회춘이란 말을 내세우며 변신하고는 확실히 젊어졌다. 스타일링도 모든 클래스에 걸쳐 고르게 잘 정리됐다. 하지만 이번 변화에서 벤츠는 젊고 스포티한 것에만 집중해 본연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잃었다. A클래스 세단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과 소형 세단의 경쾌함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다. 옆모습의 비례도 앞바퀴굴림 기반 특유의 기다란 앞 오버행이 눈에 띈다. 역동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생경한 앞모습과 과장된 리어램프가 어색한 뒷모습 또한 끝내 익숙해질 수 없었다. ★★
② 아쉬울 것 없다
시승한 모델은 A250 4매틱이었다. 벤츠가 새로 개발한 2.0L 터보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터보차저는 트윈스크롤이다. 엔진 회전수에 상관없이 빠르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고안된 과급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엔진 출력을 바퀴로 전달할 때 동력 손실이 적고 변속 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다. 이 둘의 호흡이 좋다. 운전자의 의도를 빠르게 읽어 정확하게 반응한다. 갑작스런 가속에는 주저 없이 단을 내려 기세를 매섭게 끌어올린다. 정속 주행으로 전환하면 바로 단을 올려 효율을 높인다. 움직임은 경쾌하다. 코너를 돌아 나가는 느낌도 예리하다. 차체 뒤쪽의 반응이 빠르고 깔끔해 더욱 민첩하게 느껴진다. 견고한 차체 덕에 안정감도 좋다. 네바퀴굴림이라 더욱 안정적이기도 하지만 내실 있는 차체의 공이 더 크다. 그러면서 승차감은 안락하다. 서스펜션 세팅이 안락한 쪽에 가깝다. 파워트레인의 능력을 감안하면 좀 더 공격적인 세팅도 괜찮았을 듯하다. 하지만 AMG 모델을 35, 43, 45, 53, 55, 63, 65로 세분화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벤츠의 전략을 생각하면 AMG 배지가 없는 모델의 최선은 이 정도였겠다 싶다. 물론 아쉬울 것도 없긴 하지만. ★★★★
③ 겉보단 속
A클래스 세단의 진가는 대체로 겉보다 속에서 드러난다. 정갈하게 다듬은 실내 또한 흠잡을 곳이 없다. 오랜 전통에서 우러나는 고급스러움과 미래지향적인 첨단 기술이 실내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뤘다. 보기에도 멋지지만 사용감도 훌륭하다. 새로 개발한 엔진과 정교하게 작동하는 변속기, 편안한 승차감과 안정감도 좋다. 다만 다른 브랜드에서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려면 1백67만원짜리 커넥트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 파노라믹 선루프를 넣고 싶다면 2백8만원짜리 럭셔리 패키지를 추가해야 한다. 예전에 국산 브랜드가 벌이던 옵션 장사를 이제 와서 하고 있다. ★★★
+FOR 메르세데스-벤츠가 탐난다면.
+AGAINST 진짜 메르세데스-벤츠가 탐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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