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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 키즈의 리노와 현진

리노, 현진, 스트레이 키즈의 두 멤버는 흑과 백처럼 다르지만 같은 곳을 보며 나아가고 있다. 그 응시엔 흔들림이 없다.

UpdatedOn April 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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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검은색 재킷·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 볼드 이어링 포트레이트 리포트, 터틀넥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셔츠·팬츠·재킷에 달린 이어링 모두 디올 맨 제품.

(왼쪽부터) 검은색 재킷·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 볼드 이어링 포트레이트 리포트, 터틀넥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셔츠·팬츠·재킷에 달린 이어링 모두 디올 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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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트렌치코트·셔츠·팬츠·슈즈·네크리스 모두 보테가 베네타, 이어커프 포트레이트 리포트,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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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재킷·스카프 모두 김서룡 옴므, 이어커프 포트레이트 리포트,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슬리브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STRAY 리노 KIDS

오늘 촬영은 어땠나? 평소에 못 보던 얼굴을 봤다.
처음엔 굉장히 어색했는데, 선글라스를 쓰고 나서 편해졌다. 눈앞이 가려지니까 뵈는 게 없었나 보다.

얼굴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콧대. 팬들이 콧대에서 스키 타도 되겠다고 말해주신다.

자기 얼굴 좋아하나?
흐음⋯, 좋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기도. 메이크업을 하면 좋아한다.

‘리노는 특이하다’는 말이 많더라.
독특한 생각을 많이 한다. 주변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것에 신경 쓰고, 그들이 신경 쓰는 것에 무심할 때가 있다. 요즘엔 파충류 영상 보는 걸 좋아하는데, 절지류를 싫어하면서도 계속 본다. 계속 보게 되는 뭔가가 있다.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한다고?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데 사람에겐 관심이 없다. 그냥, 나도 사람이다 보니 ‘다 똑같겠지, 뭐’ 싶다. 그래서 멤버들이 동물을 우쭈쭈 하는 내 모습을 신기해한다.

반려묘 세 마리가 있다던데?
동물병원에서 다 죽어가는 고양이를 보게 됐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내 고양이다, 싶어서 데려온 게 순이다. 둥이는 지인 분에게 받았고, 도리는 유기묘 센터에서 데려온 친구다. 다행히 빨리 마음의 문을 열어줬다.

멤버들은 리노를 어떤 사람이라고 하나?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딱히 마음을 닫아놓은 것도 아닌데, 생각하는 방식이 특이한가 보다. 이를테면 “음식이 부족하면 사람 수를 줄이자!”고 한다든지.

남들이 특이하다고 하면 어떻게 반응하나?
그래? 그래. 뭐. 이렇게 넘어간다. 알아가고 싶으면 알아가든가, 그냥 이렇게 지내든가. 그런 느낌으로.

어릴 땐 어떤 애였나?
별다를 것 없는 애였다. 피아노 연습 한 번 하고 두 번 동그라미 치는. 그런데 좋아하는 걸 일찍 찾았다. 춤이었다.

춤이 왜 좋았나?
케이팝을 좋아해서 춤 영상을 찾아 보다가, 웨이브를 따라 해봤는데 내 몸으로 가능한 게 너무 신기한 거다. 춤을 배울래! 하고 시작하게 됐다.

방탄소년단 백업 댄서였다. 연습생이 아닌 댄서로 시작했다.
몇 번 오디션을 봤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돌 연습생을 하려면 어려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노래보다 춤이 훨씬 좋았다. 댄스팀에서 전문적으로 춤을 추고 싶었고, 내 춤을 모두에게 보이고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런데 큰 무대에 서다 보니, 나도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JYP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고 나선 짧은 연습생 기간을 거쳐 빠르게 데뷔했다.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면 불가능했겠지. 항상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무대의 주인공이 되니 어떻던가?
백업 댄서로 무대에 설 때는 주인공을 돋보이게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 데뷔하니 여긴 우리의 무대고, 내 춤을 보여줄 수 있는 거다. 내 파트에서 조명이 날 비추는데, 짜릿하더라.

리노에게 춤이란 뭔가?
가장 자신 있게 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자, 열네 살부터 함께한 친구. 춤을 추며 많은 인연을 만났고 길을 찾았으니까. 좋은 친구다.

안무를 짜거나 춤을 출 때 리노만의 방식이 있나?
춤엔 정답이 없다. 자기만의 스타일로 보여줘야 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노래마다 가사, 멜로디, 베이스, 비트 등을 다르게 들어보는 거다. 그걸 표현하면 된다.

양손잡이다. 어떨 때 왼손, 오른손을 쓰나?
원래 왼손잡이인데 오른손도 쓴다. 공을 던지는 등 본능적으로 해야 하는 건 왼손, 일상생활은 오른손으로 한다. 밥 먹을 땐 양손!

좋아하는 감각이 있나?
고양이 발바닥 냄새, 초등학교 시절 해 질 무렵 친구들이랑 놀 때 풍기는 냄새 같은 것. 기억에 남은 냄새들이 좋다.

유니세프 정기후원하는 아이가 있다고 들었다.
아프리카에 오랫동안 후원해온 친구가 한 명 있고 점점 늘리고 있다. 동생들이 색연필로 편지를 써서 보내주는데 받을 때마다 무척 뿌듯하다.

그 친구는 리노가 아이돌인 거 아나?
모를걸. 이젠 중고등학생이 됐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공연에 초대하고 싶다.

사람한테 별 관심 없다더니 실은 애정이 많은 거 아닌가?
나 혼자 잘 사는 것보다 같이 잘 사는 게 좋으니까. 누구 한 명이라도 더 잘 살 수 있으면 좋은 거잖아.

현진에 의하면 리노가 의외로 사람을 잘 챙긴다던데?
뒤에서 챙기는 편이다. 안 듣는 것 같지만 다 듣고 있다. 모두가 있을 때는 나서지 않지만 단둘이 있을 땐 달라진다. 밥 잘 사고 기프트콘 많이 보내준다. 평소엔 돈을 안 쓰는 편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쓰는 건 아깝지 않다.

어떨 때 힘든가?
음, 힘든 일이 있어도 빨리 잊어버려서 잘 모르겠다. 뭔가를 깊게 고민하는 거 자체를 귀찮아한다. 우울할 땐 멤버들과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고양이 사진 보면 위안이 되고.

 

“안무 짤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 춤을 추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쉴 땐 뭐하나?
대학로에 연극 보러 가는 거 좋아한다. 실제로 눈앞에서 무대를 보면 생동감이 다르다. 소극장에서 <스위치>라는 호러 연극을 봤는데 재미있더라.

언젠가 연기도 하고 싶나?
내가 워낙 감정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연기는 무리가 아닐까. 하하.

감정 기복이 거의 없을 것 같다.
맞다. 감정이 어느 정도 올라와야 드러나는데, 항상 이쯤에서 머문다.

여기까지 온 원동력은 뭔가?
춤을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은 것. 무엇을 하든 춤이 좋았다. 안무 짤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 춤을 추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무던한 사람이 하나를 좋아하면 진득하게 해내더라.
내가 딱 그런 타입인가 보다.

직업 만족도는?
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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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셔츠·넥타이 모두 버버리, 이어커프 포트레이트 리포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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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로이나인, 셔츠 산드로 옴므, 이어커프 포트레이트 리포트, 아이웨어 래쉬, 재킷에 달린 액세서리 베루툼 제품.

STRAY 현진 KIDS

눈빛이 묘하다.
무표정으로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고 오해 많이 산다.

현진의 직캠을 봤는데, 표정 연기와 제스처가 돋보이더라.
노래가 시작되면, 다른 생각은 날아가고 확 몰입된다. 특히 ‘부작용’이나 ‘바람’처럼 어두운 감성의 곡을 부를 때는 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이다. 과몰입이라고 하지. 하하. 한 곡의 무대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스토리가 있으니까. 파트마다 어떤 표정과 동작을 해야 할지, 무대 위에 올라가면 전부 생각난다.

최근 푹 빠져서 본 드라마가 있나?
한 달간 휴대폰 사용 지분의 80%를 차지한 게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 3다. 다섯 아이 중 윌에게 몰입하며 봤다. 안 좋은 일은 다 겪지만 덤덤히 받아들이는 캐릭터다.

눈물점이 있으면 웃음도 눈물도 많다던데 그런가?
한 번 울면 계속 울고, 한 번 웃으면 계속 웃는다. 평소 복잡할 정도로 생각이 많은데, 하나라도 흐트러지면 감정적이 된다. 한이라는 친구가 나를 정말 잘 웃긴다.

어떤 생각을 많이 하나?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자존감이 정말 없던 때가 있었다. 중도를 알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 많이 생각한다. 어떤 걸 더 노력해야 할지.

퍼포먼스도 잘하고, 이렇게 잘생겼는데?
물론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감사하게 느끼지만, 그보단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아티스트로서 멋진 사람.

이상이 높구나.
맞다.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다. 뮤지션으로서 성장하고 싶다. 우리 팀에 ‘쓰리라차(3RACHA)’라는 프로듀싱 팀이 있는데, 음악에 대한 의견을 자주 나눈다. 가사 쓰고 곡 만드는 것도 열심히 한다. 어떤 것이든 잘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멤버들이 현진에 대해 말한 영상을 봤는데, 순수하고 어리숙해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더라.
과거에 난 너무 솔직해서 누군가에게 비밀을 만드는 걸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그게 상처로 돌아오기도 하더라. 스스로를 어리숙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게 가장 어리숙했던 것 같다. 나 자신의 미숙함을 받아들이는 게 지금 내게 주어진 미션이다. 여전히 ‘난 어리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나 왜 이렇게 어리지?’ 싶다.

거짓말 못 하나?
거짓말 되게 못한다. 내가 상대방의 꾸며낸 말을 알아채듯, 상대방도 내가 꾸며낸 말을 알아차릴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약함을 잘 끌어안는 사람 같다.
내게 오는 피드백은 상처가 되는 말이라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내가 생각한 게 다 맞는 건 아니니까. 사람들과 계속 부딪히고, 자기 모습을 모니터링하는 일을 하다 보니 또래보다는 성숙해지는 것 같다.

빨리 어른이 되었네.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마냥 밝은 애였을 거다. 이 일을 하며 생각도 고민도 깊어지고, 말하기 전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처음부터 가수를 꿈꾼 건 아니고, 길거리 캐스팅으로 JYP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다고 들었다.
처음엔 춤추고 노래하는 게 낯설었고 너무 못했다. 그런데 형, 누나들이 무대에서 돌변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서 춤에 흥미가 생기더라. 이를 갈며 연습했다. 연습해서 발전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놀라는 게 좋아서 더 악바리로 연습했다. 내 목표는 비주얼이 아닌 춤 담당으로 데뷔하는 거였다. 춤 잘 추는 연습생들은 그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이곤 했는데, 지금은 신기해한다. 하하.

춤에 대한 열정은 여전한가?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있고, 한 단계씩 올라가려 노력한다. 한두 시간이라도 비면 회사로 돌아가서 연습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의 답은 찾아가고 있고?
어느 정도는. 외부의 자극이든, 스스로에게 주는 자극이든, 어떤 일에도 버티고 버틸 거다. 평정심을 지킬 거다. 지금까지 쌓아온 자존감, 조금씩 나를 믿고 좋아하게 된 마음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

오늘 보니 미워할 구석이라곤 없는 사람인데, 왜 자신을 안 좋아했을까.
되어가는 게 하나도 없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나 자신이 싫었다. 이젠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나 자신이 조금씩 좋아진다. 많이 단단해졌다. 가장 힘들 때 멤버들이 곁을 지켜줬다. 승민이라는 친구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남의 좋은 점을 자연스럽게 언급한다.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이 왜 좋나?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좋다. 사랑도 많이 받으니까. 좋아하는 친구들이 내게서 떨어져 있으면 섭섭하다. 안기는 것도 좋아한다.

멤버들 외엔 어디서 힘을 받나?
팬들의 글과 편지를 읽는다. 팬 사인회 때 받은 편지는 늦게라도 다 보려 한다.

 

“스트레이 키즈라는 브랜드가 지금 내 인생의 전부고,
우리는 뚜렷하게 팀을 바라보니까.”

 

아이돌이 직업이니 팬들에게 무뎌질 수도 있는데, 현진은 그 사랑에 섬세하게 답하더라.
스트레이 키즈 현진이라는 이유만으로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또 어디 있을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날 이렇게 좋아하는구나 느끼면, 너무 행복해진다. 그 사랑에 비해 해드린 게 없어 노력할 뿐이다.

지금 목표는 뭔가?
난 어떻게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고, 멤버들과 같은 목표를 지녔다. 우린 만나면 음악과 무대 이야기만 한다. 앨범을 내면 반응이 어떨지, 지난번엔 어땠는지, 아쉬웠던 부분이 있는지. 스트레이 키즈라는 브랜드가 지금 내 인생의 전부고, 우리는 뚜렷하게 팀을 바라보니까. 우리는 서로를 잘 안다. 어른이 되어 진짜 친구 두 명만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라던데, 그 목표는 이미 채운 것 같다.

팀에 각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나 말고 다른 멤버들에게 물어봐도 똑같이 답할 거다.

곧 스물한 살 생일이다. 뭐하며 보낼 건가?
데뷔하고 나서 생일을 크게 치른 적이 없다. 늘 스케줄이 있었다. 생일에 로망이 없어서 일하며 보내는 것도 좋다.

올해 성년의 날도 맞겠다.
벌써 스물한 살이라니. 아직 어리지만 주관을 세울 수 있는 나이는 된 것 같다. 어른이 되어가는 한 발 정도는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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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티셔츠·팬츠·미니 크로스백 모두 발렌티노, 이어커프 포트레이트 리포트, 베레모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검은색 재킷 릭 오웬스, 네크리스 일레란느, 슬리브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쪽부터) 티셔츠·팬츠·미니 크로스백 모두 발렌티노, 이어커프 포트레이트 리포트, 베레모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검은색 재킷 릭 오웬스, 네크리스 일레란느, 슬리브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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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이예지
PHOTOGRAPHY 레스
STYLIST 황금남
HAIR 김성환(순수)
MAKE-UP 효정(순수)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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