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스마일리스마일

스마일리스마일의 음악은 앞으로 나아간다. 하늘이든, 바다든, 강이든.

UpdatedOn April 07, 2020

/upload/arena/article/202004/thumb/44626-408715-sample.jpg

(왼쪽부터) 류준이 입은 재킷은 아크네 스튜디오, 셔츠 노운, 니트 소윙바운더리스, 팬츠 더스톨른가먼트,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준철이 입은 셔츠 노운, 니트 소윙바운더리스,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더분한 두 남자가 재킷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손을 찔러 넣은 채 들어왔다. 북적거리는 스튜디오 현장이 낯선 듯 주변을 살피며 인사를 건넸다. 듀오 밴드 스마일리스마일의 박준철과 류준이다. 듀오가 드문 요즘, 두 남자는 왜 뭉쳤을까. “저희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였어요. 함께 밴드부에 들어가 각자 기타와 베이스를 맡았죠. 2003년부터 팀을 결성하기 전까지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음악은 꾸준히 해왔어요.” 박준철이 말했다.

이들은 EP 앨범 <42000ft>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티 팝 음악을 선보여왔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그들에게 스마일리스마일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30대에 위기가 찾아온 동시에 기존에 하던 것들이 다 붕 떠버렸어요. 세션으로 속해 있던 밴드들이 모두 사라져갔죠. 너무 갑작스러워 뭘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근데 반대로 뭘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악에서라면.” 그들은 음악이 그저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스마일리스마일로서 활동하기 이전에는 줄곧 강렬한 록 밴드의 세션으로 활동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잔잔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팝 음악을 하기로 했죠.”

류준은 현재 자신들이 추구하는 분위기에 꽤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음악적 영감은 영화나 글 등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도 했다. 음악에 담긴 사연은 그보다 훨씬 단순한 곳으로부터 왔다. “예를 들면 바다 위에 떠 있는 피아노라든지 불이 꺼진 텅 빈 놀이공원을 가는 장면 등. 혹은 비행기 안이나 바닷가와 같이 특정한 공간과 이미지를 상정한 후 곡을 만들어요. 그 공간과 이미지는 일상에서 얻고요. 자다 일어나 씻고 커피를 내리는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곧바로 종이에 써놓는 거예요. 아무렇게나요. 그날 기분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지만요.”

그들은 일상에서 만들어진 곡이 일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기를 원했다. 그 힘은 스마일리스마일의 곡 속에 정직하게 묻어났다. 첫 EP 앨범 수록곡 ‘두 번째 유원지’는 오래된 캠코더로 촬영한 희미한 잿빛 영상을, 싱글 앨범의 ‘빗속에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42000ft’를 들으면 끝없이 비행하는 느낌이다. 마치 1960년대 재즈를 들을 때면 가본 적도 없는 1960년대 재즈 바로 순간 이동한 착각에 홀리듯 말이다.

그들이 다음으로 안내할 세계는 어딘지 궁금해졌다. “다음 싱글 앨범은 가스펠 분위기가 날 것 같아요. 곡의 주제는 ‘강을 향해 간다’로, 모두 다 함께 강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어요. 신발끈을 질끈 묶고 외출하려던 사람, 산책하던 개도 동물도 모두 모여 다 함께 강으로 걸어가는 거죠.” 준철이 말하는 대로 머릿속에 개와 사람들이 걷는 풍경이 그려졌다. 비행기와 바다 그리고 강까지. 스마일리스마일은 걷고 또 나아간다.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어딘가로.

재킷 논메인스트리머, 니트 지오송지오, 스카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논메인스트리머, 니트 지오송지오, 스카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논메인스트리머, 니트 지오송지오, 스카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도조, 셔츠 노운 제품.

재킷 도조, 셔츠 노운 제품.

재킷 도조, 셔츠 노운 제품.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이우정
STYLIST 박선용
HAIR&MAKE-UP 이현정

2020년 04월호

MOST POPULAR

  • 1
    Old Photo Album
  • 2
    Power of Water
  • 3
    구찌 X 이정재
  • 4
    MR. BREITLING
  • 5
    도겸, 폴로 랄프 로렌과 함께한 <아레나 옴므 플러스> 화보 선공개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11월호 커버를 장식한 이정재, 박재범

    구찌와 함께한 이정재, 박재범의 <아레나> 11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도겸, 폴로 랄프 로렌과 함께한 <아레나 옴므 플러스> 화보 선공개

    아메리칸 클래식을 대표하는 폴로 랄프 로렌과 세븐틴 도겸이 함께한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화보가 공개됐다.

  • INTERVIEW

    고보결은 고보결답게 살고 싶다

    배우 고보결은 점과 점 사이를 이으며 풍성해졌다. 두려움 없이 나아가는 방법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 INTERVIEW

    존박은 존박

    슈퍼스타 K 존박. 평양냉면 먹는 존박. 육아하는 존박. 존인지 박인지 헷갈리는 존박. 우리가 아는 존박은 여러 가지지만, 지금 존박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존박은 하나다. 11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가수 존박과 나눈 이야기.

  • INTERVIEW

    고민시는 걱정하지 않는다

    6년 만에 <아레나>와 재회한 고민시는 ‘영화 <마녀> 속 그 배우’에서 ‘넷플릭스의 딸’이 되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고민시는 연기가 어렵지만, 연기를 그만두고 싶은 순간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몇 번이고 실패해도 걱정은 없다는 배우 고민시와 나눈 대화.

MORE FROM ARENA

  • INTERVIEW

    유연석, 모험의 시간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길이 아닌 곳을 달리고, 번거로움을 기대하는 것. 혹은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이 되는 것. 캠핑과 아웃도어 라이프,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는 유연석의 어드벤처 타임.

  • INTERVIEW

    철학과 취향을 담은 한 잔: 히비키 후지오카

    커피 향에는 시간과 노고가 담긴다. 농부의 땀부터 생두를 선별하고 볶아 상품으로 만드는 이들의 가치관까지. 남다른 커피를 세상에 알리는 전 세계 커피 마스터들의 커피 철학을 옮긴다.

  • INTERVIEW

    배우 서은수, 시크한 무드의 화보와 솔직한 인터뷰 공개

  • INTERVIEW

    Knitted To Last A Lifetime

    덴마크의 대표적인 세일러 니트 브랜드 안데르센-안데르센은 다음 세대에 물려줄 니트, 다음 세대를 위한 방식을 근사하게 여긴다. 여름의 첫 자락에 안데르센-안데르센의 CEO 카트린 룬드그렌 안데르센(Cathrine Lundgren-Andersen)과 나눈 인터뷰.

  • INTERVIEW

    믿음의 근간

    진심이면 안 되는 건 없다. 인간관계도 연기도 진심이 중요하다는 스무 살 박지후가 말하는 믿음의 근간.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