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자타 공인 현 KBO 리그 최고의 감독.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2015년에 부임한 김 감독은 그야말로 황태자의 길을 걸었다. 첫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더니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세 차례 우승을 거머쥔 두산을 두고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작년 7월 7일 SK전에서는 역대 최소 경기 통산 400승을 거뒀다. KBO 리그 역사상 6할대 승률이 넘는 감독은 김태형 감독이 유일하다(435승 2무277패 0.611). 1백 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메이저리그에서도 김 감독보다 통산 승률이 높은 감독은 명예의 전당 감독 조 매카시(0.615)뿐이다(700경기 이상). 초고속으로 명장 반열에 오른 김 감독은 리그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3년 28억원). 모두가 우러러보는 위치에 올랐지만 김 감독의 스타일은 달라진 것이 없다. 두둑한 배짱과 우직한 리더십, 특유의 투박함이 그대로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통솔했다. 마블 시리즈에서 우주 최강 악당으로 등장한 타노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캐릭터다. 압도적인 오라는 흥분한 헐크도 주눅 들게 만든다. 모든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야만 간신히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위력이 무시무시했다. 타노스가 단순히 힘만 센 것도 아니었다. 명석한 두뇌와 재빠른 판단력도 겸비해 상대하기가 더 까다로웠다. 김 감독 역시 곰의 탈 쓴 여우라고 해서 ‘곰탈여우’라고 불린다. 무심한 듯 보이지만, 꾀가 많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어벤져스는 ‘타도 타노스’가 공동 목표였다. 2020년 끝판왕도 김 감독의 두산이다. WORDS 이창섭(네이버 야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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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2019년 9월 30일 삼성은 야구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인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허삼영 감독 본인을 비롯한 모든 야구 관계자들이 놀랐다.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로 이름을 날렸던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전력 분석원으로서의 능력은 리그 최고라 평가받았다. 마치 에이션트 원이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스톤을 맡긴 것처럼 삼성은 코치 경험도 없는 프런트 출신 인물에게서 밝은 미래를 찾은 듯하다. 에이션트 원의 선택을 받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데뷔 경기도 치르지 않은 견습 마법사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삼성 생텀은 4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팀 역대 최장 기록. 의사에서 마법사로 전직한 허삼영 감독에게 삼성 생텀을 일으켜야 하는 사명이 내려졌다. WORDS 이희영(MBC 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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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아스가르드(한화)의 순수 혈통이다(1987년 빙그레 데뷔). 2012년 중반 감독 대행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정식 감독이 되는가 했지만 실패하며 아스가르드를 떠나야 했다. 이후 두산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 2018년 정식 감독으로 선임되며 고향으로 돌아왔다. 양손에 묠니르(장종훈 타격 코치)와 스톰브레이커(송진우 투수 코치)를 들고. 강력한 무기를 든 각성한 토르의 위력은 굉장했다. 2017년 8위에 그쳤던 팀을 3위까지 끌어올리며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 하지만 아쉽게 넥센에게 패하며 짧은 각성에 그치고 말았다. 그 충격이었을까. 뚱뚱한 토르가 된 2019년 수많은 내우외환을 겪으며 10개 팀 중 9위에 그치고 만다. 올 시즌을 마치면 계약이 만료되는 그. 또 한 번의 각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WORDS 이희영(MBC 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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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면서 새로운 야구를 모색한다. 실제 염 감독은 현장과 프런트를 모두 경험하면서 시각을 넓혔다.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있는 염 감독은 뛰어난 지략가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성적인 야구를 펼친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는 꼼꼼한 성격이다. 마블 히어로 중 가장 인기 많은 아이언맨은 다양한 수트를 개발해 자신의 능력을 높인다. 그저 낙천적인 성격으로 보이지만, 사소한 부분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인피니티 워>에서 동료들을 지키지 못한 아이언맨은 <앤드게임>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넥센 시절 마침표를 찍지 못했던 염 감독 역시 우승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복귀했다. 기막힌 언변으로 살짝 말이 많은 점도 공통점이다. WORDS 이창섭(네이버 야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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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2018년 NC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도왔던 이동욱 감독이 깜짝 지휘봉을 잡았다. “지지 않는 야구를 하겠다”라고 선언한 이 감독은 첫해 곧바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공적인 자리에서 가급적 말을 아끼는 이 감독은 신비주의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이 감독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정의롭고 심지가 굳은 인물이라고 증언했다. 우주인과 지구인 사이에서 태어난 스타로드는 여전히 베일에 싸인 캐릭터.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존재감은 약하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는 동료들이 있다. 이 감독은 올해 선수단에게 평등과 공정을 강조했다. 이는 스타로드의 신념이기도 하다. WORDS 이창섭(네이버 야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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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이름만 보면 영락없는 ‘아이언맨’이다. 허세나 교만이 없고 자신의 색을 시시각각 바꾼다. 스스로 꼽은 지도자로서의 강점은 유연함이다.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해 ‘유격수 황재균’ ‘선발 이대은’ 카드가 실패하자 이를 인정하고 변화를 줬다. “자존심으로 버티다 경기에서 진다면 그 자존심은 무용지물이다”라는 말에 철학이 담겨 있다. 현역 시절에는 선동열, 조계현, 이대진, 임창용의 임팩트에 밀려 ‘영원한 2인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로키가 토르의 그림자에 가렸듯. 지도자로서는 1인자가 되어보겠다고 도전장을 냈다. 만년 꼴찌였던 KT는 2019년 이 감독 부임 이후 창단 첫 5할 승률이라는 성과를 냈다. <토르:라그나로크>에서 로키가 “너희의 구세주가 왔노라!”라고 외친 것처럼 KT의 구세주로 1년 만에 입지를 다졌다. WORDS 최익래(<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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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감독. 2001년 애리조나에서 김병현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뤄냈다. 책임감이 돋보였던 윌리엄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감독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였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윌리엄스가 KBO 리그에 온 것은 놀라웠다.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던 브루스 배너 박사가 어벤져스에 합류하게 된 것이 극적이었던 것처럼. 윌리엄스는 선수 때부터 다혈질로 유명했다. 넘치는 기운을 주체하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었다. 배너가 눈이 뒤집히면 변신하는 헐크도 마찬가지. 평소에는 온화하지만, 화가 나면 파괴자가 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시간들을 통해 인내를 배웠다고 말했다. 남을 이해하려는 성숙함이 더해졌다. 그러고 보니 헐크도 참교육을 받은 뒤 참는 법을 많이 배웠다. WORDS 이창섭(네이버 야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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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KBO 리그는 갈수록 ‘감독 브랜드 약화’ 현상이 뚜렷하다. 구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메이저리그식을 표방하며 ‘관리형 감독’을 찾는다. 류중일 감독은 KBO 리그에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올드스쿨, 그리고 브랜드가 강한 감독이다. 숫자보다는 현장의 눈, 그리고 감각에 최적화된 지도자다. LG의 투수 교체나 대타 카드 적중 비율이 높은 건 베테랑의 감각을 무시할 수 없다는 증거다. 캡틴 아메리카의 주위에는 첨단 장비로 무장한 어벤져스가 있다. 류 감독도 국내 최고 수준의 LG 전력분석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외부의 침공 대처법으로 내놓은 답은 ‘Together’. 최근 잦은 구설수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LG 선수단을 묶은 류 감독의 철학도 마찬가지다. WORDS 최익래(<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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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어려운 상황에 현명한 자는 다리를, 어리석은 자는 벽을 만든다.” <블랙 팬서>의 연설 장면이다. 허문회 감독은 타격 코치 시절 절대 선수에게 기술적 조언을 먼저 하지 않았다. 대신 선수가 찾아오면 그제야 자신의 생각을 얘기한다. 이를 ‘조언’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꺼려했다. 그저 대화를 나누며 선수가 스스로 길을 찾길 바랐다. 벽 대신 다리를 세우는 지도자다. 허 감독은 공적인 자리라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과묵하다. 내성적이라기보다는 점잖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허투루 내뱉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선수단과 함께 있을 때는 격의 없이 소통한다. 블랙 팬서가 오코예나 여동생 슈리 앞에서는 유쾌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닮아 있다. 감독 부임 첫 시즌 ‘와칸다 포에버’ 대신 ‘자이언츠 포에버’를 외칠 준비를 마쳤다. WORDS 최익래(<스포츠동아>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 시절부터 구속은 느리지만 날카로운 제구와 두뇌 피칭으로 유명했다. 가장 존경하는 투수는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컨트롤 아티스트 그레그 매덕스. 은퇴 후 미국에서 투구 이론을 공부했고, 메이저리그 해설을 하며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와도 친숙해졌다. 2015년 야구 현장으로 복귀한 이후엔 넥센과 SK 투수 코치로 활약했다. 마치 아이언맨을 돕는 AI 자비스처럼 염경엽 감독과 트레이 힐먼을 보좌했다. 2018년 토미존 수술 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김광현과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해 세이브 왕에 오른 하재훈의 뒤에도 손혁이 있었다. 키움은 이런 능력을 높이 사 2020시즌부터 팀을 이끌 감독으로 그를 선임했다. 자비스가 비전으로 업그레이드된 것. 비전은 자비스, 헐크, 아이언맨, 울트론, 마인드 스톤의 힘과 두뇌가 합쳐져 만들어진 슈퍼히어로다. 투수 코치로서의 손혁이 자비스라면 감독 손혁은 힐먼, 염경엽 등이 합쳐진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키움은 2019년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손혁 감독을 선택했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처음 등장한 비전은 울트론을 가볍게 제압하는 강력함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준우승으로 눈높이가 한층 높아진 키움 팬들은 손혁 감독에게 비전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인피니티 워>의 비전이 되어버리면 곤란하다. WORDS 이희영(MBC 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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