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는 카페가 밤하늘 별만큼 많다. 최근에는 북유럽 스타일의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 젊은 파리지앵과 외국인의 발길이 북유럽 카페로 향하고 있다.
헤밍웨이나 피카소가 즐겨 찾던 유서 깊고 세계적으로 유명해 가격도 제법 비싼 카페부터 동네 사람들이 부담 없이 모이는 작은 카페까지. 파리 어디를 가든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조간신문을 읽으며 커피와 크루아상으로 아침을 시작할 정도로 파리에서 카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파리 시민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 한 잔 가격과 바게트 하나의 가격을 물가의 척도로 삼을 정도다.
파리의 카페는 점심에는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고, 저녁에는 와인이나 맥주, 칵테일을 즐기는 바(Bar)로 변신한다. 영업시간도 이른 아침부터 새벽 1, 2시 정도로 길고, 직원은 2교대로 근무한다. 거의 모든 카페에는 카운터와 실내석, 테라스석을 마련하고, 카운터는 특히 자릿세를 받지 않아 음식을 제외한 모든 음료의 가격이 자리에 앉아서 마시는 것보다 50% 정도 저렴하다.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도 간단한 핑거푸드부터 햄버거나 갖가지 샐러드에 등심 스테이크까지 참 다양하다.
최근 파리에는 새로운 모양의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북유럽 스타일의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로, 규모도 일반적인 카페보다 작고, 영업시간도 짧아 오후 5시에 문을 닫기도 한다. 주로 커피나 생과일 주스 등의 음료와 쿠키, 스콘, 베이글과 같이 간단한 주전부리를 중심으로 판매한다. 이따금 샐러드를 파는 곳도 있고, 주말에는 선데이 브런치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카페들은 모든 음식을 프랑스어로 ‘페 메종(Fait maison)’이라고 부른다. 손수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걸 기본으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는 곳도 많다. 몇 년 전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직접 만든 음식이라고 팔았던 메뉴들이 사실은 공장에서 제조한 것으로,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음식을 파는 카페와 식당을 고발한 적이 있다. 미식의 나라라고 자부하는 프랑스에서도 대한민국과 같이 손수 만든 음식, ‘페 메종’은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북유럽 스타일 카페들은 와이파이는 기본이고, 또 무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대개 젊은이들이 노트북을 들고 와 일을 하거나 웹서핑을 하며 커피와 케이크, 샐러드로 간단히 요기를 하기도 한다. 직원도 대부분이 젊고 친절하며, 북유럽이나 영국 출신도 종종 있어 영어도 잘 통한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관광객이 들르기에 부담이 없다.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파리 카페의 종업원과 비교하면 천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주로 북유럽 젊은이가 많이 사는 동네를 중심으로 파리 곳곳에 하나둘 생겨나고 있는 이런 형태의 카페는 특히 환경문제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에 대해 이전보다 민감해진 젊은 파리지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파리의 불친절에 지친 관광객이나 파리 거주 외국인에겐 작은 오아시스 같은 쉼터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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