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용사와의 만남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하셨던 분을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분들을 뵈니 생각이 참 많아지더라. 참전 용사들을 인터뷰하고, 그분들과 함께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보니까 너무 감사하더라. 굉장히 뜻깊은 자리였다.
주목해야 할 장면
다 주목해야 한다. 하하. 진짜다. 전부 빠짐없이 봐야 한다.
체력 관리
전쟁 영화이다 보니 체력 관리가 중요했다. 따로 운동은 안 했지만 하하.
솔직하게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비중 있는 역할은 처음이었다. 어떤 촬영 현장에서든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특별히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다.
촬영장의 재미
배우라는 직업이 꿈은 아니었다. 가게 운영하다가 곽경택 감독님을 만났다. 영화 <친구2>에 잠깐 나오는 역이었다. 찍고 나서도 별 생각 없었다. 영화 개봉하고 나니까 계속 연락이 왔다. 무엇보다 촬영장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나는 현장에 가면 조금 어렵다. 모르는 사람들과 낯선 곳에 있으면 땀이 엄청 난다. 근데 그것도 재미있다. 그냥 카메라에 찍힌다는 그 자체가 좋다.
두텁이의 열의
내가 연기를 배운 사람이 아니라서 오디션만 보면 떨어졌다. 연기를 해보라고 하는데 너무 어렵더라. 두텁이 역할도 처음에는 내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단 내 외모가 학생 같지 않고, 오디션도 너무 못 봤다. 나보다는 작품이 우선이니까 나를 꼭 안 쓰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다음 날 연락이 오더라.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하니까 그것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두텁이와 나
두텁이가 외모와 달리 소심하다. 그 성격이 나랑 잘 맞았다. 친구들은 그냥 딱 ‘너’라고 하더라.
별빛이 내린다
덩치에 안 맞게 감성적이라 별을 잘 본다. 밤만 되면 별을 보는 게 나에게는 힐링 시간이다. 생각보다 별똥별이 많이 떨어진다. 한 20분간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무조건 하나는 떨어진다.
체육학과 출신
체육학과는 인명 구조를 배운다. 그래서 물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촬영 때 바다에 들어간다고 해도 무섭지 않았다.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겨울 바다에 들어간다고 해도 추울 거라는 생각은 안 했는데, 생각보다 춥더라. 추우니까 일부러 물속에 오래 있었다. 근데 감기 걸렸다. 링거 맞았다. 놀림도 많이 받았다.
눈물
어릴 때부터 좋아한 영화가 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틀어놓은 채 보면서 잤다. 꽤 오랫동안 그랬다. 그 영화는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사실 나도 로맨스 영화를 해보고 싶기는 한데, 다 자기한테 맞는 역할이 있으니까 꿈 깼다.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거지 꼭 해야겠다는 건 아니다.
사격의 신 이개태
개태는 포수인 아버지를 따라 짐승을 사냥하며 살았다. 학도병들 중 가장 출중한 사격 실력을 자랑한다. 촬영 전에 사격 연습을 좀 했는데도 현장에서 긴 총을 쥐어 보니 느낌이 전혀 다르더라. 공포탄 넣은 실제 총을 잡았을 때 무서웠다. 누군가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겁나더라.
소년의 웃음
나는 오디션을 보고 합류했다. 오디션 볼 때 국만득 형의 대본을 받았다. 무슨 이유로 내가 캐스팅된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곽경택 감독님이 눈의 생김새, 꾸밈없이 웃는 입의 모양이 좋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기하륜, 최성필, 문종녀, 국만득에게는 특유의 캐릭터와 명확한 드라마가 있는데, 개태에겐 그런 것이 비교적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감독님께서는 개태가 ‘소년’ 그 자체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몸을 내던진 촬영
하루는 와이어를 타는 신을 찍어야 했다. 포탄을 맞고 날아가야 했다. 당일에 갑작스럽게 생긴 신이었는데, 촬영이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두 번 만에 ‘오케이’였다. 몸을 안 사렸다. 다들 너무 힘들어했기에, 아프다고 쪼그려 있을 때가 아니었다. 영덕 촬영 끝내고 서울에 오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평범한 일상이 다 소중하게 느껴지더라.
연기의 꿈
별 생각 없이 고3이 되었다. 여러 가지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더라. 집 바로 앞에 영화관이 하나 있었다. 그 영화관으로 혼자 영화 보러 자주 갔는데, 문득 연기에 흥미가 생기더라. 그 길로 연기학원을 찾아갔고, 언젠가부터 너무 즐겁게 학원을 다니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나의 뮤지컬 선생님 김성철
학원 다닐 때 제일 좋아했던 수업은 뮤지컬이다. 입시 보려면 뮤지컬이나 무용 중 하나를 특기로 삼아야 하거든. 특기로 뮤지컬을 선택했다. 그때 되게 좋아했던 사람이 (김)성철이 형이다. 성철이 형이 뮤지컬 정말 잘하거든. 입시 준비할 때 성철이 형 영상 정말 많이 봤다. 이번 영화에서 성철이 형 만났을 때 신기했다.
‘검블유’의 설지환
2019년은 일단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로 기억될 것 같다.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뽑혔거든. 전작에서 삭발을 했기에, 빡빡이인 채로 오디션을 보러 갔다. 오디션장에 들어서니 <검블유> 감독님이 “마르꼬다! 마르꼬다!” 하면서 소리를 지르시더라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감독님께서 그때 마르꼬 아니면 안 되겠다고 하셨단다.
장사리 친구들
전우들과의 케미스트리가 필요한 영화다. 먼저 다가가지는 못하는 성격이라 걱정했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먼저 다가오더라. 영화 작업이 처음이라 어색한 얼굴로 리딩을 하고 현장에 가곤 했는데, (김)성철 형, (최)민호 형 등 모두가 늘 “같이 밥 먹고 가자” 하는 성격이어서 금세 친해졌다. 이제는 오래 본 사이 같다.
삭발
문종녀 역할은 삭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오디션을 봤다. 알고는 있었지만 ‘까까머리’인지는 몰랐다. 미용실 가는 길이 힘들었다. 도착해서도 힘들었고. 단계별로 자르는 것이 더 힘들 것 같아서 그냥 바로 밀어달라고 했다.
겨울 바다
겨울에 너무 힘들게 촬영했다. 추위 때문이었다. 몸은 힘들지만 무척 재미있는 촬영이었다. 함께하는 분들이 또래다 보니 즐거운 점이 많았다. ‘으싸으싸’하다 보니 더 가까워지고 친해졌다.
배우를 해야겠다
모델을 하다가 어떤 한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에 단순하게 시작한 것 같다. 회사원으로 일하다 연기 시작하는 사람들처럼. 나는 단지 이전 직업이 모델이었던 것뿐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이 부럽기도 했다.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이 그냥 부러웠다. 어쨌든 배우들은 한 작품을 남긴다. 또 다른 인물이 되어서 영화에 등장한다. 그래서 나도 영화에 나오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실감
촬영할 때 디테일을 살리려고 흙에서 진짜로 구르고, 흙탕물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런 세세한 부분이 영화에 생생하게 담겼다. 그리고 촬영 때 비가 많이 내렸는데, 그치니까 땅이 진흙이 됐다. 그런 점도 사실적이더라.
관찰하는 습관
다른 사람들의 캐릭터를 관찰하려고 한다. 저 사람은 저래서 저런 행동을 하고, 이 사람은 이런 이유로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을 본다. 관찰하며 사람을 알아가는 건 재미있다. 연기에 도움도 많이 된다. 관찰하는 습관은 사람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게 만든다. 사람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30대가 되기 전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진 않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년에는 뭘 하지? 이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30대가 돼서 20대 잘 보냈다고 말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20대를 잘 보낼 수 있지? 모르겠다.
자극
직종에 상관없이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각자 삶이 다르다. 직업도 다르고. 다 자신만의 리그를 살고 있는 거다. 그 리그 속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내게 자극을 준다. 그냥 그렇다. 열심히 살아야지. 하하.
스트레스
아무 생각 없으면 안 되겠더라. 아무 생각 없는 걸 못하겠다. 그래서 가끔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가만히 있는다. 넷플릭스를 본다거나 아니면 맛있는 걸 먹기도 한다. 친구를 만나거나 운동으로도 푼다. 그리고 수영한다. 수영을 미친 듯이 한다. 그러면 스트레스가 많이 사라지더라.
배우로서의 목표
연기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질투의 아이콘 기하륜
<장사리>에서 기하륜은 에이스 학도병이다. 동기인 최성필을 질투하고 라이벌로 생각한다. 센 척을 엄청 하는데 사실은 아픔이 많은, 여린 친구다. 처음엔 곽 감독님의 <친구>에 영향을 받아 기하륜의 성격을 터프하게 잡고 촬영에 임했는데, 감독님께서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라.
부산 바이브
부산 소년이라는 설정이라 부산 사투리를 해야 했다. 내가 서울 사람이어서 처음에는 억양이나 말투만 생각하기에도 바빴다. 그런데 주변의 경상도 출신 배우들을 보니 태도 자체가 다르더라. 그때부터 사투리를 그저 말투로 보지 않고, 자라온 환경이 만든 바이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대구로 내려갔다. 원래 기하륜이 대구 소년으로 설정되어 있었거든. 철학관을 찾았다. 첫 번째 철학관에서 녹음기를 살며시 틀어놓고 이야길 듣는데, 그분이 사투리를 안 쓰시더라고. 알고 보니 서울에서 내려온 분이었다. 하하. 곽경택 감독님이 부산 분이라, 기하륜의 모든 대사를 직접 읽어 녹음해주시기도 했다.
장사리의 추억
해변가에서 촬영을 많이 했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우리는 촬영하다 짬이 나도 스마트폰을 별로 안 봤다. 우리끼리 웃고 떠들고 모래탑 쌓고 장난치고. 하하. 내가 군대를 갔다 왔는데, 군대에서 할 법한 놀이들을 촬영장에서 정말 많이 했다. 진짜 전쟁터 같았고, 군대 같았다.
운명의 연기과 입시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지났을 때였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했는데 당시 친한 친구가 자기 반에 어떤 아이가 연기학원을 다닌다면서, 나에게도 혹시 생각 있으면 다녀보라고 하더라. 별 생각 없이 가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속에 응어리졌던 뭔가가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연기과 입시 준비를 고3 때부터 시작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연기과에 진학했다.
멋있는 게 좋아
쉬는 날에는 러닝을 하거나, 아예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소파에 하루 종일 붙어 있는다. 한껏 늘어져서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3>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건 <나를 찾아줘>와 <다크 나이트> 시리즈다. 웅장하고 ‘다크다크’한 거 되게 좋아하거든. 엄청 멋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진짜 멋지잖아.
큰 영화, 첫 주연
대작 영화의 주연이 처음이다. <장사리>의 출연을 놓고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대규모 전쟁 신이 많은 영화다. 새롭게 시도해보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영화 촬영 앞두고는 많이 설레었다. 물론 전쟁은 참혹한 것이지만, 배우로서는 언제나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고 싶으니까. 큰 영화에서 큰 배역을 맡은 것이 처음이라 현장에선 속으로 많이 불안했다. 불안감을 겉으로 드러내는 편이 아니라 학도병 동기들은 눈치 못 챘겠지만….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