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W 메리어트 서울
호텔 로비는 방문객에게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기 위한 요소로 무장된다. 쾌적함, 아름다움, 정갈하게 정돈된 공간이 주는 기분 좋은 긴장감, 일상에서 멀어질 때의 해방감 같은 것들. 최근 리노베이션을 거치며 새롭게 단장된 JW 메리어트 서울의 로비에는 이 모든 요소가 스며 있다. 로비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투명한 유리 구슬을 엮어 만든 거대한 목걸이. 가만히 서서 보고 있자면 조형물의 스케일, 나긋한 색감, 영롱한 자태에 부드럽게 압도된다. 절대 반지에 일순간 매혹되던 스미골처럼, 구슬 목걸이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유리 구슬을 한 알씩 눈으로 훑으며 그 끝을 헤아리다 보면 로비의 높은 층고와 웅장함에 매료된다. 그러는 사이 일상은 저만치 멀어진다. 이 조형물은 프랑스 예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이 베네치아의 무라노 장인과 협업한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다. 높이는 총 15m에 달한다. 각각 크기가 다르고 알알이 반짝이는 유리 구슬이 짙은 나무색과 황동색 일색인 로비 한가운데 걸려 반지르르하고 차분하게 정돈된 공간에 생기 있는 리듬을 형성한다. 장 미셸 오토니엘은 광대한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해 인간의 불완전한 삶 속에 자리한 소망과 행복, 꿈을 이 작품에 담았다.
2 더 플라자
전통적으로 특급 호텔의 로비 라운지는 비즈니스와 개인적인 만남을 위한 장소였다. 선보는 남녀가 마주 앉아 “처음 뵙겠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며 어색하게 웃고, 대개 차를 마셨으며 주문한 조각 케이크는 거의 건드리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제대로 먹고 마시기로 작정할 만한 장소는 아니었다. 메뉴도 천편일률적이었다. 특급 호텔 로비 라운지의 이러한 경향은 최근 들어 조금씩 변화 중이다. 1976년에 ‘서울프라자호텔’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고, 2010년에 전면 리노베이션을 거쳐 다시 개장한 더 플라자는 얼마 전 L층에 로비 라운지, LL층에 스타 셰프들의 창의적인 먹거리를 배치했다. L층 로비 라운지에는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1>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박준우 셰프가 이끄는 ‘더 라운지’가 있다. 박준우 셰프의 특기와 관심사를 살려 초코무스 케이크, 레몬 타르트 베린 등의 클래식한 유로피언 디저트와 와인을 선보인다. 더 라운지에서 나선형 계단을 따라 LL층에 오르면 르 캬바레 시떼에 이른다. 창의적인 오리엔탈 프렌치 메뉴로 잘 알려진 이영라 셰프의 바(Bar)다. 이곳에선 이영라 셰프가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타파스 형태의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문어 라구와 감자 퓌레, 브리야사바랭 등 샴페인과 와인에 근사하게 어울리는 메뉴들로 빼곡하다. 르 캬바레 시떼는 최정원 소믈리에가 선정한 코리안 크래프트 와인 컬렉션을 특급 호텔 최초로 선보인다.
3 아트파라디소
호텔의 타깃은 더욱 분명해졌다. 호텔들은 이제 소수의 성향에 주목한다. 주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이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 주력한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내에 문을 연 아트파라디소는 성인만을 타깃으로 삼은 ‘어덜트 온리’ 호텔이다. 객실 수는 58개에 불과하다. 보통의 호텔 로비가 편안하고 친근한 환대를 추구한다면, 아트파라디소의 환대는 자유롭고 관능적이다. 호텔이 시작되는 3층의 메인 로비 ‘클락 라운지’에는 일반적인 형태의 리셉션 데스크가 없다. 아트파라디소 투숙객들은 클락 라운지의 바에서 웰컴 칵테일을 마시며 체크인한다. 아트파라디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호텔 곳곳은 미끈하고 아름다운 예술품들로 장식되어 있다. 특히 로비의 아트피스는 아트파라디소의 상징과도 같다. 3층 메인 로비의 벽면에는 12개의 연작 사진인 ‘레이디 오브 저스티스(Lady of Justice)’가 걸렸다. 얇은 면사포와 검 등으로 눈과 몸을 가린 여성들은 사진가 알렉시아 싱클레어가 고대부터 다양한 문화권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묘사한 정의의 여신을 표현한 것. 1층 로비에는 TV 박스 위에 박제된 새들과 5개의 브라운관으로 완성된 백남준의 ‘히치콕드(Hitchcocked)’가 놓여 있다.
4 비스타 워커힐 서울
어떤 호텔은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고민한다. 동시대의 테크놀로지와 에너지를 끌어와 새로운 차원의 미래지향적 장소로 기능하기를 자처한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방문객의 영감을 자극하는 경험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은 지금 로비에서 특별한 전시를 열고 있다. 한국의 최신 예술 경향을 다루는 ‘비스타아트 로드’다. 디자인 전문 매체 <월간 디자인>과 협업해 실력과 잠재력을 갖춘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이 한국 예술계의 신선한 시각과 감각이 담긴 ‘뉴 웨이브’를 호텔 로비에 펼쳐놓은 이유는 하나다. 방문객에게 새로운 여행 경험을 선사하고, 그들을 활력 있게 환대하기 위해서다. 호텔에 머무는 시간을 활기차게 만들어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트렌드를 이끄는 창조적인 브랜드의 이미지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비스타아트 로드의 전시는 오는 10월 마지막 날까지 비스타 워커힐 서울 로비에서 진행된다. 이를 기념한 객실 패키지는 올해 마지막 날까지 선보인다. 비스타아트 객실 패키지를 이용한 고객에게는 비스타아트 로드에 전시된 신진 작가 중 한 명인 김만순의 작품이 담긴 비스타×콕시클 컬래버레이션 텀블러를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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