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다니엘일까?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지 않았다. 대중문화에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은, 미지의 세계처럼 두렵거나 어렵거나 혹은 내가 뒤처져 있다고 자책하게 만든다.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정확히 말하면 강다니엘 현상에 동참하고 싶었다. 나 또한 그를 좋아하고, 열광하며 그의 영상에 댓글을 남기고 싶었다. 그러면 적어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 테니까.
강다니엘을 만나기 전, 인터넷에서 강다니엘을 검색했다. 한참 동안 그의 영상만 봤다. <프로듀스 101>로 데뷔하던 풋풋한 모습부터, 팬들이 촬영한 강다니엘의 ‘직캠’, 무대에서 파워풀한 춤을 추는 강다니엘의 음악 방송, 조심스레 인터뷰하는 예의 바른 청년의 모습, 다소곳이 메모를 하고, 땀을 닦으며 대답을 고민하는 모습 등을 보았다. 살짝 처진 눈꼬리를 둥글게 말아 웃어서 사람들이 좋아하나? 다부진 체격과 대조되는 귀여운 얼굴 때문인가? 선한 인상과 중저음의 목소리도 매력적이긴 하다. 하지만 외모만을 강다니엘 현상의 원인으로 추정하기엔 부족했다.
강다니엘은 공백기가 길었지만 그의 팬덤은 변함없이 굳건하다. 사실 그의 공백기가 몇 해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공백기라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로 짧다면 짧은 기간이다. 하지만 그의 팬덤은 뜨겁고, 팬이 아니어도 그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이라 짧은 휴식 기간도 긴 터널을 지나듯 사람들은 답답함을 느꼈다. 열성적인 팬들만 강다니엘의 복귀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강다니엘을 모델로 삼고 싶어 하는 수많은 브랜드들, 그를 인터뷰하고자 대기하고 있는 셀 수 없는 많은 매체들도 있다.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산업은 강다니엘을 기다렸다. 그가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아도 그의 이름은 종종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상하지 않았다. 강다니엘이니까. 그의 이름이 실검에 오른다는 것은 기괴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강다니엘 현상은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다니엘이 전 세계에 인기 있다는 것은 K-팝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다.
대체 왜일까? 왜 사람들은 강다니엘을 원하는 걸까. 풀리지 않는 의문을 안고 그를 만났다. 그의 첫 번째 솔로 데뷔 앨범 〈Color On Me〉가 음반 판매량 기록을 새로이 써내려가기 직전이었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음원 시대에 앨범 초동 판매량이 수십만 장에 이른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초현실적이다.
화보 촬영장에서 강다니엘을 보았다. 반듯하게 자라 예의를 갖춘 청년, 프로다운 태도, 거만함과 거리가 먼 슈퍼스타. 어쩌면 팬들은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어긋나지 않은 모습에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표면적인 이미지로는 강다니엘 현상을 설명하기 부족했다.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그의 첫 번째 데뷔 앨범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들은 이렇다. 책임감, 성실함, 강인함, 배려, 도전적인 태도. 인터뷰이를 미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의 답변에서 느낀 솔직한 감상이다. 강다니엘을 선택하는 것은 올바른 가치를 선택하는 기분이었달까. 올바른 것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데, 강다니엘은 귀여운 미소와 알 수 없는 속내가 있었다. 바른 청년의 표상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이 시대 청년의 표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에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을 옮겼다.
있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담감을 메워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공백기가 길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주로 집에 머물렀다. 한동안 바쁘게 지냈는데, 이번 기회에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앨범 작업도 했다. 밤낮 없이 몰두했다.
앨범 작업에 집중하면서 고민도 깊어졌을 것 같다. 새로운 영감이나 자극도 끊임없이 필요했을 것이고.
음, 내 진심을 표현하는 것, 그러니까 팬과 대중에게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영감은 매 순간 얻는다. 솔직히 주변의 모든 일, 사건, 상황들이 영감이 된다. 심지어 지금 인터뷰에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기존의 그룹 활동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여럿이 함께 무대에 오를 때와 홀로 무대에 오를 때의 느낌도 다를 테고.
큰 무대를 나 홀로 채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많았다. 스스로 의문도 들었고.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노력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담감을 메워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자. <Color On Me>에 기대할 점은 무엇일까?
<Color On Me>는 총 다섯 트랙으로 구성된 스페셜 앨범이다. 또 첫 솔로 앨범이기도 하다. 앞으로 내가 펼칠 무한한 색상들의 시작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의도로 제작된 앨범이다. 첫 번째 트랙 ‘Intro’를 제외한 모든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그중 다섯 번째 트랙 ‘I HOPE’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모든 과정에 의견을 내었고, 함께 의견을 맞춰 제작한 곡이다.
<Color On Me>는 놀라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폭발적인 예약 판매량이 강다니엘의 파워를 실감케 했다.
사실 고민이 많았다. 앨범 구성 과정부터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팬들이 이 앨범을 더 좋아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음악을 선보여야 공백의 시간을 보상할 수 있을지도 생각했다. 앨범을 만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앨범이 발매되고 엄청나게 많이 판매되리란 기대는, 아니 상상조차 못했다. 이제 새로운 숙제가 생긴 것 같다. 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공백 기간을 기다려준 팬들에게는 그 시간만큼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찾아뵈어야만 한다. 그럴 계획이고.
<Color On Me>는 고민이 컸던 만큼, 제작 과정도 쉽지 않았을 거다. 앨범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사실 앨범을 준비할 때 이런 말이 있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앨범을 만든 게 처음이다. 앨범에 참여한 모든 작곡가, 프로듀서 형들이 입을 모아 제작 과정이 짧다고 얘기했다. 곡 작업은 최대한 빠른 일정 안에 마무리 지어야 했고, 또한 앨범 재킷 촬영과 안무 작업도 해야만 했다. 뮤직비디오 촬영도 그 짧은 시간 안에 끝마쳤다. 빠르게 작업할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퀄리티다. 앨범과 재킷, 뮤직비디오와 안무 등 모든 콘텐츠의 퀄리티 걱정이 가장 컸다. 하지만 작업이 완료된 지금은 다른 생각이 든다. 한 달 만에 제작한 앨범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더 긴 시간, 만반의 준비를 탄탄하게 하고, 또 여유를 가지고 작업한다면 더 좋은 음악들을 많이 만들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앞서 <Color On Me>에서 ‘Intro’를 제외한 네 곡의 가사에 참여했다고 했다. 가사에는 강다니엘만의 이야기가 들어 있으리라 생각된다. 가사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
사실 가사의 의미는 의외로 생뚱맞은 것들이 많은 편이다. ‘Horizon’에서는 영화 <어벤져스>의 타노스가 포털을 통해 이동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타이틀 곡인 ‘뭐해’에서는 영화 <주먹왕 랄프>의 바넬로피가 ‘글리치’에 걸리는 장면을 떠올렸고, 내가 담고자 했던 메시지가 비교적 잘 담긴 곡은 5번 트랙인 ‘I HOPE’ 같다. 나를 기다려준 팬, 그러니까 나의 친구들을 위해 앞으로는 웃을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무대 위에 선 강다니엘 하면 파워풀한 댄스나 랩이 먼저 떠오른다. 기존 활동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부드럽고 감성적인 보컬과 댄스를 강조한 것 같다.
이번 앨범에서는 내가 그려나가고자 하는 그림을 나만의 색으로 그렸다. 빈 도화지에 나만의 색으로 스케치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았다. <Color On Me>는 첫 번째 앨범이고, 다음 앨범부터는 차별점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앞으로의 활동도 많이 기대해줬으면 한다.
육체적으로 버틸 수 있게 도와주었다면,
팬들은 나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다.”
강다니엘을 이야기할 때 팬덤도 빼놓을 수 없다. 강다니엘의 팬덤은 무척 넓고 결집력이 강하다. 솔로 활동 준비를 하면서 팬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치열했을 것이다.
그동안 성장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이제부터는 아티스트로서 완성되어가는 강다니엘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내 목소리와 내 무대에 맞는 음악들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 계획이다.
이번 화보 촬영을 통해 까르띠에 프렌즈로 선정되었다. 소감이 어떤가? 그리고 까르띠에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나?
예전에 팬들로부터 까르띠에의 ‘저스트 앵 끌루 이어링’을 선물받았다. 팬들에게 받은 선물이라 더 자주 착용했다. 이번에 까르띠에 프렌즈로 선정된 것은 ‘저스트 앵 끌루 이어링’을 착용했던 모습을 까르띠에가 좋게 봐준 것 같다. 팬들의 선물이 좋은 기회로 이어져서 이번 화보는 의미가 남다르다.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룹 활동과 달리 솔로 활동에서는 아티스트 본연의 색이 강조된다. 나아가 그 아티스트만의 음악 세계가 깊고 풍성해지기도 하고. 앞으로 강다니엘의 음악 세계는 어떻게 펼쳐질까?
아티스트로서의 음악 세계는 매우 기대가 큰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더 많은 것들, 새로운 것들을 준비하고자 한다. 많이 기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거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프로듀스 101>에 모습을 드러내며 큰 관심을 받았다. 워너원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관심이 부담된 적은 없었나?
전혀. 부담된 적은 없었다. 대중의 관심은 설렘에 가까웠다. 더욱 활동에 매진하게 된 촉매제와도 같았다.
막막했던 연습생 시절과 큰 화제를 일으킨 워너원 시절, 갑작스러운 공백기 그리고 솔로 컴백.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 과정을 견뎌나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음, 아무래도 팬들의 응원과 사랑을 꼽을 수 있다. 지치고 힘에 부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팬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 가족과 친구들이 끼니를 챙겨주고, 육체적으로 버틸 수 있게 도와주었다면, 팬들은 나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다.
지금 강다니엘을 자극하는 것은?
음악이다. 모든 종류의 음악들이라고 할까.
살아 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
엄청나게 오랜 시간 촬영을 한 다음 집에 돌아가 간단히 샤워한 후 침대에 몸을 던지고 나면 하루가 꿈처럼 느껴진다. 또 보람도 느낀다. 그럴 때 살아 있다고 느낀다. 물론 당연히 무대에서는 그런 감정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 팬들이 내 무대를 봐줄 때만큼은 하늘 위로 날아가는 기분이다. 하하.
솔로 활동을 시작한 지금, 강다니엘의 화두는 무엇일까?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재미있는 것들은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정리해서 대중에게 보이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음을 체감하고 있다.
강다니엘이 데뷔 전에 꾸었던 꿈이 이루어졌다고 봐도 되겠지? 꿈을 이루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
하하. 아직은 달려가는 과정인 것 같다. 앞으로도 예쁘게 지켜봐주시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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