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은 자유로움과 맞닿아 있다. 팍팍한 현대 사회에서 바람을 즐길 일이 얼마나 될까?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유는 제각각 다를 게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일상에 경쾌한 리듬을 가미하고 싶은 욕망이 깔려 있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모터사이클 중에서도 스크램블러는 더욱 자유로운 존재다. 어떤 길이든 휘저으며 즐기고픈 마음이 담겼으니까.
Street Scrambler
배기량 900cc / 엔진 수랭 2기통 / 최고출력 65마력 / 무게 198kg / 시트고 790mm / 연료탱크 용량 12L / 가격 1천5백50만원
TRIUMPH Street Scrambler
트라이엄프는 레트로 모터사이클 흐름을 이끌어나간다. ‘모던 클래식’ 라인업으로 수많은 모델을 선보였다. 그런 트라이엄프가 스크램블러 장르를 그대로 둘 리 없다. 애초 1950~60년대 스크램블러 장르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트라이엄프이기도 했다. 스티브 맥퀸이 영화 <대탈주>에서 휘젓고 다니던 모터사이클. 흙길을 달리기 위해 오프로드 타이어를 장착하고, 노면에서 튀는 돌을 피하기 위해 머플러를 위로 올린 형태. 높고 넓은 핸들바로 바꾸고 서스펜션까지 험로에 맞게 작동 범위를 손보면 완벽해진다. 당시에는 포장된 도로가 많지 않아 필요해서 만들었다. 이젠 레트로 모터사이클의 하위 장르로서 하나의 스타일이 됐다. 물론 스크램블러의 원래 의도로도 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것저것 다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 많은 모터사이클이다. 레트로 모터사이클의 외관을 만끽하면서 가벼운 오프로드까지 즐길 수 있으니까. 스트리트 스크램블러는 (트라이엄프 모던 클래식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인) 스트리트 트윈을 스크램블러로 만든 모델이다. 스트리트 트윈처럼 본네빌 T100의 엔진을 공유한다. 900cc 수랭 병렬 트윈 엔진은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수랭의 부드러움을 품은 채 레트로 모터사이클의 고동감도 양념처럼 넣었다. 수랭의 효율과 공랭의 감성을 적절히 조율했달까. 2019년 모델은 엔진을 개선했다. 마력과 토크를 높여 보다 쾌적하게 달릴 수 있다. 핸들바를 높여 더 높아진 출력을 편안하게 부릴 수 있다. 디자인에 관해선 감탄부터 나온다. 레트로 스크램블러 모터사이클이란 이게 정답이라고 할 정도로 깔끔하다. 트라이엄프 모던 클래식 라인업이 다 그렇지만. 특히 업스타일 머플러가 상징처럼 빛난다. 차체 오른쪽을 가로지르는 매니폴드와 열기를 막는 금속 가드 디자인이 타는 재미 이전에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레트로 모터사이클의 최대 매력이 멋 아닌가. 물론 조금 타다 보면 오른쪽 허벅지가 뜨거워지긴 한다. 하지만 정통 스크램블러를 즐긴다는 뿌듯함이 약간의 불편 정도는 감내하게 한다. 스트리트 스크램블러는 그렇게 타는 모터사이클이니까.
+UP 스크램블러가 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DOWN 상위 모델인 스크램블러 1200이 새로 나왔다던데.
Scrambler 1100 Sport
배기량 1,079cc / 엔진 공랭 2기통 / 최고출력 86마력 / 무게 189kg / 시트고 810mm / 연료탱크 용량 15L / 가격 2천2백50만원
DUCATI Scrambler 1100 Sport
두카티는 스크램블러를 아예 서브 브랜드로 만들었다. 레트로 모터사이클 흐름을 등에 업기 위해 본격적으로 판을 벌인 셈이다. 물론 긴 시간을 자랑하는 두카티 역사에서 스크램블러 모델 역시 존재했다. 헤리티지를 복기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두카티가 바라본 스크램블러는 젊고 경쾌하다. 기본 모델인 아이콘부터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데저트 슬레드까지 서로 비슷하면서도 각각 다르다. 풍성한 라인업이 두카티 스크램블러의 자랑. 스크램블러 1100 스포츠는 두카티 스크램블러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이다. 엔진 배기량을 높이고 그에 따라 덩치도 조금 키웠다. 그중 핵심은 올린즈 서스펜션. 노면 대응력이 뛰어난 서스펜션을 장착해 역동성을 강화했다. 이름에도 스포츠란 단어가 들어가잖나. 즉, 공도와 흙길을 휘저으며 달리는 스크램블러로서 공도 주행에 더 집중했다. 그렇다면 굳이 스크램블러 형태일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은 타는 자세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 스크램블러의 차체 형태로 역동성을 강조하면 색다른 감각이 배어 나온다. 엔듀로 모터사이클을 공도에서 즐기게 한 모타드와 비슷하달까. 상체를 세우고 양팔을 벌리면서 도로를 휘젓듯 달릴 수 있다. 높인 엔진 배기량 역시 마력보다는 토크에 집중해 그 즐거움을 배가한다. 최고속도보다는 저속과 중속에서 끈끈한 힘을 더한 셈이다. 빨리 달리기보다 스로틀을 감을 때마다 몸을 덮치는 바람의 펀치력을 즐기라고. 앞서 말한 올린즈 서스펜션은 이때 저력을 발휘한다. 노면 대응력이 뛰어나니 어떤 상태의 도로든 바퀴가 움켜쥐고 달린다. 시트에 앉아 스로틀을 감을 때 더 안정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특히 토크로 와락, 밀어붙이듯 달려야 더 짜릿한 스트리트 1100 스포츠와 궁합이 잘 맞는다. 두툼한 토크와 올린즈 서스펜션이 모터사이클을 다루기 쉽게, 더 안정적으로 느끼게 한다. 휘젓고 다닐 스크램블러로서 든든한 뒷배를 챙긴 셈이다. 타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스크램블러 1100 스포츠는 즐거워서 웃게 하는 모터사이클이다. 스크램블러란 장르가 그렇듯이.
+UP 두툼한 토크와 올린즈 서스펜션이 일 다 한다.
+DOWN 훨씬 가격 낮은 아이콘 모델도 충분히 재미있긴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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