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COLN Nautilus 2.7T AWD Reserve
무더위는 오래가지 않는다. 여름은 짧기에 바다에 몸을 적실 시기도 지금뿐. 해무가 짙게 내려앉은 해변을 찾았다. 기암절벽이 바다의 한쪽 풍경을 가린 채 병풍처럼 서 있었고, 반대편 안개에 가려진 바다는 구름이 지상에 내려앉은 듯 기괴했다. 비현실적인 광경은 꿈과 별다르지 않았기에, 쥘 베른의 소설에서처럼 거대한 잠수함이 해무를 뚫고 등장한다고 해도 꿈속 화자처럼 당황하지 않을 것 같았다. 잠수함 노틸러스호는 없었지만 대신 링컨 노틸러스는 있었다. 링컨은 SUV 라인업을 정리하며 모델명을 새로이 했다. 대형차 에비에이터와 중형차 커세어, 그 사이에 위치한 차량이 노틸러스다. 노틸러스는 링컨의 새로운 패밀리 룩에 맞게 육중한 몸을 세련되게 다듬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링컨의 스타 엠블럼을 패턴화한 시그너처 그릴. 좌우에는 LED 멀티 프로젝터 헤드램프가 묵직한 인상을 완성한다. 시트 포지션이 높은 운전석에 앉으면 일등 항해사처럼 넓은 시야를 확보하게 된다. 높이 솟은 센터 콘솔 덕에 운전석은 아늑하다. 센터페시아 좌측에는 기어를 버튼으로 넣었다. 각 기어 버튼마다 조명이 달라 변속이 직관적이다. 버튼들은 유격 없이 꼼꼼하게 자리를 유지한다. 수납공간도 깊고 넓다. 디지털 계기반은 12.3인치이지만 다른 계기반에 비해 작아 보인다. 타코미터와 속도계를 단순하게 표현해 깔끔하지만 단조로운 구성이 됐다. 스티어링 휠에는 너무 많은 버튼이 있어 잠시 혼란스럽지만, 거대한 함선을 이끄는 항해사의 자리라고 생각하면 얼추 수긍이 가기도 한다. 도로에 나서면 차음에 각별히 신경 쓴 티가 난다. 바다를 가르며 부드럽게 가라앉은 잠수함처럼 노틸러스는 도로를 유영하듯 움직인다.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구름 위를 달리는 승차감이 몽환적이다. 가격 6천6백만원.
POINT VIEW 3
1 V6 2.7L 트윈 터보 엔진 + 8단 자동변속기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54.7kg·m, 복합연비 8.7km/L.
2 링컨 코-파일럿 360
레이더 센서망과 카메라를 이용해 운전자를 지원하는 주행 보조 시스템.
3 레벨 울티마 오디오 시스템
19개 스피커와 결합된 사운드 시스템.
NEW CITROEN C3 Aircross SUV
이른 아침 바다에 다녀왔다. 청명한 날이라 바다는 하늘빛을 띠었고, 빨간색 뉴 C3 에어크로스 SUV는 부표처럼 서 있었다. 뉴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는 젊은 감각이 돋보인다. 음악으로 치자면 인기 차트보다는 힙한 사람들이 듣는 플레이리스트에 가깝다. 내부는 소형 SUV가 보여줄 수 있는 경쾌한 감각을 플라스틱과 천으로 표현했다. 작지만 시야 포인트가 1,279mm로 높다. 175mm 최저 지상고 덕분에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하다. 둥근 사각형 스티어링 휠, 송풍구, 도어 트림 등 귀여운 게 최고라고 믿는 ‘카와이주의자’를 만족시킬 인테리어 디테일이 가득하다. 도심 생활 외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해 소형 SUV 트렌드를 충족시키는 기능도 많다. 트렁크 공간은 최대 1,289리터까지 확장되며, 조수석을 완전히 접어 2.4m 짐까지도 실을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1.5리터 블루H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1kg·m이며, 1,750rpm에서 최대토크가 형성되어 일상에서 손쉽게 민첩함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일반 도로, 눈길, 진흙길, 모래, ESP 오프 등 다양한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과 제동력을 조절하는 그립 컨트롤도 제공한다. 귀여운 외모에 못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소형 SUV다. 가격 3천1백35만원.
POINT VIEW 3
1 1.5L BlueHDi 엔진 + 6단 자동변속기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 복합연비 14.1km/L.
2 그립 컨트롤
다양한 노면 상황에 따른 주행 성능 조정 및 내리막길 주행 보조장치.
3 적재 공간
기본 410L, 최대 1,289L.
BMW X4 xDrive M40d
여행은 시작부터 즐거워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BMW X4에 올랐다. X4는 중형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다. 매끈한 쿠페를 가져다 차체를 띄우고 근육을 ‘빵빵’하게 키워 SUV 형태를 완성했다. 외형에서 느껴지듯 온로드에서의 주행 성능과 스포티함이 강조된 모델이다. 다른 SUV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세련된 외형을 뒤로하고 냉큼 운전석에 올랐다. 시동을 켜기도 전에 자꾸만 달리고 싶어 발끝이 간질간질하다. 스포츠 시트에 엉덩이를 끝까지 붙이고,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으니 차량은 스포티한 배기음을 쏟아내며 출발했다. 기어는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변속되었고, 속도를 높일수록 손에 쥔 스티어링 휠에선 묵직한 맛이 느껴졌다. 쿠페의 공기역학 성능이 강화되어 속도를 높이면 차체가 지면에 낮게 깔리는 듯한 감각이 강조된다. 스포츠카에서 맛보던 감각이다. 또한 경량화를 통해 기존 제품보다 50kg 가벼워진 차체와 단단한 섀시는 회전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물론 길고 지루한 고속도로는 똑똑한 스톱앤고 기능이 추가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스티어링 및 차선 제어 기능을 이용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시승한 X4에는 M 스포츠 서스펜션과 퍼포먼스 컨트롤, 가변 스포츠 스티어링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목적지까지 즐겁지 아니한 순간이 없다. 가격 9천1백50만원.
POINT VIEW 3
1 3.0L 직렬 6기통 디젤 엔진+ 8단 자동변속기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토크 69.4kg·m, 풀타임 4륜구동, 0-100km/h 4.9초, 복합연비 10.7km/L.
2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플러스 세이프티 패키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티어링 및 차선 제어, 능동형 측면 충돌 보호, 차선 유지 기능과 교차로 경고시스템.
3 적재 공간
기본 525L, 최대 1,430L.
RENAULT SAMSUNG The New QM6 2.0 GDe 2WD Premiere
초록은 여름의 색이다. 길게 자란 풀들이 걸리적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SUV로 녹음을 누비는 일은 꽤 즐겁다. QM6의 플래그십 브랜드 프리미에르를 타고 전원을 돌아다녔다. 풀이 무성한 곳을 찾았고, 전장 4m가 조금 넘는 QM6는 바위처럼 단단해 보였다. 사실 QM6는 기존 모델에 극적인 변화를 꾀하진 않았다. 달라진 점을 찾으려면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안개등 크롬 데코 디자인이 달라졌고, 프런트 범퍼에는 크롬 버티컬 라인을 넣었다. 프리미에르는 QM6의 최상위 모델이다. 실내의 변화는 두드러졌다. 고급스러운 퀼팅 나파 가죽 시트는 등과 머리를 푹신하게 감싸 안는다. 특히 앞좌석의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에 머리를 기대면 나른해진다. 2열 시트 리클라이닝, 운전석 마사지 시트는 꽤 만족스러운 옵션이다. 편안함을 패밀리 SUV의 우선 조건으로 생각한다면 QM6는 제 몫을 다한다. 여기에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도 강화됐다. 차음 성능도 뛰어나다. 1열과 2열 창에는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를 적용해 정숙성을 향상시켰다. 가격 3천2백89만원.
POINT VIEW 3
1 2.0 GDe 가솔린 직분사 엔진 + 7단 무단변속기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 전륜구동, 복합연비 11.6km/L.
2 시트
퀄팅 나파 가죽 시트 및 앞좌석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3 사운드
12개 스피커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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