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Artist & Designer

다츠

가구 디자이너가 만든 카페의 가구는 특별할까? 건축가가 사는 집은 화려할까? 최근 문을 연 디자이너들의 카페와 건축가의 집을 다녀왔다. 조각가 부부는 정과 망치를 내려놓고 커피를 만든다. 젊은 공간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준 어린 시절 본 이미지를 공간으로 재현했고, 동네 친구 넷이 의기투합해 커피 마시는 행위로 채워지는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디자이너들의 공간에는 그들의 세계관이 농밀하게 담겨 있었다.

UpdatedOn August 09, 2019

이세현 디자이너는 공존을 시도한다.

3 / 10
/upload/arena/article/201908/thumb/42506-380236-sample.jpg

 

따뜻하고 온화한 나무와 차갑지만 부드러운 대리석의 조화, 간결하지만 세세한 터치. 디자인 스튜디오 디플랏이 만든 공간의 첫인상이다. 모든 게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웠으며 편안했다. 공간을 설계하는 이세현 디자이너는 그만의 느낌을 다양한 공간에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공간을 만들 때 디플랏만의 사상이나 철학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공간의 목적을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한 지향점이에요.단순히 디자인이나 그래픽적인 요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운영 방식이나 제품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공부하는 거죠.” 이세현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디플랏의 디자인 철학이다.

한남동에는 디플랏의 손길이 닿은 프로젝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다츠도 그중 하나다. 한국에서 카페와 레스토랑은 기능과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다. 레스토랑에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경우는 드물고 마찬가지로 식사를 하기 위해 카페를 찾는 경우도 흔치 않다. 카페는 후식이고, 레스토랑은 식사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한 공간에 공존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세현 디자이너는 이런 편견을 깼다.

녹사평 한쪽에 위치했던 카페 보통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레스토랑 제이콥과 손을 잡아 다츠로 다시 태어났다. 둘의 공존이 신선했다. “기획 의도는 다츠라는 단독 개체로서 의미를 가지고 자생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카페와 레스토랑의 조화를 위해 바와 키친의 위치, 동선과 같은 요소들에 중점을 두었죠.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커피가 나오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카페에서 음식이 나오는 건 익숙하지 않잖아요. 그 점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 저희는 좋은 음식과 좋은 커피를 함께 제공한다는 전제로 시작했어요.”

다츠는 4개의 점을 의미한다. 첫 번째 점은 카페 보통, 두 번째 점은 레스토랑 제이콥, 세 번째 점은 디플랏이다. 네 번째 점은 뭘까? 바로 3개의 점이 모여 만들어낸 또 하나의 새로운 공간인 다츠를 의미한다. 내부 공간에는 점 4개가 구 형태로서 다양하게 존재한다. 테이블 위 공중에 매달린 베르판의 VP 글로브 조명, 매장 내 한가운데 위치한 동그란 소파, 바에 올린 전구 모양의 스탠드 (전구에 4개의 새까만 점이 박혀 있다), 천장의 에어컨까지 모든 게 다 완벽한 구 형태다.

문득 이곳 정체성을 구 형태로 잡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원이 물성, 가치, 형태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원들이 모였을 때 더 큰 원이 될 수도 있고 하나의 교집합을 만들어서 다른 색을 낼 수도 있죠. 그래서 점들이 모였을 때 우리가 기대하지 못한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다츠라고 이름 짓고 그에 따라 정체성을 확립했어요.”

이세현 디자이너는 요소 하나하나에 상징성을 부여했다. 조명, 가구, 제품 뭐하나 빠짐없이 아주 사소한 부분들까지도.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공간인 다츠가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이 뭔지 궁금해졌다. “다츠가 일상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랐어요. 아침에 오면 커피 한잔 마시고 브런치는 커피와 함께 먹고 저녁때는 저녁 식사를 즐기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음식과 좋은 음료가 좋은 서비스로 제공되는 곳이길 원했죠.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쳐 잠깐 쉬었다 가는 공간이 되도록.” 이세현 디자이너가 담담히 말했다.

시리즈 기사

크리에이터의 공간 시리즈 기사

 

빌라레코드

33아파트먼트

문봉 조각실

조병수 건축가의 'ㅁ'자 집

하태석 건축가의 아임하우스

박진택 건축가의 피, 땀, 눈물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김선익

2019년 08월호

MOST POPULAR

  • 1
    운명적인 우연과 올리비아 마쉬의 바람
  • 2
    너를 위해 준비했어!
  • 3
    호시의 호시절
  • 4
    Groundbreaker
  • 5
    콤팩트한 데일리 시계 추천

RELATED STORIES

  • LIFE

    중고 노트북으로 쓴 소설

    이상문학상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오늘날 한국어로 쓰인 소설 중 가장 탁월한 작품을 알 수 있으니까. 그 권위와 위상은 수상 목록만 보아도 확인할 수 있다. 1977년 김승옥을 시작으로 은희경, 김훈, 한강, 김영하, 김애란 모두 이상문학상을 탔다. 2025 이상문학상은 예소연과 <그 개의 혁명>에게로 돌아갔다.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소설은 어떻게 쓰였을까. 봄볕이 내리쬐는 어느 오후, 소설가 예소연을 만나고 왔다.

  • LIFE

    시계에서도 ‘에루샤’가 통할까?

    에르메스, 루이 비통, 샤넬의 시계는 살 만할까? 3명의 필자가 논하는 패션 하우스의 워치메이킹에 대한 편견 없고 다소 진지한 이야기.

  • LIFE

    봄, 봄, 봄!

    봄 제철 식재(食材)를 활용한 한식 다이닝바 5

  • LIFE

    호텔보다 아늑한 럭셔리 글램핑 스폿 5

    캠핑의 낭만은 그대로, 불편함은 최소화하고 싶다면.

  • LIFE

    그 시절 내가 사랑한 안경남

    안경 하나 바꿨을 뿐인데!

MORE FROM ARENA

  • LIFE

    에디터가 선택한 새해 첫 곡 7

    한 해의 방향을 결정할 노래.

  • FASHION

    호우주의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 응당 필요한 아이템과 쾌적하게 장마철을 나는 법을 준비했다.

  • INTERVIEW

    WayV’s Horizon

    바다 건너 다섯 도시에서 떠나온 소년들은 오늘의 웨이션브이가 되었다. 다섯 멤버는 한국어로 인터뷰를 나누는 동안 저마다의 말씨로 다정, 단결, 긍정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새로운 여정을 앞두고 WayV(웨이션브이)가 우리 앞에 남기고 간 것들.

  • FILM

    COACH 2017 Fall Collection

    거대한 미국의 대자연과 80년대 뉴욕 힙합, 대초원과 도시가 가진 대조적인 느낌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이번 컬렉션은, 소탈하고 꾸밈없는 요소들과 럭셔리의 상징들을 동시에 담은 코치만의 톰보이 룩을 선보인다.

  • REPORTS

    낭만종로 - 연건동

    ‘비둘기’와 ‘노인’이 자동 연상되던 종로에 힙스터 바람이 분다. 느낌 아는 젊은이들이 찾는 종로의 낭만을 포착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