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포토그래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신인 패션 포토그래퍼 이세형이 좋겠다.
패션 포토그래퍼는 주로 어떤 작업을 하나?
패션 사진을 촬영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내 관점은 좀 다르다. 나는 인물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한다. 패션을 표현하는 건 모델이니까. 제품의 무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건 결국 사람이지 않나.
작업할 때 주로 어떤 음악을 듣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선택하는 곡은 촬영 콘셉트, 상황마다 다르다. 우선은 내가 촬영에 집중해야 하니까 차분하고 침착한 음악 위주로 선곡하는 편이다.
작업에서 음악이 빠진다면?
모두가 어색해 죽겠지? 하하. 인물 촬영이 대부분인 나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음악은 그런 소통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를테면 촬영 콘셉트마다 음악을 바꾼다. 음악의 분위기가 모델의 움직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 펑키한 음악을 틀면, 모델도 더 신나고 개구진 표정이 나온다. 음악으로 인해서 분위기가 그렇게 되는 거지.
플레이리스트 구성이 궁금하다.
상황에 따라 바꿔 듣는다. 작업할 때, 혼자 있을 때, 바이크 탈 때 뭐 이런 식이다.
어떤 노래들로 채워져 있나?
작업할 때는 얼터너티브 록 음악을 주로 듣는다. 내가 추구하는 비주얼과도 잘 어울리는 음악 장르라고 생각한다. 기타 소리도 좋고. 바이크를 탈 때는 평소에 잘 듣지 않는 음악들이 많은 편이다. 비트 때리고, 아드레날린 터지는 음악들. 레이싱 게임에 나올 법한 음악들 같은. 혼자 있을 때 듣는 음악 장르는 뒤죽박죽이다. 선곡 포인트는 전체가 아닌, 어느 한 부분이 좋았던 노래들이다. 가수의 목소리라든지, 가사라든지, 악기 소리, 변주 뭐 그런 것들. 주로 취했을 때 듣는다. 하하.
플레이리스트가 다양하다.
어떤 장소에서 느끼거나, 어떤 상황에서 느끼는 수동적인 감정보다 어디에 있든, 어느 상황이든 내가 느끼는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캘리’라는 이름의 플레이리스트를 예로 들면, 내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느낌을 주는 곡들만 모아놨다. 요즘 같은 화창한 날씨에 이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 여기가 캘리포니아인 거다. 하하.
플레이리스트를 활용하는 이유가 있다면?
스트리밍 시대로 넘어오면서 한 달 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오늘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아쉽다. 워낙 많은 음악을 들으니까. 내 경우에는 기억, 추억하기 위해서도 플레이리스트를 활용한다.
장다연 베이커
어떤 일을 하나?
베이커 겸 비주얼 에디터다. 베이커의 영역에서 아티스트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다.
베이커, 어떤 매력이 있을까?
나는 디저트를 만든다. 생각해보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좋은 시간에 내 디저트가 놓여 있다. 내가 만든 디저트가 사람을 연결해주거나,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니까 보람된다. 베이커의 많은 매력 중에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디저트가 꼭 모형처럼 예쁘다. 따로 영감을 얻는 매개가 있을까?
뮤직비디오 또는 SNS. 나는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디저트 사진들을 찾아보는 편이 아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영감을 얻는다.
작업할 때도 음악을 듣나?
그럼. 항상 듣는다. 플레이리스트에 많은 장르와 아티스트가 있지만, 힙합 음악의 비중이 좀 더 많은 편이다. 신나야 집중이 더 잘되거든.
장다연의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한데?
플레이리스트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으로만 채운다. 장르나 아티스트의 구분은 따로 없다. 오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에이셉 라키(A$AP Rocky),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커먼(Common)의 노래가 대부분이다. 50곡 정도 들어 있다. 오늘 작업할 때 들으려고 선정한 플레이리스트다.
디저트별로 음악을 바꿔 듣는다면?
재밌을 것 같은데? 재료부터 맛과 향, 만드는 모양 등 모든 공정이 다르니까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맞춰 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를테면 어떻게?
디저트 몬테로사는 빵을 구워서 부순 후, 조각들을 다시 모양을 잡아 만드는데, 아무래도 파워풀하고, 신나는 프린스의 ‘Kiss’를 들으면 좋을 것 같고, 여성스러운 디저트 페라를 작업할 땐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나 서니 콜론(Sunni Colón)의 노래가 괜찮을 것 같다. 하늘색, 흰색, 오렌지색으로 이루어진 디저트 미뇽에는 마빈 게이(Marvin Gaye)의 ‘I want you’!
오늘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면, 장다연은 어떻게 나눠 들을까?
출근할 때는 아티스트 주영의 노래들로 꾸린 플레이리스트를 열고, 작업할 때는 역시 힙합. 빅션, 투체인즈. 이센스, 팀발랜드의 음악이 모여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신나게 디저트를 만들면 좋겠다. 잠깐 카페에서 쉬거나 책 읽을 때는 ‘롱티’라는 이름의 플레이리스트로 Chill한 상황을 더 Chill하게 즐기고 싶다. 커먼의 노래들이 좋겠지?
범서 바리스타
바리스타로서 가장 즐거운 때가 있다면?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커피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다른 사람이 좋아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양한 취향을 공유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
커피와 음악, 어떤 관계 같나?
커피와 음악 모두 감각의 영역이다. 미각, 청각. 사람들은 가끔 감각을 통해 추억을 되새김질하지 않나. 이를테면 학교 앞에서 팔던 떡볶이 맛이라든지, 여름 냄새라든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커피와 음악 모두 기억을 만들어주는 좋은 매개나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카페에 흐르는 음악은 어떻게 선곡하나?
저녁 시간에 들었던 음악을 기억해뒀다가 낮에 다시 튼다. 그러니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음악을 낮에 다시 트는 거다. 그러면 어제의 순간순간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낮에 틀면 또 다르게 들려서 좋고.
요즘에는 어떤 장르에 푹 빠져 있나?
역시 여기 콤팩트 사운드바에서 들었던 음악 장르를 주로 듣는다. 시간이 흐른 재즈나, 소울, 팝을 가장 많이 듣는다. 디스코도 가끔 듣고. 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아티스트를 바꿔 듣는 편이다. 플레이리스트도 그렇게 구성돼 있고.
플레이리스트를 어떻게 구성하나?
주로 재즈와 팝 음악을 듣는 편이다. 내 플레이리스트는 아티스트별로 정리돼 있다. 로 도널드슨(Lou Donaldson)과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어린 시절 앨범, 그리고 노스탤지어 77(Nostalgia 77)이 즐겨 듣는 아티스트다.
플레이리스트 속 음악을 평소 즐기는 커피와 매치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커피를 즐겨 마시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여름이면 케냐 커피 아이스. 마이클 잭슨의 ‘Up Again’을 들으며 마시면 괜찮다. 화려한 커피인 파나마 게이샤와는 노스탤지어 77의 ‘Freedom’. 로컬 로스터들의 블렌딩을 즐길 때는 로 도널드슨의 ‘Turtle Walk’가 좋겠는데?
플레이리스트를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어떤 타이틀이 좋을까?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모아뒀으니까 Beomseo Like.
그럼 플레이리스트 ‘Beomseo Like’는 언제 들으면 좋을까?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좋겠다. 커피를 마시거나, 술 한잔할 때. 또는 요즘같이 화장한 계절이라면 산책이나 피크닉을 즐길 때 BGM으로 틀어놔도 좋겠다. 가장 좋은 건 편한 공간에 혼자 있을 때. 무엇보다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
플레이리스트 ‘Beomseo Like’를 세 개 정도의 해시태그로 표현한다면.
#Coffee #편안함 #Comfortable
오존 뮤지션
오존을 소개해보자.
음악 만들고 공연하는 오존이다.
요즘 주로 듣는 음악이 있다면?
퍼커션이나 베이스 같은 리듬 악기를 좋아한다. 요즘에는 드럼 사운드의 비중이 높은 음악들을 많이 듣는다. 드럼 룩을 기반으로 한 리드미컬한 음악들.
음악적 영감을 얻는 매개가 있다면?
잡지나, 사진, 영화 같은 매개들. 장면을 보고 상황을 상상해서 멜로디를 만든다. 놀다가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하하.
오존은 주로 언제 음악을 듣나?
잠자기 전이라든지, 책을 읽을 때, 산책할 때처럼 오히려 음악에 집중하지 않는 상황에서 음악이 더 잘 들릴 때가 있더라. 그런 순간들이 좋아서 거의 모든 시간 음악을 듣는다.
플레이리스트를 모으는 방법이 있다던데?
일단, 무작정 곡을 모은다. 추천을 받거나 랜덤 재생을 하거나, 가끔은 외국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기도 한다. 길게는 2주 남짓, 짧게는 5일 정도 오로지 음악만 모은다. 그렇게 음악이 꽤 모이면 아티스트별로 다시 나눠 플레이리스트에 정리해둔 채 기다린다.
뭘?
듣기 좋은 상황들을.
그렇게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보통은 분위기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한다. 날씨나 장소에 따라 선택해 듣기도 하고.
어떤 타이틀로 구분해 듣나?
나는 음악을 상황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듣지만 다 감상한 후에는 기록의 의미로 활용한다. 언제 어떤 노래를 들었는지, 어떤 아티스트가 좋았는지를 기록해두는 식이다. 그래서 날짜를 타이틀로 정한다. 이를테면 ‘5월 14일, 늦은 봄’ 이렇게.
몇 가지 소개해준다면?
플레이리스트를 아티스트별로 정리해두는 편인데, 미츠메(Mistume) 밴드의 음악이 들어 있는 플레이리스트는 봄에 듣기 좋다. 기타를 베이스로 만든 멜로디가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이거든. 지윤혜의 음악은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쉴 때. 드럼, 베이스. 기타, 건반의 기본 구성으로 만든 곡들이 편안하고 담백하니까. 최근에 알게 된 브라질 팝 아티스트 드자방(Djavan)은 여행 갈 때, 혹은 다가올 여름에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브라질 특유의 삼바, 보사노바, 바이앙의 절묘한 리듬이 꽤 신나거든! 하하.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볼 수 있다면?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흥미로운데? 먼저 A&R(Artist & Repertoire)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 음악적으로 트렌디하고, 분석 능력도 뛰어난 사람들이니까. 그들은 언제, 어떻게 플레이리스트를 활용하는지 궁금하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는 베이시스트 지윤혜의 플레이리스트. 그의 음악적 취향을 믿는 편이라서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지 슬쩍 엿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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