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이하 VBC)를 단순히 원단 회사로만 알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3백50년이 넘는 역사, 비탈레 바르베리스 가문이 15대째 이어오고 있는 기업, 세계 최대 규모의 울 원단 생산, 전 세계 테일러 숍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원단, 이탈리아 원단 제조 1위. 화려한 수식어가 증명하듯 VBC는 클래식 수트를 즐기는 이들에게 훈장과도 같은 하나의 상징이다. 이러한 자부심은 그들이 원단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대중 앞에 과감하게 나서는 원동력이다.
지난 10월 12일 VBC는 우리나라 팬들을 위해 의미 있는 자리를 준비했다. 서늘해진 계절을 맞아 울 소재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란넬을 주제로 ‘플란넬 나이트’ 파티를 개최한 것. 행사가 진행된 위스키 바 ‘볼트+82’에는 이를 즐기기 위해 3백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드레스 코드 ‘플란넬’에 맞춰 약속을 지킨 이들의 근사한 옷차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넘쳤다.
이날 주인공인 VBC의 플란넬 원단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워 존재감을 드러냈다. 체크와 줄무늬, 감색과 갈색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전시돼 플란넬 특유의 풍부한 광택과 중독적인 부드러움을 눈과 손끝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모두가 궁금했던 소재를 활용한 결과물은 다른 한쪽 벽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 개의 비스포크 하우스인 레리치, 사르토리아 준 그리고 테일러블이 각자의 개성을 담아 VBC 플란넬로 수트를 완성해 전시한 것. 오차 없는 날카로운 재단과 소재에서 오는 따뜻함과 풍성함, 완벽한 테일러와 좋은 소재가 선사한 수트의 품위는 이런 것이라고 몸소 보여주었다.
플란넬 나이트 파티는 비단 VBC 원단에 대한 찬사로만 이어지지 않았다. 몸을 들썩이게 만든 재즈 밴드의 라이브 공연과 가을밤에 어울리는 싱글 몰트위스키 글렌피딕 하이볼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파티를 더욱 윤택하게 만들었다. 술 한잔 기울이며 오가는 이야기 속에 클래식 수트를 즐기는 신사들의 매너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던 가을밤의 낭만이 가득했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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