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에는 젊은 인구의 유입이 끊이지 않는다. 고향을 떠난 건 미국인만이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 저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모인다. 모두들 혼자 왔고, 혼자 살기에 이 도시는 외롭다. 누군가를 사귀고 싶다는 말에 동호회 개념의 웹사이트 밋업(meetup.com)에 접속해보라는 권유도 받지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좀 더 진지할 수 없을까? 그렇게 찾은 답은 ‘커피 미츠 베이글(Coffee Meets Bagel, CMB)’이다.
이 앱을 처음 소개할 때 ‘아시아인에 특화된 데이팅 앱’임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창업자가 한국계 미국인 세 자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성 친화적이기도 하다. 자매는 온라인 데이팅 앱 가입자의 64%가 남성, 36%가 여성, 실제 활동량은 남성 85%, 여성 15%라는 기형적인 수치를 발견하고, 여자들에게 어떤 남자를 원하는지 물었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덜 이상한 남자를 원했다. 양보다 질이었다. 이들은 곧장 커피와 베이글의 산지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해 기술자들과 함께 앱을 만들었다.
‘커피 미츠 베이글’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이성을 소개한다. 별도의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다. 함께 아는 친구를 매개로 연결되는데, 두 사람은 서로 모르지만 한 다리를 건너면 아는 사이가 된다. 그런데 누군지 알려주지 않는다. (유료 서비스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래서 상대의 신원이 보장되고, 신중할 수 있다. 물론 연동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거리가 기반이 된다. 매일 정오가 되면 앱은 새로운 퀄리티 가이 여섯 명을 소개한다. 이 퀄리티 가이들은 이미 그 여성을 좋다고 표현한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활동량이 엄청난 남자들이 먼저 라이크를 누르면, 여자들은 나 좋다는 남자들 중에 고르는 방식이다. 목마른 남자들은 걸러지고, 퀄리티 좋은 남자들은 살아남는다. 신뢰도가 높아 여성들의 참여가 늘어나니, 서로에게 득이다.
프로필에는 사진, 나이, 지역, 키, 인종, 종교, 직업, 회사, 학력은 필수고, 별도의 세 가지 서술형 질문이 붙는다. I am…/ I like…/ I appreciate when my date… 여기서 ‘글빨’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3개 국어 가능’보다는 ‘칵테일을 3가지 언어로 주문할 수 있어요’가 매칭 확률이 높다고 한다. 더 많은 이성을 보고 싶거나, 매칭 후 7일간의 대화 기간을 연장하는 등 다양한 유료 서비스는 가상 머니인 커피빈을 구매해 사용하는데, 재미를 넘어 엄청난 수익 구조를 예상해볼 수 있다.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더 많은 커플이 앱으로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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