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나도 내 성격을 잘 모르겠다. 어떨 때는 당당한 애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소심한 애 같기도 해서.”
만나러 오기 전, 인스타그램을 쭉 훑어봤다. 일단 팔로어가 엄청나서 놀랐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 철학이 있다면?
에이, 나보다 팔로어 수 높은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일단 내 인스타그램을 잘 보면 알겠지만 실루엣이나 느낌 있는 사진 위주로 업로드했다. 하하. 아름답거나 멋진 곳을 갔을 때 팬들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한 컷 올린다. 혹은 너무 심심할 때, ‘인스타그램이나 할까’ 하면서 뭔가를 올리곤 한다. 예전엔 그래도 꾸준히 업로드했는데 요즘엔 한정된 곳에만 있다 보니까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질 않아서 뜸했다. 하반기에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스타그램을 활발히 해보겠다.
웹툰 학원물의 전설인 <독고 리와인드>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주인공은 누가 맡게 될지 궁금했다. 제안을 받자마자 하고 싶었나?
가장 먼저 ‘액션’이라는 장르가 많이 와 닿았다. 액션 신도 굉장히 많았고, 거기에 딱 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들이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역할 제안을 받았을 때 단번에 ‘와, 이건 꼭 해야겠다.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당시 해외에 있었는데 어떻게든 원작 만화를 구했다. 호텔 방에 앉아서 3시간 반 만에 끝까지 다 읽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딱 끌렸다.
강혁과 강후, 1인 2역을 맡았다. 도전일 수도 있고, 그래서 더 재미있었을 텐데, 어느 쪽에 더 가까웠나?
재미있기도 했지만 나에겐 도전에 더 가까웠다. 일단 주인공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부담되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는데, 아예 새로운 캐릭터를 한 명 더 연기해야 한다니까 훨씬 어려웠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말투뿐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안경을 쓴다거나 머리를 차분하게 내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얼마 전에 편집본을 봤다. 주변에서는 생각보다 ‘두 캐릭터가 확실히 다른 사람 같다’는 반응이어서 안도하고 있는데,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웃음)
싸움을 잘하고 ‘쎈’ 강혁과 정반대로 강후는 소심한 인물이다. 늘 자신감 넘치는 엑소 세훈과 소심함은 사실 어울리지 않더라고.
사실 어떤 역할이든 연기를 한다는 건 어렵다. 아무리 그 캐릭터가 내 성격과 맞는다고 해도, 심지어 내 성격 그대로 연기를 한다 하더라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연기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순간부터는 쉬운 게 하나도 없다. 가끔은 나도 내 성격을 잘 모르겠다. 어떨 때는 당당한 애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소심한 애 같기도 해서. 그래서인지 강후 역할을 할 때 많이 낯설지는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면을 조금씩 꺼내서 연기를 했다. 중요한 건 방송이 나와봐야 알겠지. 하하. 내가 여기서 막 자신 있다고 했다가 막상 방송 보고 ‘큰일났네’ 싶을 수도 있으니까 말을 아껴야겠다.
“<독고 리와인드>를 하면서 연기의 매력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엄청 재미있더라고.”
아, 그러고 보니까 몇 달 전에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제작 발표회 때 먼발치에서 바라본 적 있다. 그 프로그램이 제대로 된 첫 예능 출연이라는 게 되게 의외였다. 예능에 꽤 많이 출연했을 것 같은데?
맞다. 예능 프로그램에 잠깐씩 얼굴을 비춘 적은 있지만 고정은 처음이었다. 평소에 쾌활하고 농담도 즐겨 하는데, 방송에 나가서 웃기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더라고. 쟁쟁하고 입담 좋은 선배님들 사이에서 뭘 하려니까 말이 잘 안 나오는 거다.(웃음) 그래서 예능은 딱 차단하고 살았는데 프로그램 제안이 들어왔다. 여러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렸고, 어느 정도 형식이 짜여져 있는 데다 ‘탐정’이란 역할이 주어져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토크쇼나 리얼 버라이어티 같은 방송은 어렵지만, 이 프로그램은 상황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니까. 그래서 출연한 거다.
그런데 <범인은 바로 너>가 처음이자 마지막 예능이 될 것 같다고?
아, 하지만 <범인은 바로 너>가 시즌제라서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다음 시즌이 결정되면 참여를 생각해볼 것 같다. 다만 다른 예능을 고정으로 출연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얘기다.(웃음)
대본이 있고 준비할 시간도 있는 연기는 더욱 부담이 없겠네? <독고 리와인드>는 얼마나 준비를 했나?
엑소 스케줄과 조정하다 보니까, 한 달 정도 준비했던 거 같다. 액션 신이 너무 많은 게 가장 관건이었다. 춤을 춰왔기 때문에 몸을 잘 쓴다고 해도, 액션 신의 움직임과는 확실히 다르더라고. 그래서 액션 스쿨을 한 달 정도 다니고서 촬영에 임했다. 드라마 촬영을 또 한 달 정도 했으니까 2개월 이상 <독고 리와인드>를 준비하고, 마무리한 셈이다.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 레슨을 받으면서 준비한 건가?
연습생 중에서도 연기 레슨을 받는 친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있다. 나는 쭉 해왔다. 중국에서 작품을 두 편 했는데, 어찌됐건 중국어 더빙이다 보니까, 제대로 도전해본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독고 리와인드>를 하면서 연기의 매력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엄청 재미있더라고.
엑소에서 가장 속 깊은 얘기를 많이 나누는 멤버로 수호를 꼽았다. 수호는 연기 선배님이기도 하니까, 이번 작품 할 때 조언을 많이 해줬겠는데?
물론이다. 아무래도 같은 집에 살고 있으니까 우리 둘이 많은 대화를 하는 편이다. 수호 형도 이번에 <리치맨>에 출연했는데 서로 각자의 작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패션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패션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입고 싶은 대로 입을 거야’라는 주의라고? 다시 말하자면 ‘패션은 자신감’이란 건가?
요즘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조합으로 옷을 입는 분들을 많이 본다. 그럴 때마다 ‘오, 저렇게도 입을 수 있구나!’ 놀란다. 나는 자신감이라기보다, 자유로운 쪽에 더 가깝다. 기분에 따라 옷을 입는 편이라 그저 ‘자신감’이라고 칭하기 어렵다. ‘오늘은 꾸미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힘을 좀 주긴 하는데 평소에 90% 이상은 내추럴하게 입는다. 그래서 딱히 패션에 대해 할 말은 없다. 그냥 뭐 느낌 가는 대로 입는 거다.(웃음)
엑소의 또 다른 멤버 찬열과 함께 ‘We Young’이라는 음원을 발표했다. 두 사람이 엑소의 첫 듀오 유닛이라고?
그러게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게 참 많다. 하하. 찬열이 형과의 유닛은 예전부터 이야기를 계속 해오던 거였다. 어느 날 찬열이 형과 차 타고 가면서 “우리 진짜 뭐 하나 내볼래?” “그래, 뭐든 하나 내보자” 이런 식으로 급진전되어 3개월 만에 결과물을 냈다. 원래는 음원만 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엑소 콘서트에서 선공개를 하게 됐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는 게 이제는 익숙하지?
지금은 이게 맞는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 어찌됐건 할 일이 많다는 건 좋은 거니까.
“모두 다 처음이고 도전이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적어도 선택만큼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기도 했고.”
올해 데뷔 7년 차가 됐다. 엑소 단합의 중심에는 세훈이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쩌다가 막내 세훈이 엑소의 구심점이 된 건가?
나는 팀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화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엑소 멤버 형들은 다 착하고 좋다. 그래서 뭔가를 제안하면 전부 오케이 하는데, 그전까지 누구도 먼저 나서서 뭘 하자고 제안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내가 늘 ‘같이 밥 먹고 놀면서 얘기 좀 하자’고 말하는 편이다. 놀러 가자고도 얘기하는데, 멤버들이 너무 바빠서 놀러 가는 것까진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얼마 전에도 오랜만에 다 같이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참 좋았다. 엑소 멤버들뿐 아니라 친구들 만날 때도 늘 추진력 있게 모임을 제안하는 편이기도 하고.
요즘처럼 다들 바쁠 땐 이런 역할을 해주는 친구가 없으면 여럿이 만나는 게 참 힘들다. 리더십이 있는 편이네?
이번 기회에 엑소 리더를 바꿔볼까 생각도 하고 있다.(웃음) 농담이다.
아마 엑소 형들은 다 착하니까, 그마저도 오케이 하지 않을까?
아마도. 하하.
하반기에 엑소 앨범이 나오고, 다 같이 활동을 하다 보면 2018년도 훌쩍 지나가겠다.
큰일이다. 이렇게 1년이 금방 지나가버리다니.
엑소 활동을 한 후로는 연말을 늘 시상식이나 행사장에서 보냈을 것 같은데?
3년째 방송국에서 많은 가수 분들과 새해를 맞이했던 것 같다. 카운트다운을 하고 나면 ‘벌써 새해가 됐다고?’ 싶다. 그래도 좋아하는 엑소 멤버들과 같이 고생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건 기쁜 일이다. 지금도 창밖으로 찬바람이 들어오는데 벌써부터 감회가 새로우려고 한다. 진짜 이렇게 한 해가 가네.
그래도 올해는 벌써 세 가지나 도전을 했고, 잘 마쳤으니까.
맞다. 내 딴엔 전부 다 큰 도전이었다. 드라마 주인공을 맡은 것도, 예능에 도전한 것도, 듀엣으로 음원을 낸 것도 모두 다 처음이고 도전이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적어도 선택만큼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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