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몽 운트호프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와이너리이자 수출 유통량이 50%를 넘나드는 와이너리. 살로몽 운트호프가 위치한 크렘슈탈은 기후와 토양이 탁월한 오스트리아 최고의 와인 산지다. 살로몽 운트호프는 크렘슈탈에서 쾨글, 바흐트베르크, 린트베르크 등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와이너리가 위치한 오스트리아 크렘슈탈 지역이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이라던데?
정확히 말하면, 크렘슈탈을 포함한 크렘스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아주 아름다운 지역이다.
크렘슈탈에서는 전통적으로 화이트 와인만 생산해온 것으로 안다. 화이트 와인을 위한 포도밭으로서 크렘슈탈은 어떤 땅인가?
남향에 기온의 연교차와 일교차가 뚜렷하고 너무 비옥하지 않은 땅이다. 좋은 포도를 재배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인데 지형이 독특하다. 거대하고 가파른 언덕이며, 다뉴브 강을 따라 돌담을 두른 테라스 형태로 빈야드가 형성되어 있다. 서풍이 불고 원생암이 층을 이룬 토양이 와인의 복합적인 미감에 영향을 준다. 살로몽 운트호프 빈야드는 그랑 크뤼급 포도원이다.
살로몽 운트호프의 화이트 와인은 1792년부터 지금까지 섬세하고 우아한 기조와 품질을 유지해왔다. 비결은 무엇인가?
단순하다. 좋은 와인은 좋은 포도가 만든다. 또 좋은 포도를 기르는 건 좋은 포도밭이다. 좋은 포도밭에는 그에 적합한 종의 포도를 심어야 한다. 복잡할 것 없는 원칙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따르지 않곤 한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고, 잘 팔리는 품종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크렘슈탈 지역에서는 오래도록 오직 화이트 와인만 제조해왔다. 그러기에 적합한 땅이니까. 그런데 1980년대, 오스트리아에 레드 와인 붐이 일자, 몇몇 지역 양조자들이 카베르네 소비뇽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품종이 인기라는 이유로 말이다. 와인 양조에는 레시피가 없다. 와인 생산자가 해야 할 일이란 매일 빈야드에 나가 살피고 관찰한 ‘사실’을 따르는 것이다. 아버지가 내게 늘 하신 말씀이 있다. “절대 네가 와인의 맛을 더 좋게 만들 수는 없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이 양조 철학이 우리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포도를 수확할 것 같을 때, 뭔가 잘되어가고 있을 때 빈야드가 당신에게 보내는 신호가 있는가?
생물 다양성이다. 이 땅에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면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대량 생산을 하지 않는다. 소량 생산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전통 중 하나다.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만드나?
맞다. 그러나 비오디나미나 오가닉 농법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물론 두 농법에는 꽤 좋은 아이디어가 많아서, 그 일부를 우리 빈야드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100%는 아니다.
살로몽 운트호프에서 훌륭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동시에 호주의 피니스 리버 지역에서는 살로몽 에스테이트라는 이름으로 시라즈를 만들고 있다.
1998년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형인 에리히 살로몽이 살로몽 운트호프의 수장이던 시절이었다. 그 후 형이 암으로 투병하면서, 내가 호주와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두 와이너리를 운영하게 됐다. 살로몽 에스테이트의 시라즈는 호주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클래식한 싱글 빈야드다. 짙고 풍부한 과실 풍미, 초콜릿 풍미, 신선한 산도를 지닌다.
오스트리아 와인의 역사를 새로 쓴, 유서 깊은 화이트 와인 생산자 가문의 아들이 어떻게 호주에서 새로운 빈야드를 일구고 레드 와인을 생산할 생각을 했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다.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에는 오직 두 개의 글자(al)가 있을 뿐이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얼마 전 살로몽 운트호프의 쾨글 리슬링을 맛봤다. 미네랄리티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무엇이 이토록 매끈하고도 진한 미네랄리티를 만드는 건가?
빈야드의 토양이 3가지 원생암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편마암과 편암 등인데 그렇기 때문에 가뭄에 잘 견디는 리슬링을 기르기에 적합하다. 특히 손으로도 부술 수 있을 정도로 얇은 편암이 쾨글 빈야드에 굉장히 많다. 아주 많은 비중을 편암이 차지하는데, 이게 바로 그 미네랄리티를 만든다.
궁극적으로 ‘좋은 와인’이란 어떤 것일까? 당신의 견해가 궁금하다.
너무 기술적이지 않은 와인. 그리고 음식 친화적인 와인. 우리가 추구하는 와인이 바로 이런 것이다. 와인이란 음식과 함께 마시는 음료라고 생각하니까. 와인이 음식이 지닌 맛과 향을 죽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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