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ERATI Grancabrio Sport
자동차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을까? 그란카브리오 스포츠의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생각했다. 처음 그란카브리오 스포츠의 실물을 영접했을 때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 하우스 피닌파리나가 고급 요트에서 받은 영감과 지중해의 바람과 태양을 담아 디자인했다는 사실을 몰라도 놀라게 된다. 순전히 그란카브리오 스포츠 외형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때문에 입이 벌어진다. 자동차 외관 즉 껍데기의 역할은 단순하다. 정교하게 조립한 구성품을 보호하는 용도다. 그러니 실용적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피닌파리나가 만든 껍데기는 공포와 아름다움의 표상이다. 그란카브리오 스포츠는 지중해를 유영하는 빠르고 강한 백상아리를 연상시킨다. 흰색 차량이라 그런 것은 아니다. 측면에서 보면 공감할 거다. 긴 휠베이스는 웅장하고, 유선형 라인은 물고기처럼 날렵하다. 전면의 검고 넓은 세로 그릴은 먹먹한 상어의 입을 닮았고, 날카로운 눈매에는 포식자의 무자비함이 담겼다. 측면의 세 에어홀은 상어의 세 줄기 아가미와 기능도 유사하다. 그리고 삐죽 솟아오른 A필러는 상어의 뾰족한 등지느러미와 같고, 그 뒤로 날카롭게 다듬은 리어라인은 상어 꼬리처럼 매끄럽다. 백상아리는 물속에서 빠른 속도로 헤엄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지녔다. 그 유용한 형태는 아름답다. 하지만 날카로운 이빨과 잔혹함은 공포스럽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스포츠 역시 주행을 위한 이상적인 형태와 함께 폭발적인 성능을 지녔다. 이빨은 없지만 4.7리터 자연흡기 V8 엔진이 들어 있다. 이 엔진은 최고 460마력, 최대 53.0kg·m를 발휘한다. 유럽 대륙을 집어삼키며 여행하기에 충분한 사양이다. 어떤 도로에서든 상어처럼 무자비한 성능을 과시한다.
가격 2억4천1백만원.
LAND ROVER New Range Rover SDV8 Vogue SE
명품은 디테일에 공을 들인다. 잘 봐야 겨우 알 수 있는 부분까지 완벽하게 다듬는다. 레인지로버는 럭셔리 SUV의 상징이다. 안 보이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만들었다. 우선 새로운 LED 헤드램프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태양광에 가까운 빛을 내어 야간 주행 시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가 적다.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면 그 방향에 맞춰 빛을 비추는 똑똑함도 갖췄다. 어댑티브 프런트 라이팅 기능인데, 기본 사양으로 제공한다. 주행 조건에 따라 최적화된 조명을 제공하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시야는 맑고 청정하다. 뒷좌석도 변화가 있다. 뒷좌석 중앙의 콘솔을 전개하면 두 뒷좌석이 독립 시트 형태로 분할된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의 좌석처럼 넓게 펼쳐진다. 뒷좌석 시트 제어 스위치를 눌러 조수석 시트도 조작 가능하다. 앞뒤 이동, 등받이 기울기 조정 등 그야말로 회장님 입맛 따라 조작할 수 있다. SDV8 터보 디젤 엔진은 339마력의 고성능 엔진이다. 75.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연료 효율도 향상됐다.
가격 1억8천7백50만원.
MERCEDES-BENZ GLC 220d Coupe
옛날 옛적 사람들은 쿠페의 미래 모습을 SUV 형태로 그렸다. 미래에는 쿠페가 SUV와 결합되어 오프로드에서도 날렵하게 달릴 거라 상상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미래에 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쿠페는 오버행이 길고, 차고는 낮다. 근육질 보닛과 경사진 루프 라인, 불륨감 가득한 휠 아치, 길고 넓은 LED 리어 램프는 넓고 단단한 인상을 심어준다. SUV답게 실내가 여유롭다. 뒷자리에 성인 남자 둘이 앉아도 답답함이 없으며, 트렁크 공간은 최대 1,400리터를 제공한다. 쿠페의 스포티함과 SUV의 역동성이 두루 조화를 이뤘다. 엔진은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다. 최대출력 170마력과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만든 연비 친화적인 자동 9단 변속기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결합해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탁월하다. 단단한 차체는 진동을 최소화해 고속 주행 시 실내가 정숙하다. 옛날 사람들은 스포츠 쿠페 SUV가 조용할 줄 몰랐을 거다.
가격 7천3백20만원.
FORD New Mustang 2.3 Echo Bust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한 이름으로 영업하는 가게들이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머스탱이 그렇다. 머스탱은 머슬카의 아이콘이다. 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다. 머스탱의 인기가 시들하다는 것은 머슬이 각광받는 시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동안 유려하고 날카로운 차들이 유행했고, 머스탱도 근육을 날카롭게 깎고 돌아왔다. 비율과 형태는 기존과 큰 차이 없다. 측면에 날카로운 라인을 넣었다. 전면 헤드램프의 눈매 또한 날카롭고, 각진 형태로 만들었다. 안개등과 범퍼의 그릴 모두 각이 뚜렷하다. 큰 변화는 실내에서 발견된다. 계기반 자리에 12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기본 레이아웃과 인테리어는 머스탱 고유 디자인을 유지한다. 디스플레이 모드를 바꾸고, 한글이 지원되고, 시인성이 향상된 점이 장점이다. 시동 버튼은 센터페시아 하단에 있다. 그 옆에 토글 스위치들이 있는데 귀엽기는 하지만 고급스럽지는 않다. 머스탱의 언어는 우아함보다 터프함에 더 가깝다. 그래서 주행 감각도 거칠고 박력 있다. 이 감각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가격 4천8백만원.
PEUGEOT 208 1.6 BlueHDi
푸조 208은 귀여운 해치백이다. 작지만 알차다. 기름 아끼면서 달릴 줄 안다. 블루 HDi 엔진과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복합연비 16.7km/L를 달성했다. 연비 효율이 향상되었는데, 출력과 토크도 덩달아 높아졌다. 기존보다 더 잘 달린다. 최대출력 99마력, 최대토크 25.9kg·m다. 체급에 비해 낮지 않은 수치다. 특히 도심에서 빠르고 날렵한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도 경쾌하다. 작은 계기반 자리에 작은 아이콕핏을 탑재했다. 직관적인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눈에 잘 보이는 헤드업 클러스터, 콤팩트 스티어링 휠이 안정적인 조화를 이룬다. 센터페시아에는 7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했고, 화면 위에 고품질 새틴 크롬 보호막을 씌워 깜찍함을 더했다. 1열 시트는 옆구리를 딱 잡아주는 세미 버킷 형태다. 달리기 좀 즐기는 날쌘돌이를 위한 배려인 셈. 뒷좌석은 좁다.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답답하다. 작은 차체에 2열까지 늘릴 수는 없었다. 대신 트렁크 공간은 일반 해치백 못지않다. 여행용 캐리어 하나쯤은 충분히 싣는다. 가격은 더 귀엽다.
가격 2천5백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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