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정재환 Editor 구정란
향수 용기 디자이너인 세르주 망소는 향수 용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볼 수 없는 향의 세계를 시각화하고 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여야 한다고. 향수의 용기는 안에 담겨진 향료만큼이나 중요하다. 용기의 디자인이 어떠한가에 따라 그 향기를 취할지 말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고대의 향수 용기는 단순히 향료를 담는 목적으로만 사용되었다. 천연 꽃잎이나 나무껍질 등과 같은 고체 상태의 것들은 도자기나 금속으로 만든 용기에 저장했으며, 액체 상태의 용기는 변색되기 쉽기 때문에 유리에 보관했다. 당시 유리는 변색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향료의 색을 볼 수 있어 용기로서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향수의 용기는 유리가 가장 많이 쓰인다.
최근 블랙이 가장 트렌디한 컬러로 떠오르면서 의상 외에 휴대폰, 냉장고, 전화기 등 각종 전자 제품과 가전 제품에 이어 향수 용기까지 검은 물결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그중 매력적인 용기는 물론, 향기도 좋은 4가지 향수를 추천하려 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로 폴로 선수인 이그나시오 나초 피구에라스를 모델로 내세우며 한때 국내 향수 시장을 장악한 초록색 용기의 폴로 향수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랄프 로렌의‘폴로 더블 블랙’과 2백46년 전통을 지닌, 거의 모든 향수가 주문에 의한 개인 맞춤형인 크리드의‘그린 아이리쉬 트위드’, 용기에 새겨진 화이트 장미로 메트로섹슈얼을 강조한 파코라반의‘블랙 XS’, 심플하면서 우아한 용기가 인상적인 아르마니의 ‘아르마니 코드’가 그것이다. 불투명한 블랙 컬러의 강인한 향수 용기는 그 안에 담긴 향을 궁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다시금 향수 용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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