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네메시스 메시 17+ FG·X 17+ FG·프레데터 18+ FG 축구화·2017-2018 UEFA 공식 축구공 피날레 OMB모두 아디다스 제품.
올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어떻게 보고 있나?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든 경기를 챙겨 보고 있다. 올 시즌 라리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챔스에 올인하는 것 같다. 이미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셀로나)와 격차가 너무 크니까 그렇겠지? 지단 감독 입장에서는 챔스 결승이라도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에 치른 파리 생제르망 FC(이하 PSG)와 레알의 경기도 유심히 봤다. 지난 20여 년간 세계 무대에서 큰 성과를 이룬 게 없는 PSG가 올해 초 큰 투자를 통해 과연 톱 레벨까지 올라왔을지 궁금했으니까. 첫 경기에서 PSG가 1:0으로 선점했고 전반 종료 직전 호날두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우승팀을 예측할 수 없었다. 실수는 에메리 감독의 선수 교체부터 시작됐다. 카바니를 빼고 수비수를 보충한 것. 음바페와 카바니, 네이마르라는 세계 정상급 선수가 공격수로 자리 잡고 있어 전반전에 레알 수비수는 별다른 움직임을 펼칠 수 없었다. 그런데 카바니가 빠지자 레알의 마르셀로 움직임이 살아났고 흐름을 읽은 지단 감독이 아센시오를 교체 선수로 넣었다. 이때부터 레알의 왼쪽 라인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추가로 넣은 두 골도 모두 이 왼쪽 라인에서 만들었다. 레알 홈에서 펼쳐진 경기라는 점에서, 승점을 위해 1:1 무승부로 마무리하려 했던 에메리 감독의 안일한 생각이 팀을 패배로 이끈 게 아닐까? 작년에 바르셀로나한테 3:0으로 이기고 다음 경기에서 6:0으로 패한 걸 보면 에메리 감독이 승자의 사고방식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건 마인드 문제다. 결국 PSG는 아직 톱 레벨이 아닌 거다.
퍼거슨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이하 맨유)를 이끌던 시절 이후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팀들은 챔스에서 부진한 결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맨체스터 시티 FC(이하 맨시티)에 호셉 과르디올라, 리버풀 FC(이하 리버풀)에 클롭, 맨유에 무리뉴, 첼시 FC(이하 첼시)에 안토니오 콘테와 같은 세계적 감독이 EPL에 온 뒤로 EPL 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8강이 확정된 팀 중 두 팀이나 EPL이다.
네 명 중 과르디올라와 콘테는 세계 최고의 감독이다. 콘테는 분위기와 팀플레이를 만드는 능력이 전 세계 최고다. 뛰어난 선수가 없어도 대단한 팀을 만들 줄 알거든. 작년 첼시를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첼시는 선수진이 좋지 않았음에도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예전 콘테가 이끈 유벤투스 FC(이하 유벤투스)도 그랬다. 5년 동안 리그 우승 한 번 못한, 오히려 강등 위기에 처한 적도 있는 볼품없는 팀이었다. 그런데 콘테가 감독을 역임하자 리그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팀플레이를 만들고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과르디올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새로운 축구 철학을 정립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공격적인 축구는 과르디올라가 세계 최고다. 개인적으로 맨시티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이끄는 SSC 나폴리가 현재 유럽에서 제일 재밌는 축구를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보기에 좋은, 쇼에 가까운 재밌는 축구를 구사하거든. EPL 팀이 상승세인 건 부정할 수 없지만, EPL에서 레알, 바르셀로나와 동등한 실력을 갖춘 팀은 맨시티밖에 없다. 맨유는 선수 명단은 최고지만 아직 팀이 자리 잡지 못한 것 같다. 첼시는 사실 지난 이적 시장에서 콘테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잡아줬으면 어땠을지… 현재는 많이 부실한 상태다. 이 때문에 바르셀로나에게 패할 것으로 예상한다. 리버풀은 레알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 리그는 신경 쓰지 않고 챔스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리그도 잘하고 있지만 리그 우승은 힘드니까.
올 시즌 챔스의 큰 이슈 중 하나 ‘bet665’를 비롯한 세계적인 축구 언론들이 모두 맨시티를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일단 가장 강한 팀을 꼽아보자면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 바르셀로나, 레알, 맨시티. 현재 맨시티는 약점이 없는 팀이다. 하지만 FC 바젤에게 2:1로 패한 경기를 보면 종종 수비 실책이 있다. 맨시티가 8강에 진출했기에 이 패배가 의미는 없지만 앞으로도 수비 실책을 최소화해야 한다. 작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맨시티는 수비수 위주로 영입했다. 수비를 위해 돈을 많이 썼는데…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맨시티는 수비 라인의 실책만 없다면 현재 세계 최고 팀이다. 르루아 사네 선수만 봐도 정말 기적적으로 잘하고 있다.
또 다른 이슈라고 한다면 레알의 챔스 3연패다. 유로피안컵이 챔스로 명칭을 바꾼 이후 2연패를 달성한 팀이 없었는데 작년 레알이 역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과연 이 기세를 몰아 챔스 3연패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지단 감독은 올해 라리가, 코파 델 레이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만약 이번에 챔스 결승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내년에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다. 챔스에서도 부진하면 올해 농사는 전부 망한 거니까. 또 이번에 레알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내년 시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도 나이가 있는 호날두, 벤제마, 베일 모두 바뀔 것이다. 전반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인 거다. 바르셀로나만 보더라도 쿠티뉴와 멜루를 영입했다. 레알이 올해 우승하면 젊은 선수 한두 명 추가 영입하고 앞으로 1~2년은 지금 이 체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단 감독 입장에서 우승은 못하더라도 결승에는 꼭 올라가야 한다. 결승은 한 경기로 끝나기 때문에 운이나 여러 변수가 있어 패하더라도 레알 임원진 입장에서 딱히 할 말이 없거든. 우승한다면 지단 감독과 선수들 모두 새로운 역사를 쓴 팀으로 평가받겠지? 궁지에 몰린 것인가, 아니면 기회인가. 이번 챔스에서 레알의 활약이 궁금한 이유다.
네이마르가 PSG로 이적한 이후 바르셀로나에 위기가 오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더라.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그 자리에 내가 뛰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 하하. 누가 뛰어도 무관한 역할이었던 거다. 바르셀로나에는 든든한 수비진이 있고 한 경기당 공격 포인트가 될 만한 패스를 50번 이상 하는 미드필드진이 있다. 게다가 메시가 있다. 애초에 네이마르의 역할은 크지 않았던 거다. 네이마르의 능력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그가 세계 정상급 선수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유벤투스는 과연 준우승의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유벤투스 팬이지만, 올해 우승은 조금 어렵다고 본다. 유벤투스는 1994년부터 챔스 결승에 9번이나 올랐다. 하지만 우승은 1994년, 딱 한 번뿐이다. 작년만 보자면 레알, 바르셀로나, 유벤투스가 유럽 최고의 팀이었다. 당시 바르셀로나도 쉽게 이길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올해 최고의 팀은 레알, 바르셀로나, 맨시티, 뮌헨이다. 유벤투스는 아마도 뮌헨과 비슷한 수준? 맨시티는 빈틈없이 강한 상태고, 레알과 바르셀로나는 본래 강한 팀이다. 유벤투스의 강점이라면 홈에서 쉽게 지지 않는다는 것.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유벤투스를 이긴 팀이 없다. 토트넘과 유벤투스 홈에서 치른 경기가 2:2로 끝났지만, 사실 유벤투스가 3:0으로 이겨도 할 말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이과인의 페널티킥 실축이나 여로모로 토트넘에게는 운이 좋았으니까. 문제는 스페인이나 영국에 가서 유벤투스가 상대 팀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거다. 수비진만 보자면 바르셀로나나 레알과 동급이지만, 미드필드와 공격진의 기복이 심하다. 바르셀로나에 메시와 수아레스, 레알에 호날두와 벤제마, 뮌헨에 레반도프스키, 맨시티에 사네와 아구에로가 있다면, 유벤투스에는 디발라와 이과인이 있다. 메시와 호날두 두 외계인을 빼면 내가 보기에 전부 비슷한 수준인데 문제는 디발라와 이과인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복이 심하다는 거다.
EPL이 하향세에서 다시 상승세로 약진 중인 반면에 세리에 A(이하 세리에)는 2010년 무리뉴 감독이 이끈 FC 인터밀란 이후로 챔스 우승컵을 든 팀이 없다. 또 부폰이 곧 은퇴할 나이인데 챔스 우승컵을 들어본 적이 없다.
확실한 건 현재 세리에의 수준이 사람들 생각만큼 낮지 않다는 거다. 전체를 보자면 오히려 라리가보다 수준이 높다. 레알과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는 세계 정상급 팀 때문에 리그 전체의 덩치가 커 보이는 거다. 그리고 리그앙과 분데스리가도 세리에에 비해 수준이 낮다. 강팀이 많은 EPL은 확실히 세리에보다 수준이 높다. 현재 세리에는 유벤투스, AS 로마(이하 로마), SSC 나폴리, AC 밀란, FC 인터밀란, SS 라치오의 상승세로 수준이 많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 팀들을 보고 있으면 1990년 세리에 황금기 시절 7공주가 떠오를 정도다.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하지만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에서 결과를 보여주고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 시즌 챔스에 로마와 유벤투스가 세리에 팀으로 남아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로마는 FC 샤흐타르 도네츠크(이하 샤흐타르) 홈에서 2:1로 졌다. 사실 이 경기가 있기 바로 전, 다음 팟캐스트 <한준희, 장지현의 원투펀치>에 나가서 샤흐타르가 이길 거라고 예측했었다. 당시 1월, 우크라이나가 엄청 추운 시기이고 또 샤흐타르가 올해 챔스에서 치른 경기 중 홈에서는 한 번도 패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맨시티도 이겼으니까. 팀 수준만 보면 로마가 훨씬 높은데, 환경과 주변 요인 덕분에 결국 내 예상이 적중한 거다.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은 토트넘 홋스퍼 FC(이하 토트넘)와 유벤투스의 경기가 큰 이슈였다. 손흥민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실제로 이탈리아 신문에서도 토트넘 MVP로 손흥민을 꼽았다. 평점도 굉장히 높았고.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 평가 몸값을 보면 손흥민, 호날두 두 선수가 60억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호날두는 1985년생이고 손흥민은 1992년생이다. 나라도 손흥민에 투자할 거다. 손흥민은 빠르고 정확하며 드리블이 좋은,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다. 이번 챔스에서 활약도 정말 대단했다. 다만, 슈팅 횟수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편인데 이런 점을 개선해야 한 단계 높은 레벨이 될 것이다. 토트넘이 유벤투스에 패한 이유는 팀 수준의 차이가 아직 많이 나기 때문이다. 특히 토트넘의 수비가 패배 요인이었다.
2018년 3월 12일 오후 1시 30분. 유벤투스, 맨시티, 리버풀, 레알이 8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나머지 올라갈 팀을 예측해보자.
맨유, 뮌헨은 무조건 올라갈 거고 바르셀로나가 첼시를 꺾고 올라갈 거다. 로마와 샤흐타르는… 좀 예측이 어렵다. 아무래도 로마가 올라갈 것이라 예상하긴 하는데…. 맨유, 로마, 뮌헨, 바르셀로나 이렇게 네 팀이 올라갈 것이라 예측한다.
4강에는 어떤 팀이 올라갈까?
맨시티, 레알, 유벤투스…는 좀 힘들겠지만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맨유까지 네 팀.
우승 후보 두 팀을 꼽자면?
맨시티가 유벤투스를 이기고 레알이 맨유를 이기고, 결승은 맨시티와 레알. 어느 팀이 이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유벤투스 팬으로서 유벤투스를 꼽을 줄 알았는데 의외다. 사실 유벤투스가 우승하면 <아레나> 팀 전체 회식을 쏜다거나… 어떤 제안을 해보려고 했다.
팬이지만, 우승은 조금 어렵다고 본다. 우승하려면 강한 미드필더 2명 정도는 필요하다. 토니 크로스나 모드리치, 카제미루, 라키티치 같은 미드필더. 만약 유벤투스가 결승에 올라간다면 비행기와 관람 티켓 모두 구매해 직관할 예정이다. 엄청 비싸겠지만, 아내에게도 미리 얘기해뒀다. 하하. 그리고 만약 유벤투스가 우승한다면 <아레나>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하겠다. 약속한다.
이번 챔스에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리그 우승에는 감독 30%, 선수 70%로 영향을 미친다. 리그는 매번 만나는 팀과 또 붙는 거니까. 챔스는 반대다. 감독 70%, 선수 30%. 만난 적 없는 팀들,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팀들과 겨루는 경우가 많다. 아예 모르는 선수와 경기를 뛸 때도 있다. 그 때문에 감독이 모든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전술을 짜야 한다. 또 경기 중 발생할 경우의 수까지. 이를테면 작년 유벤투스와 레알 결승에서 지단 감독의 전술로 결국 레알이 우승한 것과 이번 PSG와 레알의 경기에서 아센시오를 교체 투입한 지단을 보면 감독의 전술이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감독은 멀리 보고 경기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감독의 경기 운용을 파악하면서 챔스를 관람하면 보는 재미가 배로 증가할 거다.
BEST ELEVEN
알베르토 몬디가 꼽은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베스트 일레븐’.
감독 호셉 과르디올라
전술 3-4-3
교체 명단 데 헤아, 바르찰리, 부스케츠, 베라티, 메시, 데 브라위너, 카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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