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김지태 EDITOR 이지영
First 처음 그린 그림
서너 살 때부터 어머니가 그림을 가르쳐주셨다. 중학교 때까지 그림을 그렸는데, 그 후에는 영화감독 하겠다고 마음먹으면서 비뚤어졌다.(웃음)
First 첫 콘티
대학 때 광고를 전공했는데, 콘티 잘 그리면 광고감독 되는 데 득이 된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친구들 과제나 선배들 졸업 작품을 도와주곤 했다. 주변에서 ‘콘티 좀 그린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도 그즈음이었던 것 같다.
First 광고 콘티로서 첫 작품
학교를 졸업하고 광고 대행사에 들어갔다. 첫 콘티는 모 건설회사 광고였으나 자세히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당시 가장 큰 클라이언트가 제약회사였기에 약 광고를 엄청 그린 기억만은 선명하다. 박경림 씨가 천사 날개 달고 나오는 변비 약 ‘콜그린’이나 ‘이가탄’ 같은 약 광고 말이다.
First 가장 많이 그린 콘티
역시 모 제약회사 광고였는데 마지막에 사회자가 나와서 “이젠 걱정 없이 사십시오!”라고 말하는 장면을 5백 컷 그린 적이 있다. 손 동작에 따라 사이즈를 바꿔가며 말이다.
First 가장 고생스러웠던 콘티
보통 광고주 PT 때 보여주기 위한 5~6개의 시안을 위해 40~50개의 아이디어를 낸다. 각각의 콘티를 그리다 보면, 이게 중노동이다 싶다. 요즘이야 공들여 그릴 때는 하루 한 컷 그릴 때도 있지만, 당시에는 하루에 2백~3백 컷씩 그릴 때도 있었다.
First 영화 콘티로서 첫 작품
첫 작품이 될 뻔했던 게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였는데, 과 선배의 일을 도와주다 면접에 한 시간가량 늦었다. 그랬더니 명필름에서 약속 시간도 못 지키는 사람은 필요 없다며 오지 말라고 하더라. 나중에 다른 선배가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작품을 소개해줘서 영화 콘티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First 가장 최근 작업한 영화
엊그저께 임필성 감독의 <헨델과 그레텔>을 끝냈다. 지금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작품은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다.
Last 가장 마지막으로 영감을 받은 무엇
사람에게 배우고 자극받는 게 크다. 박찬욱 감독과 작업할 때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을 느꼈고, 최근 김지운 감독과 작업하면서는 넓어진 시야에 의미를 두는 방법을 배웠다. 영화로는 <킹콩>을 보고 블록버스터는 저렇게 만들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평소에는 주성치 영화가 나올 때마다 항상 기대하는 편이다. 저런 이야기가 재미있는 영화구나 하는 걸 그의 영화를 보면서 느낀다.
Last 최근 받은 스트레스
혼자 하는 일이 아닌지라 팀 구성원을 뽑을 때가 있는데 요즘 친구들이 참 문제가 많다는 걸 느꼈다. 막상 하겠다고 와서는 “언제부터 출근하세요” 하고 말하면 전날 꼭 전화가 온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우리 세대는 저러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Last 가장 마지막으로 자극받은 콘티
<아멜리에> 콘티. 콘티만 봐도 영화가 어떤 분위기일 거라는 게 대충 예상이 되더라.
Last 어젯밤 잠든 시간
보통 아침 7시에 잔다. 미팅이 있는 날은 12시에 일어나고, 없는 날은 1, 2시에 일어나는 편이다. 아무래도 밤에 집중력이 발휘되기 때문에 밤낮을 바꿔 사는 편이다.
Last 가장 성취감을 느낀 작품
<친절한 금자씨>다. <올드보이> 이후 기대치가 높았던 작품이었는데, 다행히 인정을 많이 받았다. 스태프 시사회 때 내가 봐도 재미있는 영화면 정말 기분이 좋다.
Last 가장 힘들었던 작품
<뚝방전설>. 무려 10월부터 3월까지 질질 끌려가며 작업했다. 어떤 신은 10가지 버전이나 나와 있어서 파일 정리하는 데만 며칠이 걸릴 정도였다. 감독은 쉽게 결정을 안 내려주고, 제작팀은 반대로 우리에게 여태 아직도 안 나왔느냐고 물을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다.
Last 마지막으로 잃어버린 물건
샤프. 수작업으로 그리다 보니 샤프를 많이 쓰는데, 늘 잃어버리곤 한다. 함께 일하는 후배들이 챙겨주지만 꼭 찾으려면 없다.(웃음)
Last 최근 세운 나의 목표
영화감독. 아직까지는 부족한 게 많지만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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