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살짝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멋있기만 했던 박서준이 이럴 줄 몰랐다. 지질한 청년 이미지가 참 잘 맞는 거 같다.
영화 〈청년경찰〉 속 어설프지만 열정적이고 순수한 기준이를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웃음) 〈청년경찰〉은 강하늘과의 유쾌한 호흡이 중요한 영화였는데, 즐겁게 찍은 만큼 ‘케미’가 잘 산 것 같아 기쁘다. 사실 남자들은 편한 친구들끼리 만나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이 무장 해제되곤 하는데, 그런 면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했다.
겸손하다는 평이 많더라. 이렇게 성공에 가까이 다가간 배우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겸손하다는 건 참 긍정적이란 생각이다. 본디 성향이겠지? 박서준은 원래 어떤 사람인가?
성격 자체가 무던한 편이다. 사실 인기가 많아지면 좋지만, 하늘의 딸 수 없는 별처럼 되고 싶진 않다. 사실적인 상황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 연기자의 몫인데, 보는 사람에게 이질감이 들까봐 걱정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자연스럽고 편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2011년에 데뷔했다. 6년째인데 거의 실패가 없었다. 보는 눈이 있나 보다.
흥행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선택한 적은 없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웃음) 작품을 선택할 때 주로 이야기 전체가 주는 느낌과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지를 보는 편이다.
드라마 〈쌈마이웨이〉에 이어 영화 〈청년경찰〉까지 흥행에 성공했다. 첫 상업 영화 주연작, 아직까지도 박스오피스 순위권에 머물고 있는 흥행작이라는 것 외에 〈청년경찰〉이란 영화는 박서준에게 어떤 작품인가?
나에게는 가족 같은 영화다. 강하늘, 감독님과는 물론이고, 현장 스태프 분들과도 형, 동생처럼 잘 지냈다. 앞으로도 이런 현장 분위기를,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이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레나〉 인터뷰에서 김주환 감독은 박서준의 첫인상에 대해 “처음엔 키가 커서 올려다봤고 영화를 찍으면서는 다른 이유 때문에 올려다봤다.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다”라는 극찬을 남겼다. 이에 화답을 해준다면?
감독님께 전화 드려야겠다.(웃음) 호칭은 감독님이라 부르지만, 정말 좋은 형 같은 느낌이다. 우리와 항상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함께 대화를 하면서도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참 대단해 보였다. 덕분에 촬영하면서도 좋은 시너지가 났다.
드라마도, 영화도 너무 잘돼서 지금 다들 박서준은 꽃길만 걸으면 된다는 분위기다. 배우로서 스스로 가장 경계하는 것이 있다면?
경계한다고 말하기엔 뭐하지만, 배우로서 어떤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는 편이다. 박서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라면 스스로 한 군데에 갇혀버릴 수도 있겠지. 이미지는 소모될 수밖에 없기에, 계속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여자들은 박서준이라는 배우가 로맨틱 코미디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이 바람을 들어줄 건지. 콜린 퍼스처럼 중년에도 얼마든지 ‘로코’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욕심을 가졌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나 역시 중년에도 얼마든지 ‘로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를 통해 팬들과 만나는 일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선호하는 장르는?
특정한 장르만을 선호하진 않는다. 다만, 늘 신선했으면 좋겠다. 〈청년경찰〉도 이야기 자체는 익숙한 구성이지만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이 신선했다. 앞으로도 조금은 다른,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들을 선택할 생각이다.
작년 〈아레나〉 인터뷰에서 작품과 작품 사이, 쉬는 시간에 뭐라도 하나 배우고 준비하는 태도에 대해 얘기해준 적이 있었다. 이번 연말에 한 달 정도 마음대로 놀아보라고 한다면 뭘 하고 싶은가?
사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쉬면서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좋다. 이번 연말에는 아시아 팬미팅 투어를 하게 돼서 여러모로 뜻깊은 시간을 보낼 것 같다.
군대도 다녀왔고, 이제 걸림돌이 없을 거 같다.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있어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무엇인가?
음… 특별히 힘들다고 느끼는 건 없다. 굳이 말하자면,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 옥죄는 편이다. 하지만 배우로서 이것은 힘들다기보다는 당연한 일이다. 나 스스로 확신이 드는, 완벽한 연기를 보여드려야 관객도 스스럼없이 잘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패션 브랜드의 쇼에 와보는 건 처음인가?
이전에 본 적이 있다. 쇼에 올 때마다 남다른 스케일에 놀라기도 하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운다. 이번에도 무대나 분위기, 옷들이 모두 좋았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했다.
패션에 관심이 있나?
옷을 좋아하고, 작품 속 캐릭터의 패션이나 일상에서의 패션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특히 작품에서 패션은 역할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된다.
이번에 함께했던 밀라노는 어땠고, 구찌의 옷들은 어떤 거 같나?
이전에 촬영차 밀라노를 가본 적이 있는데, 같은 장소를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방문해보니 굉장히 감회가 새롭더라. 구찌의 옷들은 역시 트렌드의 선두 주자다웠다. 과감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감이 돋보였고,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웃음)
박서준의 차기작 준비는?
현재는 아시아 팬미팅 투어에 집중하고 있다. 틈틈이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열어두고 생각 중이다.
인기가 참 많다. 그 무게감은 즐거운 쪽인가 아니면 부담스러운 쪽인가?
사실 아직도 인기는 실감이 나지 않고, 익숙해지지 않는다. 인기가 많아지면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은 점도 있지만, 동시에 내 선택에 따라 고려해야 할 일들이 많아져서 책임감이나 부담감도 함께 커지는 것 같다.
10년 후 박서준은 어떤 모습의 연기자가 되어 있을까?
물론 겉모습은 변하겠지만,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한다. 어떠한 장르, 어떠한 역할에도 잘 스며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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