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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드세요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바가 있는 공간들.

UpdatedOn October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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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옥동식

옥동식은 바쁘게 돌아가는 여느 국밥집과는 다르다. 10명의 인원만 수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바만 놓여 있기 때문. 메뉴는 돼지곰탕이 전부다. 하루에 백 그릇만 한정으로 판매해 손님 대기 줄보다 음식이 먼저 동날 때가 많다. 놋그릇에 한 김 뺀 쌀밥을 담고 종잇장처럼 얇게 저민 수육을 얹은 후 뜨거운 국물에 몇 차례 토렴해서 낸다. 마지막으로 숭숭 썬 파를 수북이 올려 제공한다. 물처럼 맑고 투명한 국물은 시원하고 담백하다. 바 좌석만 마련한 것은 혼자 일하기에 편해서기도 하지만 항상 소수의 손님만 받을 수 있기 때문.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음식에 대한 평도 바로 들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한다. 국밥집은 본래 이런 운영 방식이 맞는 게 아닐까.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7길 44-10
문의 010-5571-9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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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육장

육장의 운영 철학은 독특하다. “망원동이라는 동네 특성상 외지인이 많아 정작 동네 주민이 식사할 곳은 없었어요. 그래서 북적한 가게보단, 동네 주민이 편하게 들러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대표는 말했다. 육장은 T자형 바로 제작돼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다. 육장은 보통 육개장 집과 다르다. 미리 모든 재료를 넣고 크게 한 솥 끓여 제공하지 않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냄비에 재료를 넣어 1인분씩 끓여 내놓는다. 육장의 육개장은 걸쭉하면서 칼칼한 국물과 아삭한 숙주나물의 식감이 어우러진다. 곧 대치동에도 2호점을 연다. 육장의 운영 방식 그대로 동네 주민을 위한 밥집으로 동네 곳곳에 문을 열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2길 17 호강주택
문의 010-2720-2707

 

3 올라쉑

올라쉑에 들어서면 파라솔 덕분에 휴양지에 온 느낌을 받는다. 서핑을 좋아하는 서승환 대표가 해외로 돌아다니며 영감을 받아 만든 공간이다. 식기도 직접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 대부분이다. 올라쉑은 샐러드나 샌드위치가 주 메뉴로 건강한 한 그릇을 담아 낸다. 그린 웨이브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인기 메뉴. 바삭하게 구운 빵 위에 진득하게 크림치즈를 바르고 잘 익은 아보카도 한 통을 통째로 넣었다.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아보카도의 식감과 시큼 달달한 크림치즈의 조화가 일품이다. 대부분 메뉴에는 대표가 직접 구워 준비한 그래놀라가 올라간다. 대표는 “공간을 휴양지처럼 꾸몄고, 음식도 건강한 재료로 준비했다. 손님들이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장소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55-12
문의 02-336-2311

 

4 바오27

한강진역 뒤편 골목에 자리한 바오27은 오직 8명이 앉을 수 있는 바와 단 하나의 4인용 테이블이 자리한다. 바오27의 김현성 셰프는 매일 아침 가락시장에서 장을 본다. 제철 재료로 요리하기 때문에 메뉴가 주기적으로 바뀐다. 바오 27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대표 메뉴인 바오는 매장에서 직접 바오 번을 만든다. 새우가 들어간 동남아풍 슈림프 바오와 돼지 목살과 와사비 마요 소스를 넣은 포크 바오를 준비한다. 최근 추가된 ‘제주 딱새우’도 추천한다. 라타투이 위에 바삭하게 튀긴 딱새우를 올린다. 딱새우 본연의 풍미와 라타투이 속 채소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진다. “좁은 공간을 예약제로 운영하니까 손님과 요리사가 서로 서두르지 않아 더 정성이 담긴 한 접시를 낼 수 있는 거 같아요.”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27가길 32
문의 02-6052-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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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GUEST EDITOR 김윤희
PHOTOGRAPHY 이수강

201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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