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처음인 것 같다. 어떤 계기로 오게 됐나?
오늘부터 비이커에서 에디시옹 M.R 팝업 스토어가 문을 연다. 오픈을 함께하기 위해 방문했다.
어제 도착했다고 들었다. 서울에서 반나절은 어떻게 보냈나?
서울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꼭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왔다. 어제는 쇼윈도에 쓸 빈티지한 의자를 구하러 이태원의 앤티크 가구 거리를 돌아다녔다.
사실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에디시옹 M.R을 소개해달라.
2009년에 친구 마티외와 멜린다글로스라는 브랜드를 처음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브랜드를 통해 파리 남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려고 여러 가지 시도와 노력을 해왔다. 2015년에 마티외와 내 이름을 딴 에디시옹 M.R로 이름을 바꾼 것 역시 큰 전환점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이런 과정 중의 하나였다. 이제는 브랜드 이미지와 우리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줄 정도로 자리 잡았다.
마티외와 당신 모두 철학을 전공했다. 디자이너로서는 독특한 배경이다. 이것이 브랜드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궁금하다.
브랜드를 시작할 때 패션에 관한 지식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배경 덕분에 패션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나 책 등 문화 콘텐츠와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할 수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브랜드에 신선함을 불어넣는 요소가 됐다.
에디시옹 M.R은 최신 옷들보다는 어느 시대에 초점을 둔 듯 보인다. 이번 시즌은 어떤 콘셉트로 완성했나?
매 시즌 트렌드보다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시즌 테마는 바닷가다. 에디시옹 M.R을 입은 남자가 항구 도시를 여행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펍에서 맥주를 한잔하기도 하고, 여유롭게 해안가를 걷기도 하는. 컬러 팔레트 역시 여름에 걸맞은 색감을 강조했다.
이번 시즌 데님과 스웨이드, 자카르까지 꽤 다양한 소재를 사용했던데, 소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소재 선정은 아주 오래 걸리는 작업 중 하나다. 일단 방 하나에 원단 스와치를 펼쳐놓는다. 물론 질 좋은 소재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왔다 갔다 하면서 직접 만져보고 시간을 들여 고민한다. 꼭 계절에 맞는 소재가 아니더라도 만졌을 때 촉감이 좋은 것들을 하나씩 골라내는 과정을 몇 주에 걸쳐 진행한다.
<홀리데이 매거진>과 협업해 세일러 스웨터를 선보인 것도 흥미롭더라. 반응은 어땠나?
워낙 친분이 있는 잡지다. 항상 뭔가를 같이 해보자고 했는데 드디어 이번 시즌에 본격적으로 했다. 유행 타는 디자인이 아니라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 스타일 그대로 색상이나 패턴을 달리한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팝업 스토어 이야기를 해보자. 콘셉트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파리의 매장을 서울로 옮겨놓았다. 마레 지구에 있는 매장 인테리어를 재현했다. 가구는 프렌치 무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1940~1950년대 파리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아파트의 분위기를 느낄 거다.
비이커에서 팝업 스토어로 첫선을 보이게 됐다. 비이커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선 멜린다글로스 시절부터 비이커와 오랜 기간 일해온 만큼 파트너십이 굳건하다. 비이커 매장의 분방하고 친근한 분위기 역시 에디시옹 M.R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다른 인터뷰에서 본인들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든다고 답한 걸 봤다. 에디시옹 M.R이 그리는 남성상은 무엇인가?
패션을 사랑하지만 패션 추종자는 아닌, 튀는 옷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자.
Éditions M.R
에디시옹 M.R의 봄과 여름 옷은 오후 빛이 내려앉은 색감과 머린 스트라이프, 로브스터 패턴 등으로 항구 도시를 여행하는 일상을 선연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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