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진, 2017년의 첫 수비니어 패브릭 시리즈. 시인 폴 발레리의 저서에서 발췌한 문장 ‘Nothing is as mysterious as clarity’를 주제로 작업했다.
촬영지와 촬영 시기가 기억나지 않는 유령 같은 사진, 최근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촬영한 사진 등을 패브릭으로 옮겼다. 권은진은 촬영한 사진과 드로잉, 영수증과 같은 사물을 한데 모아 콜라주하기도 한다. 패브릭 위에는 그가 보고 느끼고 겪은 장면들이 그의 감성을 따라 중첩되고 편집되어 표현된다.
Provence’. 프랑스 아를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수비니어 패브릭 시리즈.
권은진 @saki_svn
수비니어 패브릭 시리즈
세상에는 아름답고 대단한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권은진은 차라리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개인적인 소재에 집중한다. 여행이나 연애, 음주가무와 목욕, 쇼핑처럼 그가 직접 겪고 보고 듣고 느낀 것들 말이다. 그는 가장 개인적이고 사소한, 그러나 그 자신에게 의미 있는 순간을 패브릭 위에 내려놓는다. 시간과 생각을 기록하는 그만의 방식이다.
“시각적인 작업들을 실용성 있는 매체로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일상에서 영감을 받은 장면들이기에, 이 아름다운 것들이 그저 감상용으로 남기보다 쓰이기를 원했고요. 게다가 패브릭은 그 자체만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요. 한 장의 패브릭은 또 다른 물건으로 재탄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가 패브릭 위에 남기는 자취는 일상의 경험에서 수집한 아름다움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개인 기념품인 셈이다. 그는 여행을 즐긴다. 여행지의 명소나 저명한 인물이 아닌, 그 자신을 위한 기념품으로서 완성한 이 일련의 작업들을 ‘saki’라는 이름으로도 이어간다. 패브릭 위로 옮기는 것들은 그가 작업한 콜라주, 드로잉 혹은 촬영한 사진들이다. 권은진은 여기에 ‘수비니어 패브릭 시리즈’라는 이름을 붙인다.
최경주는 자신의 작업을 누구든 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재단하지 않은 천 위에 찍어내기도 한다.
‘아티스트 프루프 패브릭 북’ 최경주가 패브릭 위에 작업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을 책의 형태로 아카이빙했다.
도톰한 매트용 패브릭 위에 최경주가 직접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낸 테이블 매트. AP 숍에서 판매.
최경주 @yes_kyungjoo
아티스트 프루프 패브릭
판화 작가 최경주는 실크 스크린, 에칭 등의 다양한 판화 기법을 일상적 소재 혹은 사물에 접목하는 작업을 한다. 일상 사물에 접목한 그의 작업은 화병을 비롯한 작은 오브제부터 스카프, 코스터, 카펫, 패브릭 등에 걸쳐 폭넓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최경주는 이 모든 작업을 같은 온도로 받아들인다. 평면에서 입체로, 입체가 다시 압축되어 평면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독특한 영감을 획득하기도 한다. 주된 소재는 작업실 안팎과 여행에서 발견한 장면에서 찾는다. 작업실 창가에 햇빛이 넘실거릴 때, 유리잔의 그림자가 동그랗게 드리워질 때 생성되는 모양이나, 어떤 장소에서도 느끼는 감정과 심상을 다양한 색의 레이어로 중첩하는 것이다.
최경주에게 캔버스 혹은 액자 형태로 감상할 수 있는 작업과 실생활의 일부가 되는 것은 모두 같은 성질의 작업이 된다. 그러나 특히 패브릭에 구현할 땐 패브릭이라는 물성이 지닌 따뜻함과 유연함에 집중한다. 패브릭 본연의 색에 따라 색상의 농도와 다양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연구한다. 천이라는 물성이 지닌 실용성 역시 그에게 또 다른 영감이 되어 그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키는 데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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