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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인 상상력을 극대화한 패션 브랜드의 최신 개봉작 셋.

Popcorn Movie

UpdatedOn January 16, 2017

 1  Moncler + <Brave>

몽클레르가 매혹과 영감으로 가득한 도시 뉴욕의 매디슨 가에 북미 최초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톰 브라운은 뉴욕에 대한 헌사로 28개의 몽클레르 듀베 재킷을 이용해 미국 성조기를 표현했다.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가 독특한 콘셉트로 연출한 뮤지컬 필름 <브레이브(Brave)> 역시 매디슨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뉴욕은 신이 창조한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라고 극찬하며 이번 프로젝트에 남다른 애정으로 임했다.

느른하고 펑키한 스카 사운드에 맞춰 혼성 댄서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뉴욕의 민낯 같은 풍경을 화면에 담아냈다. 무더운 뙤약볕 아래 붉고 생기 넘치는 뉴욕의 장면들이 리드미컬하게 교차되며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숨 쉬는 도시의 이채로운 매력을 드러냈다. 그루브 넘치는 춤사위와 함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후렴 구절을 듣고 있노라면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도 뇌리에 박혀 흥얼거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몽클레르 패딩을 입고 깨알같이 등장하는 스파이크 리 감독 역시 관람 포인트.

 

 2  Prada + <Past Forward>

프라다는 매 시즌 캠페인에 배우들을 기용하고 주제가 확실한 패션 필모그래피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7 S/S 컬렉션 런웨이 세트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동시 상영한 흑백 단편 영화 <패스트 포워드(Past Forward)>. 할리우드의 ‘오스카 제조기’라 불리는 걸출한 극작가이자 감독인 데이비드 O. 러셀은 이 단편 영화를 한 편의 시로 구상했다.

마치 운율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하나의 장면을 세 개로 쪼개 여러 배우가 연기하도록 한 뒤 컷들을 반복적으로 이어 붙인 것. 감독은 이런 콜라주적인 연출을 통해 의도적으로 장르와 관점, 엔딩을 조금씩 어긋나게 했다. 관객을 삶의 단상과 감정이 뒤섞인 초현실적인 세계로 안내하려는 장치다. 영화를 보면서 꿈꾸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면 이 기발한 의도는 반 이상 성공한 셈이다.

서사 방식은 다소 불친절하지만 입체적인 연출부터 히치콕의 오마주로 비치는 금발 가발을 쓴 앨리스 윌리엄스와 치밀하고 섬세한 컷, 미래 시점의 배경과는 달리 1990년대 중반부의 프라다 컬렉션을 옮겨놓은 듯한 의상들까지 12분의 러닝 타임 내내 공들여 채색한 티가 역력하다.

 

 3  H&M + <Come Together>

근래 가장 재기 발랄한 캠페인 영상으로 H&M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특히 2016 홀리데이 캠페인 영상은 관망하는 것 같은 특유의 앵글과 카메라 워크로 독특한 미장센을 선사하는 웨스 앤더슨이 메가폰을 잡았다. <컴 투게더(Come Together)>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영상은 크리스마스이브의 고속열차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다즐링 주식회사>를 떠오르게 하는 H&M의 코치호 열차 기관사로는 애드리언 브로디가 분했다.

영화 예고편보다는 길고 뮤직비디오보다는 짧은 3분 50초 남짓의 영상은 웨스 앤더슨이 애용하는 정직한 대칭 화면으로 시작하는데, H&M 매장에서 당장 만날 수 있는 실용적인 홀리데이 룩과 핏, 웃게 만드는 감독의 황당한 개그 코드가 녹아 있다.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상업적 영상이긴 하지만 건조하고 달달한 색감에 마음 들뜨게 하는 음악까지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웨스 앤더슨의 감수성이 빛을 발한 마법 같은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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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EDITOR 이상

2017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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