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옥상 위의 저녁 식사
파릇한절믄이
마포구 독거 청년들은 참 좋겠다. 옥상 위 텃밭에서 허브도 따고, 방울토마토도 따고 그걸로 다 같이 밥도 지어 먹을 수 있으니까. 도시 농업을 장려하는 파릇한절믄이는 2013년도에 만들었다. 2012년부터 대학생을 주축으로 활동하다 마포구의 옥상을 갖게 되면서 파릇한절믄이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젊은이가 농업을 문화로 영유하자’는 것이 취지다. 2015년부터는 김나희 대표가 비영리 단체로 운영 중이다.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농사를 짓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온다. 텃밭에 물 주러 왔다가 밥도 먹고 가고, 좋아하는 ‘미드’나 영화를 밤새 볼 수도 있다.
도시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건 참 외로운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옥상에 모여 이런저런 소일거리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옥상 텃밭을 후원하는 회원과 일반인 모두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목요 밥상에 참여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목요 밥상은 셰프를 초청하는 요리 클래스,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나눠 먹거나 집에 있는 식자재를 가지고 와 나눠 먹는 방식으로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조만간 이태원에도 옥상 텃밭이 생긴다. 그곳에서는 요리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다. 이렇게 서울의 옥상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많아진다. 아주 파릇하고, 푸른 옥상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 194 창성빌딩 5층 옥탑
문의 www.facebook.com/Pajeori
2 옥상 영화제
마이크 임팩트
‘골 때리는’ 젊은이들이 모여서 매일 즐거운 작당을 하는 곳. 바로 문화 강연 전문 기업 마이크 임팩트다. 세계 곳곳에서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하는가 하면, 뮤지션을 모아 공연과 축제를 벌이기도 하고, 언제 어디서건 상상 못한 방식으로 놀이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모여 노는 것처럼 일을 한다. 이들의 서식지인 종각역 마이크 임팩트 스퀴어 가든 옥상에서는 매주 낭만 가득한 영화제가 벌어진다.
6월부터 9월까지, ‘옥상티비’라는 이름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에 영화를 감상한다. SNS 등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하면 종로 타워 야경을 배경 삼아 잊지 못할 야외 극장이 펼쳐진다. 에어컨 빵빵한 극장에서 팝콘을 먹으면서 보는 영화도 괜찮지만, 가을바람 솔솔 부는 옥상에서 무릎 담요 하나 덮고 시원한 맥주와 함께 옹기종기 모여 보는 영화는 더 괜찮다. 주로 영화 상영을 하지만, 때때로 옥상에서는 뮤지션의 공연과 강연도 볼 수 있다. 맥주와 영화,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으로 이보다 더 좋은 조합이 또 있을까?
주소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2길 21 대왕빌딩 옥상
문의 02-722-2054
3 영화 말고 다른 거
CGV 대학로 문화극장
대학로에 있는 CGV 극장은 더 이상 영화만 상영하는 곳이 아니다. 이름하여 ‘문화극장’으로 새롭게 바뀐 이곳은 대학로의 상징과도 같은 연극, 배우들과의 만남을 비롯해 뮤지션의 공연 등이 열린다. 대학로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옥탑에서는 매달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진다. ‘옥탑 스테이지’에서는 인디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다. 배우가 되기를 꿈꾸는, 혹은 꿈을 이뤄나가는 사람들에게 ‘진짜 배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배우 토크’도 진행한다.
무대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무료로 대여하고, 한국소극장협회와 함께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작품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여기에 하나 더, 옥탑에서는 아웃도어 라이프도 펼쳐진다.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 ‘Frip’과 옥탑 공간을 활용해 필라테스, 우쿨렐레를 배우는 ‘아웃도어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 중이다. 15명 남짓한 소규모 인원이 모여 탁 트인 공간에서 운동하고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많다. 영화 OST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우쿨렐레 클래스, 온몸이 개운해지는 필라테스 클래스 등도 마련되어 있다. CGV 홈페이지, 모바일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어떤 재미있는 수업을 하는지 살펴보고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
옥탑X우클렐레 10월 15일, 29일 오후 7시 20분~9시
옥탑X스마트폰 사진 마스터 10월 9일, 23일 오후 8시~10시
수강료 1인당 2만4천원 주소 서울 종로구 대명길 28
문의 www.cgv.co.kr
4 옥상에서 만나요
수현재 10분 극장
금요일 저녁, 수현재 극장 옥상에서는 저녁 7시부터 10분 분량의 단막극 2편을 공연한다. 공연장에 일찍 도착한 관객이 하릴없이 주변을 배회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하면 이 자투리 시간을 더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시작했다. 2시간짜리 호흡이 긴 작품을 제작하기 어려운 젊은 창작자들에게는 관객의 반응을 미리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고, 관객에게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창작자와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기회다.
보통 금요일 공연은 저녁 8시에 시작하기 마련인데, 7시쯤 도착해 옥상에서 짧은 공연 2편을 보면서 워밍업을 한 뒤 공연장으로 내려가는 완벽한 동선이다. 새로운 배우, 새로운 작품 그리고 새로운 창작자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다. 별도의 세트나 조명 없이 옥상의 노을과 하늘을 배경으로 특별한 무대가 펼쳐진다. 수현재 극장에서는 선선한 10월에도 10분 공연을 준비한다고 하니 공연 애호가라면 모두 옥상으로 집합하도록.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21 DCF 대명문화공장 7층 옥상
문의 02-766-6506, @soohyunjae_company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