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atta
암스테르담의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파타는 힙합과 스트리트 무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독자적인 영역을 확장해왔다. 올드 스쿨다운 로고 그래픽과 계산 없는 분방함을 무기로 다수의 스포츠, 스니커즈 브랜드와도 협업을 진행해왔으며 공식 러닝 팀도 운영한다. 올해엔 러닝 팀을 위한 컬렉션도 출시했다. 경량 트랙 수트, 폴로 셔츠, 머슬 티셔츠를 라인업으로 채운 컬렉션은 별다른 장식은 더하지 않고 러닝 팀의 흑표범 로고만 대담하게 그려 넣었다. 기교 없이 감각적인 이들의 옷은 흐르는 땀과 도시의 잡음이 한데 섞인 미적지근한 공기를 가뿐하게 가른다.
2 Under Armour
퍼포먼스 스포츠와 머슬 핏 티셔츠가 언더 아머의 전부는 아니다. 그다지 패션과 접점이 없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브랜드에 럭셔리 스포츠웨어의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언더 아머 스포츠웨어 라인을 탄생시켰다. 팀 코펜스를 발탁하고 랄프 로렌 RLX 디렉터였던 그의 경험을 살려 테일러링과 애슬레틱, 그리고 스트리트 무드가 고루 어우러진 생동감 넘치는 컬렉션을 제안한 거다. 기존 언더 아머 고객층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고객층의 흥미를 끌기에도 다분히 매력적이라는 말이다. 이들의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3 Satisfy
새티스파이는 세계 최고의 러닝 쇼츠를 만든다고 자부한다. 달리는 동안 피부 마찰을 최소화하는 솔기 처리법으로 마감하고 알루미늄을 특수 코팅한 경량 원단으로 제작해 무게를 덜어냈다. 보통 옷 안쪽에 달린 라벨도 겉으로, 게다가 떼어낼 수도 있다. 제작 공법부터 한 끗 디테일까지 러너를 위한 사려 깊은 고민이 느껴진다. 홈페이지에는 야간 러닝과 장거리 러닝, 러닝 후 등 다양하게 카테고리를 나누어 끝없는 러닝 예찬으로 구현해낸 청춘 같은 옷들을 소개한다. 운동복은 이것저것 따져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골라야 하지만 새티스파이는 보는 순간 마음이 동한다. 국내에서는 10 꼬르소 꼬모 청담에서 만날 수 있다.
4 Reigning Champ
유스 컬처의 급물살 이전에는 놈코어와 스포티즘이 한창 유행이었다. 점점 짧아져가는 유행 주기 때문에 담백한 옷은 지루한 옷 취급을 받는 요즘도 레이닝 챔프를 찾는 이들은 여전하다. 레이닝 챔프를 설명하는 질 좋은 헤비 플리스, 면 소재와 봉제 기술이 이런 이유에 대한 답이 될 터. 레이닝 챔프는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자체 생산 시설에서 제작하는 방식을 고수하는데 베이식 디자인에 실루엣과 활동성을 고려한 여러 디테일을 녹여낸다.
‘클래식’과 ‘코어 프로그램’, 기능성 원단을 강화한 라인 ‘시 투 스카이’로 세분화해 전개한다. 좋은 운동복의 조건을 다 갖춘 이들의 스웨트 셔츠와 조거 팬츠를 만나면 아무 ‘추리닝’이나 걸치고 운동하러 가기 꺼려질 거다.
5 Cottweiler
런던의 듀오 디자이너 브랜드 코트웨일러가 만드는 옷은 아방가르드와 실험적 스포티즘을 함축한다. 이들은 예사롭지 않은 관점으로 사회 현상을 주시하고 상상력을 백분 발휘해 옷에 반영한다. 또 인조 섬유와 고기능성 울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도 이들의 장점. 당최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브랜드다. 이번 시즌의 컬렉션은 밀밭의 소년들을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표현했다.
운동복을 떠나 남성복 관점에서도 이질적이고 극적인 소재를 영민하게 풀었다. 코트웨일러는 허리춤을 단단히 조인 작업복 형태의 팬츠를 시작으로 방한 트랙 수트, 비닐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시어링 재킷과 그 위에 덧입은 셀로판 코트 등 시각적으로도 기능적인 요소가 두드러진 아이템들이 가득한데 이들의 고상한 실루엣에 흙과 마른 풀의 색채를 주로 적용한 덕에 전체적인 쇼는 꽤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