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New M2 Coupe
M2는 M 시리즈의 막내다. 막내라면 작고 귀엽고… 잘못 짚었다. M 시리즈에 야들야들한 감각은 발붙일 곳이 없다. 오히려 들끓게 한다. 작기에 민첩하고, 작기에 더 매섭다.
현대 자동차 업계는 시간과 크기가 비례한다. 비대해진 차체는 전 세대 위 등급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갈수록 크고, 세고, 화려해진다. 이에 대중은 발맞춰 환호한다. 간혹 예외도 있다. 때론 덜어낼 때 비로소 본질에 가까워지기도 하니까.
M2는 BMW가 M을 처음 세상에 선보인 모습과 닮았다. 순수하게 잘 달리고자 하는 욕망. 3.0리터 M 트윈파워 터보 6기통 엔진이 그 욕망을 구현한다. 아담한 차체를 370마력이 쥐락펴락 달아오르게 한다. 론치 컨트롤로 출력을 한 점에 집중할 수도 있다.
M2는 공기를 찢으며 튀어나갈 테고. 그럴 때마다 M2는 돌연 서늘한 긴장감을 연출할지도 모른다. 혹은 얼음이 바스러지는 통쾌함을 선사하거나. 그럴 만한 차고, 그럴 능력도 충분하다.
AUDI S8 Plus
아우디는 특이하게 S 모델이 있다. 고성능을 뜻하는 건 맞지만, 진짜 고성능은 RS가 맡는다. 일반 모델과 고성능 RS 모델 사이에서 S의 존재는 희미하다고 생각했다. 타기 전까지는.
S 배지 단 아우디 차량을 탈 때마다 한결같았다. 쾌적하다. 혹은 풍요롭다. RS처럼 운전자를 압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반 모델처럼 고성능을 기웃거리게 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편안하게, 때로는 뒷목이 서늘하게. 아우디 S는 양면성을 시침 뚝 떼고 품는다. S8은 A8의 S 모델이다.
기함 자체의 풍요로움을 확장했다. 게다가 S8 플러스는, 말 그대로 플러스가 붙는다. 85마력. 플러스에 담은 출력이다. 최고출력 605마력은 2톤 차체를 부드럽게 놀린다.
전장도 5m가 넘는데 운전할 때 지극히 편안하다. 반면 다이내믹 모드로 달릴 땐, 기마대와 함께 질주하는 기분이다. 플러스 모델 위해 엔진 사운드를 다듬은 덕이다. 확실히 더하니 더 흐뭇해진다.MERCEDES-AMG A 45 4Matic Korea Edition
‘핫해치’라는 타이틀을 놓고 수많은 차가 경쟁한다. AMG A 45는 그 경쟁의 앞줄에서 달린다. 4기통 엔진으로 AMG 배지를 달았다. 모두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출시한 지 몇 년 지난 지금은 반반 모두 사라졌다. 오히려 덜 부담스러운 AMG로서 군침 흘리게 하는 모델로 올곧게 섰다.
묵직함은 분명 비교된다. 전통 AMG만의 음색은 국보급이었다. 굵고 호탕한 음색에 온몸이 떨렸다. 반면 AMG A 45는 바리톤보다 테너 쪽에 가깝다. 불쑥 공연에 난입한 소프라노도 몇 섞인다. 그만큼 쉽게 끓어오르는 장점이 있다. 누구나 부담 내려놓고 경쾌하게 동조할 수 있다.
AMG A 45 역시 A클래스의 탄생 배경과 맞닿은 셈이다. 엔트리로서의 맛. 최근 AMG 45주년을 기념해 코리아 에디션도 공개했다. AMG 나이트 패키지를 적용해 외관을 다듬은 정도. 딱히 변화하지 않아도 괜찮다.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48.4kg·m를 네 바퀴로 쏟아 달리는 스톡카 같은 역동성은 그대로니까.
JAGUAR XJ 3.0D LWB
시동을 건다. 다이얼식 변속 레버가 솟아오른다. 오디오 볼륨을 올리듯 다이얼을 돌린다. 재규어 XJ만의 연주가 시작된다. 운전자는 앤티크 요트에 앉아 감상하는 기분에 젖는다. 우드 트림 랩어라운드 디자인 덕분이다. 재규어만 이런 디자인을 쓰는 건 아니다. 어지간한 세단은 다 랩어라운드 디자인을 택한다. 단지 재규어 XJ가 보다 적확하게 썼을 뿐.
요트 모티브를 넘어 요트처럼 근사하다. 깊게 휜 곡선의 과감함이라니. 뱃머리 돌리듯 운전하면 거대한 차체는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롱 휠베이스 모델이라 전장이 5m 하고도 22.5cm다.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은 재규어의 기함을 매끄럽게 가동한다. 최대토크 71.4kg·m가 밀어붙일 때 XJ는 중력의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때부터 XJ만의 중후한 연주가 시작된다. 격자무늬 가죽 시트에 앉아 즐기면 찌든 무언가가 소멸하는 기분이다.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FERRARI California T
크르릉. 기계음과 동물 울음 중간 음색이 실내를 가득 채운다. 혹자는 말 울음소리라는데, 그보단 맹렬하다. 외관부터 풍기는 위화감, 혹은 경외감은 실내에 그대로 연장된다. 단지 시동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바라볼 때부터 운전석에 앉을 때까지 허술한 구석이 없다.
스티어링 휠에 인장처럼 박은 좌우측 방향 지시등마저도. 페라리의 성질이 요소요소 드러난다. 페라리 탔으면 운전에 집중해야지? 스티어링 휠 가죽의 단단함이, 척추에 닿는 시트의 긴장감이, 예민한 가속페달의 답력이 주의 준다.
그나마 캘리포니아 T는 셔츠 단추 하나 풀고 여유 부릴 만한 모델이다. 2인승 하드톱 로드스터니까. 차체도 아담한 축이다. 하지만 V8 3,855cc 엔진은 금세 자세를 가다듬게 한다. 최고출력 560마력을 감당할 자신이 있냐고 툭 물으니까. 가속할 때, 감속할 때, 기어 변속할 때 사방에서 무언가 펑펑 터진다. 페라리만의 청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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